[체험기] 산후 탈모로 휑~ ‘가발’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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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중장년층 이상의 걱정거리였던 탈모가 대기환경 오염, 극심한 스트레스 등으로 2030세대에게까지 침투했다. 탈모는 스스로의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이는 스트레스로 이어져 탈모 진행을 가속화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머니S>가 탈모로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가발 체험과 탈모에 대한 오해와 진실, 1000만 탈모인을 위한 효과적인 예방법 등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쑥쑥 크는 탈모시장-중] 여성가발 전문점 가보니

탈모로 고민이지만 치료가 쉽지 않은 사람에게는 가발이 대안이다. 특히 사회활동을 하는 사람에게 가발은 보이는 이미지뿐 아니라 자신감 회복에도 도움을 준다. 물론 과거에 가발은 거추장스러웠다. 땀 배출이 되지 않아 답답했고 무엇보다 ‘가발 티’가 났다. 그러나 요즘 가발은 실제 머리카락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연스러워졌다. 이 때문인지 고객층도 넓어졌다. 아저씨들만 드나들 것 같았던 가발전문점은 핑크색 간판을 달고 여성고객들의 말 못할 고민을 덮어주고 있다.


기자가 본격적인 가발 체험에 앞서 상담실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고급 헤어살롱? 1대1 예약제로 프라이빗하게

찬바람이 불던 지난 2월12일. 여성용 가발을 직접 체험해보기로 했다. 기자는 탈모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없다. 다만 출산 후 머리카락이 우수수 빠지는 산후 탈모를 경험한 적은 있다. 전체적으로 머리숱이 줄었고 숱이 적어지다 보니 가르마를 중심으로 볼륨감 없이 푹 가라앉은 지금의 상태가 됐다.

머리카락과 스타일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새 하이모레이디 종로지점 앞에 도착했다. 핑크색 입간판에 모델인 배우 박정수씨의 사진이 출입문 양옆으로 걸려 있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곳이 여성가발전문점임을 짐작케 했다.

내부로 들어서자 마치 고급 헤어살롱에 온 듯했다. 수십개의 마네킹이 각기 다른 가발을 쓰고 저마다의 스타일을 뽐내고 있었다. 모양도 컬러도 제각각. 접해보지 못한 광경에 눈을 떼지 못하다 상담실로 안내를 받았다.

김종희 하이모레이디 종로 지점장은 “이곳은 100% 예약제로 운영돼 시간대별로 1명의 고객만 받고 있다”며 “상담과 가발착용, 스타일링 등 이곳에서 이뤄지는 모든 것을 눈치 보지 않고 독립적으로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상담이 시작됐다. 기본적인 인적사항과 탈모에 대한 고민이 무엇인지, 어떤 부분이 개선됐으면 하는지 등의 몇가지 체크리스트를 작성하면 이 내용을 토대로 맞춤형 상담이 이뤄진다. 김 지점장에 따르면 여성 고객의 80~90%가 기자와 같이 숱이 적은 빈모 형태의 탈모 고민을 가졌다고 한다. 빈모냐, 원형탈모냐, M자형탈모냐 등에 따라 어울리는 가발이 달라지기 때문에 최대한 고객의 의견을 참고한단다.

고객이 가진 현 고민에 대한 상태 파악이 끝나면 가발형태를 골라야 한다. 가발은 기성가발과 맞춤가발이 있다. 기성가발이 이미 나와 있는 제품으로 스타일만 고객에게 맞추는 것이라면 맞춤가발은 모량과 사이즈 등 두상을 정확하게 측정해 고객이 원하는 데로 제작하는 방식이다. 가격대는 기성가발의 경우 평균 100만~150만원, 맞춤가발은 150만~200만원이다.

김 지점장은 “기성가발도 동전만한 사이즈부터 전체가발 형태까지 다양하고 제품 모델이나 사이즈, 자재 등이 워낙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며 “고객이 선호하는 것이 착용감인지 스타일인지 등을 상담을 통해 파악한 뒤 제품을 선택해 착용시켜 드린다”고 말했다.


