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로또아파트'는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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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새아파트 분양시장에 '로또청약'이란 말이 등장한 가장 큰 이유는 정부의 분양가 규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제한을 이용해 고분양가를 규제하면서 시세보다 낮은 새아파트가 시장에 풀리자 청약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모델하우스 앞에 밤낮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되던 게 불과 몇개월 전이다.

하지만 최근 이런 로또청약이 사라지고 다시 '고분양가 논란'이 고개를 든다. 대출규제로 자금력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청약문턱이 높아진 반면 로또아파트는 '부자들만의 리그'가 된다는 지적이 잇따른 결과다.
/사진제공=대우건설

◆'서울아파트=로또' 깨진 공식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 초 서울에서는 분양가가 주변시세 수준으로 책정된 사업장이 줄을 이었다.

용두동 'e편한세상 청계 센트럴포레'는 분양가가 3.3㎡당 약 2600만원으로 전용면적 84㎡ 기준 7억8929만~8억6867만원에 분양됐다. 2015년 입주한 인근 '용두 롯데캐슬리치'는 84㎡ 시세가 8억9000만원으로 2000만~1억원 비쌌다.

1순위청약 당시 경쟁률이 33.36대1에 달했지만 미계약분이 속출했다. 정부의 청약제도 변경으로 청약 자격요건이 깐깐해지고 대출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자금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도 상당했다는 분석이다.

화양동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는 분양가가 3.3㎡당 평균 3300만원선으로 책정돼 광진구에서 처음으로 3000만원대 분양가를 기록했다. 2016년 3월 분양한 인근의 '래미안 구의 파크스위트'는 분양가가 3.3㎡당 1990만원 수준이었다.

1순위뿐 아니라 2순위청약에서도 일부 대형면적은 분양에 실패했다. 분양가가 비싼 데다 9억원 초과 대형면적의 경우 중도금대출이 안돼 계약에 영향을 줬다.

이는 분양가 규제로 시세보다 수억원, 최고 5억원가량 낮던 지난해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지난해 3월 분양시장 최대이슈던 개포동 '디에이치자이 개포'는 분양가가 84㎡ 기준 14억3160만원으로 인근 '래미안루체하임' 같은 면적의 분양권 실거래가(19억5261만원) 대비 약 5억원 낮았다.

HUG는 최근 몇년 동안 인근 신규단지의 평균 분양가를 넘거나 주변 아파트시세 110%를 초과할 경우 분양보증을 거절했다.

◆편법 재테크수단 전락 우려 

정부는 무주택자의 주거안정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분양가 규제방침을 유지했지만 최근에는 청약과열이나 일부 분양자의 수억원대 차익을 발생시킨다는 부작용이 나오면서 딜레마에 놓인 꼴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무주택자에게 기회를 주고 모델하우스 앞에 줄서는 일이 사라진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인기지역은 로또청약, 비인기지역은 미분양이라는 양극화도 심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서울아파트=로또'라는 공식이 깨지는 흐름은 일면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고분양가로 인해 청약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대출규제가 지속될 경우 무주택자에게 기회를 준다는 청약제도의 본질보다는 편법을 이용한 재테크수단으로 변질될 위험이 높다"면서 "적정한 분양가 규제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노향 merry@mt.co.kr  |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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