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 넘어야 노인? 정년 나이도 늘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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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노동 가동연한을 만 60세에서 65세로 인정하면서 사회·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거세다. ‘60세 이상’으로 정해진 정년규정도 5년 더 늘려야 한다는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에 복지혜택을 받는 노인이 줄고 고용시장에서의 세대갈등도 우려된다. <머니S>가 ‘육체노동 65세’ 시대를 맞아 사회 곳곳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모색했다. <편집자주>

[‘육체노동 65세’ 후폭풍] ②‘노인연령 상향’ 딜레마


노인기준 연령이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2015년 말 대한노인회가 노인기준 연령 상향을 공론화하며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지만 3년여가 흐른 지금까지도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정년에 관한 대법원의 새 판결이 나오면서 ‘때가 됐다’는 사회적 목소리가 커진다.

하지만 노인연령 상향 문제는 노인일자리 개선 및 청년실업 증가 외의 또 다른 우려를 낳고 있다. 노동연령층(15~64세)은 노인기준 연령 상향으로 노인부양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들은 노인기준 연령이 올라가면 생산가능 인구의 증가로 오히려 노동연령층 부양 부담이 줄어든다는 논리에 동의하지 않는다.

◆노동연령층 부담 늘어나나

현재 노인을 규정하는 나이는 만 65세다. 국내에서는 1981년 노인복지법이 제정되면서 노인복지 기준이 65세로 자리잡았다. 당시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66세였고 지금은 83세다. 노인복지법이 제정된 지 거의 40년에 이르고 기대수명도 상당히 높아졌지만 아직도 65세가 노인 기준이어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동안 정부의 연령조정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2년 이명박정부는 노인 기준 연령을 70∼75세로 높이겠다며 중장기 전략 보고서를 내놨고 2016년 박근혜정부 때도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대비하기 위해 노인기준 연령 상향을 추진했다. 연령 기준을 높이고 생산가능인구가 늘어나면 정부 재정도 넉넉해질 것으로 봐서다. 세금을 낼 인구가 늘어나면 당연히 정부 재원도 증가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노인기준 연령을 70세로 늘리면 최고 64세인 노동연령층이 정년보다 더 일하게 된다. 자연스레 노동연령층의 노인부양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도 지난 1월 노인 기준 연령 상향 시 2040년 기준 생산가능인구가 424만명 증가해 노인부양비(생산가능인구 100명당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가 59.2명에서 38.9명으로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노인복지의 핵심인 공적연금 지출도 줄일 수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국민이전계정 개발결과’에 따르면 15~64세 노동연령층이 낸 세금 106조원 중 절반가량인 49조4000억원이 65세 이상 노년층의 복지비용으로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노동기준 연령이 70세로 확대되면 노동연령층이 증가해 복지에 쓰일 세금이 늘어나고 노인 공공비용도 줄어들 수 있다. 유럽이 사회적 홍역을 치르면서도 노인연령 상향을 꾸준히 추진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노동연령층의 생각은 다르다. 국내와 유럽의 경우 노동환경자체가 다르다는 주장이다. 실제 기업에서 일할 수 있는 정년은 60세 이하라고 본다. 국내 민간기업의 정년퇴직 나이는 통상 55~57세다. 그나마 정년퇴직 나이가 가장 긴 회사도 60세를 넘기지 않는 편이다. 사실상 노인연금을 받기까지 10년 이상의 '소득 단절기'가 생긴다는 주장이다. 이 10년을 노동연령층의 세금으로 부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또 저출산 탓에 앞으로 노동생산층 인구는 더욱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1인당 노인부양비가 실제 정부의 계산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노인기준 연령 증가 시 사회적 비용은 분명 절감된다. 기초연금과 장기요양보험, 국민연금, 지하철, 국립공원 무료 이용 등 다양한 사회적 비용이 크게 줄어든다. 하지만 이 절대적 비용 감소 외에 다른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60세 이전 퇴직한 사람이 65세부터 받는 기초연금을 70세에나 받는다면 그 사이 경제적 궁핍함이 심화된다. 뚜렷한 직장이 없는 생활이 이어지며 사회적 단절감도 느낄 수 있다. 이는 우울증, 자살 등으로 이어져 보이지 않는 사회적 비용이 더 크게 소모돼 사실상 절감효과가 크게 없다는 지적이다.



◆“노인 연령, 생물·사회정책적 구분해야”

전문가들은 노인기준 연령 상향이 사회적으로 사실상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다른 쪽에서 노동연령층의 부담을 덜어줄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영민 청년유니온 정책팀장은 “노인기준 연령 상향으로 노동연령층이 짊어질 부담이 크다 해도 이를 너무 대립적인 시각으로 보는 건 좋지 않다”며 “노인부양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결국 소득단절기간 복지안정화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득단절기, 노후의 재설계 등을 지원해 노동연령층의 부담을 피할 최적의 복지체계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노인기준 연령을 점진적으로 높여 공적연금 유동성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일본은 노인기준 연령과 연금수급 연령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만약 노인 기준 연령을 올려야 한다면 한번에 65세에서 70세로 건너뛰기보다는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처럼 시차를 두고 조금씩 올리는 게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측면에서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위원장은 노인에 대한 생물학적 기준과 사회정책적 기준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건강수명을 반영해 노인 연령을 점진적으로 상향하고 대신 은퇴자의 처지를 감안해 복지 기준 연령은 별도로 운영하는 것이 낫다”며 “사회정책적 연령도 단일 기준이 아니라 다원화하고 이에 맞춰 정책을 마련하는 게 바람직하다. 현재로서는 복지체계 손질이 노동연령층 부당부담을 줄일 대안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83호(2019년 3월12~1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정훈 kjhnpce1@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김정훈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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