기자가 3D 스캐너 시스템을 통해 탈모 상태를 측정하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염색, 펌 등 스타일링까지 한곳에서

자리를 옮겨 기성가발 몇가지를 착용해보기로 했다. 이곳에는 머리카락을 자르고 염색이나 퍼머 등의 스타일링을 할 수 있는 관리공간이 있다. 마치 미용실처럼 꾸며진 이 공간에 가운을 갈아입고 앉아 있으니 김 지점장이 기자의 머리 길이와 컬러, 웨이브 등에 어울리는 두개의 추천가발을 들고 왔다.

첫번째 부분가발은 자연스럽게 단점이 커버돼 놀랐다. 머릿결도 좋을 뿐 아니라 기존 머리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이 상태로 밖에 나간다고 해도 가발임을 알아보는 사람이 없을 것 같았다. 두번째 가발은 첫번째 가발보다 조금 더 큰, 앞머리까지 가려지는 부분가발이었다. 첫번째 가발보단 덜 자연스러웠지만 머리카락이 훨씬 풍성해 보였다. 헤어컬러나 웨이브까지 기존 머리와 비슷해 구매한다면 이 가발을 선택할 것 같았다.

김 지점장은 “여기서 기존머리에 맞춰 다듬고 웨이브를 준다면 더 자연스럽고 일체감 있는 연출이 가능하다”며 “요즘엔 기성가발도 맞춤가발에 비해 질적으로 떨어지지 않을 만큼 자연스럽기 때문에 젊은층에게도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조금 더 높은 만족도를 원한다면 3D스캐너 시스템을 통해 두상과 탈모형태를 측정한 뒤 맞춤가발을 제작하면 된다. 3D스캐너는 체험하기 전에 흰색망을 머리에 쓰고 탈모형태와 가마 등을 표시한 뒤 기계에 약 10초간 엎드린 자세로 있으면 측정이 끝난다. 측정결과에는 고객의 사이즈, 모량, 모길이 등이 나오고 이를 토대로 고객이 원하는 모량과 컬러 등에 맞춰 맞춤 가발이 만들어진다.

맞춤가발의 제작 기간은 2달 정도다. 기술자들이 한땀 한땀 넥사트모(하이모만의 독자적인 모발기술로 큐티클 층까지 재현해낸 형상기억모발)와 인모를 혼합해 특수제작된 초박막 스킨에 꽂는다. 실제로 피부 위에 대보니 얇고 가벼워 피부자극이 없을 뿐 아니라 머리카락 한올 한올이 가발인 줄 모르게 감쪽같았다.

가발형태가 최종 결정되면 착용방식을 정한다. 고객이 생활습관에 따라 고정식을 할지 탈부착식을 할지 선택하면 된다. 김 지점장은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고정식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고정식은 가발을 부착할 부분의 머리를 깎은 뒤 접착제를 통해 가발을 머리에 붙이는 방식인데 사우나와 수영 등을 해도 문제가 되지 않을 뿐 아니라 가발을 따로 벗어놓을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고정력은 2~3주다. 한달에 두번 지점에 방문해 자란 머리를 다시 깎은 뒤 재부착하면 된다. 탈부착식은 핀 등으로 고정하는 방식으로 활동량이 적고 외출할 때만 가발을 착용하는 사람에게 편리하다.

김 지점장은 “여성 탈모 인구가 늘면서 가발시장은 더 세분화되고 이를 찾는 고객층도 다양해지는 것 같다”며 “가발을 하나의 패션이나 화학적 시술을 하지 않기 위한 건강문제로 접근하는 사례도 늘고 있어 앞으로 여성가발시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하이모레이디는 이런 열풍에 힘입어 2011년 정식 론칭 후 지점을 11개로 확장했다.

1시간이 훌쩍 넘은 시간. 가발체험이 끝났다. 막상 체험을 하고 나니 가발은 탈모인에게만 적용되는 대안이 아니라는 것을 몸소 깨달았다. 가발은 탈모가 고민인 사람에겐 희망이, 꾸미는 걸 좋아하는 사람에겐 액세서리가 될 수 있는 아이템이라는 것을. 또 다른 한편으로는 가발을 하나 구입해서 착용해 볼까 생각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81호(2019년 2월26일~3월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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