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도 '쥐락펴락', 갑 위의 갑은?

 
 
기사공유

공유경제 바람이 분다. 가장 돋보이는 건 최근 빠른 속도로 영토를 넓히는 '공유오피스'다. 1인기업부터 대기업까지 비용효율과 높은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 공유오피스로 모여든다. 그러나 단점도 드러났다. 지나친 출점경쟁으로 적자가 발생하는가 하면 건물주와 입주기업간 임대차분쟁도 일어난다. 국내 대기업들이 뛰어들어 시장포화를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머니S>는 산업계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공유오피스시장을 집중 조명하며 바람직한 상생방안을 찾아본다.


[공유오피스 영·토·확·장] ②‘갑 위의 갑’이 되다


#1.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공유오피스 W는 최근 잇따라 논란에 휩싸였다. 서울 도심 내 오피스빌딩 여러 층을 한꺼번에 빌리는 과정에서 건물주와 기존 세입자들에게 이른바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건물주에게는 특정업종이나 경쟁사의 입점을 금지시키고 심지어 이미 입주한 기업을 내보내달라는 요구도 서슴지 않았다. W가 건물주를 상대로 우월한 협상권을 가질 수 있었던 가장 큰 무기는 자본력이다. 공급과잉이 심각한 오피스시장의 공실을 해결해주고 유명한 공유오피스 브랜드가 입점하면 건물가치가 높아질 것이란 점도 내세운다.

#2. 외국계 공유오피스 T는 지난해 한 입주기업과 혹독한 분쟁을 치렀다. 입주기업이 계약기간 종료 후에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다며 불만을 제기한 것이 발단이다. 그러나 T 측은 계약서상 ‘계약기간 종료 후 60일 안에 보증금을 반환한다’고 명시했고 서로 합의했으며 공유오피스업계 임대차거래 관행에 따라 일반 주택이나 상가와는 다르게 운영한다는 입장이다.

◆잇단 논란, 출혈경쟁 때문?

서울 도심의 ‘트렌드오피스’로 떠오른 공유오피스가 건물주나 입주기업과의 분쟁에 휘말린 이유는 공격적인 출점경쟁이 원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공유오피스시장이 급성장해 절대적인 분쟁건수가 늘어난 데다 상대적인 파이 감소로 적자를 감수한 출혈경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인 미국계 공유오피스 위워크는 지난해 1~3분기 매출이 전년대비 35% 늘어난 12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기록했지만 영업손실도 12억달러에 달했다. 직전 2분기에는 7억2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아담뉴만 위워크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4~5년간 자금 이슈와 무관하게 성장할 것”이라며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이런 공격적인 확장에 따라 곳곳에서 갈등이 불거진다. 미국에서는 아담뉴만이 자기 소유의 건물을 위워크에 임대해 논란을 낳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그가 2016~2017년 자기 회사인 위워크로부터 받은 임대료가 1200만달러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일반적인 임차인과 임대인간 특약이 아닌 위워크 측의 지나친 요구가 논란이 됐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임대차관계에서 계약기간이나 보증금 반환을 두고 분쟁이 발생하는 것은 비단 공유오피스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많은 임대료를 내는 VIP 지위를 이용해 영업전략 등을 빌미로 기존 세입자를 내쫓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도심 오피스의 공유오피스화는 사무실을 구하는 입주기업 입장에서 봐도 비용이 가중되는 부정적 면이 있다”면서 “공유오피스가 건물 여러 층을 차지해 건물주와 직접계약이 불가능하고 임대료가 더 비싼 공유오피스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논란에 대해 위워크 관계자는 “협상에서 고려되는 요소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임대인과의 협상권에 있어 절대적으로 우위를 갖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협상에 있어 불공정한 요구는 절대 하지 않았으며 장기적인 비즈니스를 영위해야 하는 입장이므로 신뢰에 기반한 파트너십을 중시한다”고 말했다.

위워크뿐 아니라 국내 대기업의 공유오피스시장 진출도 기존 임대업계를 위협한다. 외국계 공유오피스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진출한 리저스 등은 수십년간 전세계 수천개 지점을 운영해 노하우를 쌓았을 뿐 아니라 비즈니스서비스를 다양한 형태로 발전시켰다”면서 “반면 국내 대기업의 공유오피스시장 진출은 단순 부동산임대업을 통해 손쉽게 수수료를 버는 목적으로 전락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위워크 을지로. /사진제공=위워크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건물주·입주기업과 상생 필요

건물주 입장에서 보면 VIP 고객이던 공유오피스가 경쟁자로 돌아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피스업계 관계자는 “공실을 해소해주고 많은 임대료를 지불하며 장기 임대차계약을 맺는다는 점에서 좋은 고객이지만 한편으로는 서로 임차인을 빼앗는 관계”면서 “일부 대형 공유오피스는 공간을 전대해 중간 수수료를 남기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따라서 공유오피스업계가 장기적으로 발전하려면 다양한 콘셉트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건물주와 입주기업과도 동반성장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높은 임대료에도 강남 100%, 여의도 90%, 광화문 80%의 입주율을 유지하는 홍콩계 공유오피스 디이그제큐디브센터(TEC)가 모범사례로 꼽힌다. 홍성현 TEC 대표는 “고객사의 대외업무를 돕는 비서와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업무지원의 성과로 여러 입주기업이 규모를 늘려 같은 빌딩의 다른 층으로 이전했다”면서 “입주기업뿐 아니라 건물주와도 윈윈한 케이스”라고 소개했다.

롯데가 운영하는 워크플렉스는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공유오피스’라는 콘셉트를 지향한다.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며 스타트업 투자 및 컨설팅기업 ‘롯데 액셀러레이터’와도 서비스를 연계한다.

일각에서는 현행법상 법적 규제가 미비한 점이 공유오피스 분쟁의 원인이라고 지목한다. 공유오피스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적용을 받지 않는 데다 외국계 공유오피스일 경우 입주기업이 영문 계약서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 발생하는 분쟁도 적지 않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82호(2019년 3월5~1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노향 merry@mt.co.kr  |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100%
  • 0%
  • 코스피 : 2069.74하락 10.8810:40 10/24
  • 코스닥 : 649.87하락 9.1110:40 10/24
  • 원달러 : 1170.40하락 210:40 10/24
  • 두바이유 : 61.17상승 1.4710:40 10/24
  • 금 : 59.67상승 0.7210:40 10/24
  • image
  • image
  • image
  • image
  • image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