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자의 친절한 금융] '영업비밀' 까면 예대금리 격차 줄어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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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직장인 김수진씨는 최근 정기예금이 만기됐다는 소식을 듣고 은행을 찾았다. 1년 만기 정기예금에 재가입하기로 한 김씨는 1년 사이에 예금금리가 0.01%포인트 오른 것을 확인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는 꾸준히 오른 반면 예금금리는 찔끔 올라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본격적인 금리상승기가 시작됐지만 예금금리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대출금리는 4%까지 오른 데 반해 예금금리는 2%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은행의 예금금리는 연 2.00%로 한달전보다 0.05%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75%로 0.25%포인트 올리면서 지난해 말 2%대를 돌파했지만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다시 감소세로 전환했다. 반면 대출금리는 전월 3.72%로 전월보다 0.01%포인트 올랐다. 

◆예대금리차 1.73%, 금리인상 속도 다른 이유

지난 1월 대출금리는 오르고 수신금리는 내리면서 예대금리차는 신규 기준으로 전월 대비 0.06%포인트 확대된 1.73%다. 2018년 9월(1.77%) 이후 넉달 만에 최대치다.

예대금리 차가 벌어지는 것은 금리 상승기를 맞아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더 빠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대출금리는 2016∼2017년 반등하기 시작하면서 2016년 대비 지난해 0.36%포인트 상승했으나 총수신 금리는 0.24%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 11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자 시중은행이 일제히 정기 예·적금 금리를 올려 금융상품의 예금금리가 2%까지 올랐다. 그 결과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6월 2.35%포인트까지 벌어졌다가 12월 2.31%포인트로 좁혀졌다.

대출금리가 예금금리 보다 빠르게 오르는 것은 금리산정의 기준과 시기가 달라서다. 대출금리는 시장금리 변동에 민감하게 움직인다. 통상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면 금융채나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오르기 시작한다. 향후 금리인상을 예상한 움직임이다.

반면 예금금리는 은행이 한은의 기준금리를 바탕으로 금리운영위원회에서 각종 비용을 따져 뒤늦게 결정한다. 올라간 금융채 금리와 코픽스는 바로 대출금리에 적용할 수 있지만 예금금리는 은행 재량으로 천천히 올릴 수 있는 셈이다. 대출금리 변동주기는 3개월, 6개월, 1년 등 짧은데 반해 예금금리는 1년, 2년 등 연간 단위라 대출금리의 변동성이 더 크다.

또한 예금·대출상품은 기준금리를 적용하는 기준도 다르다. 기준금리는 대출금리에 그대로 적용되지만 예금은 은행의 조달비용을 계산해 인상폭을 달라진다. 가령 기준금리 변화를 예금금리에 그대로 반영한다면 조달비용이 반영되는 대출금리는 더 올라간다. 대출금리의 가격결정 요소 중 하나가 예금금리인 탓에 기준금리가 다르게 반영된다.

◆'영업비밀' 가산금리, 예대금리차 더 벌려 

은행의 '영업비밀'로 불리는 가산금리도 예대금리 차이를 벌리는 원인이다. 가산금리는 대출 취급에 따른 은행의 인건비, 전산처리비용을 반영한 업무원가, 고객의 신용등급, 담보 종류에 따른 평균 예상 손실비용을 반영한 위험프리미엄, 은행이 부과하는 마진율인 목표이익율, 보증기관 출열료와 각종 세금이 반영된 법적비용 등으로 구성된다. 

은행이 대출자의 신용도 등을 따져 자율적으로 가산금리를 결정하는 것이다. 시민단체 등이 가산금리 결정체계에 지속적으로 의문을 제기했지만 은행들은 ‘영업비밀’이라는 명목으로 산출 근거를 밝히지 않았다.

현재 은행 홈페이지와 은행연합회, 금감원에선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를 확인할 수 있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와 가산금리로 구분해 공시하고 신용등급별 금리, 가산금리의 구성항목 등도 공개하지만 수신금리는 산정기준 자체가 알려진 것이 없다.

앞으로 금융당국은 올 1분기 안에 가감조정금리와 이를 구성하는 우대금리, 전결금리를 구분해 고객에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금융소비자가 가입한 금융상품 금리가 어떻게 산정되는 지 확인 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대출 기준금리와 가산금리, 가감 조정금리를 별도로 구분해 금융상품의 금리 산정의 근거를 파악할 수 있다"며 "금리 결정에 투명성을 높여 무분별하게 가산금리를 올려 예대금리 차가 벌어지는 현상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남의 namy85@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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