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시간제 사각… 주말에도 돌아가는 건설공사현장,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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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머니투데이
# 서울 도심 대형건설사가 시공하는 현장마저도 주말과 상관없이 크레인이 바쁘게 움직인다. 특히 소형 공동주택 현장에서는 한밤중에도 중국인 근로자들의 목소리가 시끄럽게 울린다. 근로자의 권익향상을 목적으로 한 '주52시간 근무제'가 시행 9개월째를 맞았지만 건설현장은 여전히 주말과 밤낮이 없다.


가장 큰 원인은 건설현장의 특성을 고려한 52시간제 유예와 '탄력적 근로시간제' 운영이다. 일부 현장은 불법 외국인근로자 고용도 비일비재하게 이뤄진다.

대기업건설사가 회원인 대한건설협회는 탄력근로제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한 결과 최근 사회적 대화기구 '경제사회 노동위원회'(경사노위) 산하 노동시간개선위원회와 단위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노조의 반발로 공식적인 노사정 합의는 불발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사노위 본위원회 참석도 취소됐다.

탄력근로제는 바쁜 기간 동안 근무시간을 늘렸다가 다시 줄여 단위기간 내 평균 근무시간을 주52시간 내로 유지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52시간제를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은 최근 성명을 내고 "탄력근로제 도입은 52시간제 무력화"라고 주장했다. 건설기업노조 관계자는 "탄력근로제가 지금도 '상시적인 장시간 노동'을 유지하는 도구로 쓰인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대부분의 현장에서 격주 토요일 근무를 위해 2주 단위로 탄력근로를 시행한다. 하루 10시간 기본근무인 건설현장은 탄력근로제를 적용해도 주 평균 52시간을 넘는다. 그래서 근무시간을 맞추기 위해 점심시간 연장, 휴게시간을 도입해 하루 9시간 근무를 맞춘다.

탄력근로제를 적용할 경우 현행 근로기준법상 휴일수당을 지급해야 하지만 기존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따라 지급의무를 무력화했다.

해외현장의 경우 3개월 단위 탄력근로제를 도입해 탄력근로 일주일은 최대 64시간씩 두달 반을 일하고 열흘 동안 아예 휴식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앞뒤로 교차하면 최대 5개월 이상 '상시적 64시간 근무'가 가능하다. 이때 휴식시간은 휴가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연차를 소진해 연차수당에 대한 문제가 발생한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과로사 인정기준인 주60시간을 초과한 연속근무가 발생한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건설사 일부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활용해 단체협약에 상한 노동시간을 명시하고 시간계획표를 설계하는 권한을 노동자에게 준다"면서 "탄력근로제보다 훨씬 효과적"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건설기업노조가 발표한 '건설업 52시간 실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시공능력 평가기준 5위부터 100위까지 300인 이상 건설사 10개 지부의 조합원 610명 중 386명(63%)은 "52시간제가 지켜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일주일에 평균 8.5시간을 초과근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준공이 임박한 곳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경우 일주일에 87시간을 근무해 법정 근무시간보다 35시간을 추가로 일했다.

노조 관계자는 "건설업계 노동시간 문제가 해결되려면 공사비와 공사기간이 현실화돼야 한다"면서 "올 1월 공공공사의 '공사기간 산정기준'이 발표됐지만 공사일수 설정에 52시간이 미반영됐고 민간공사의 경우 입찰 시 공사금액뿐 아니라 공사기간도 최저경쟁이 붙는다. 단지 건설업 종사자의 장시간 노동문제가 아니라 안전문제와 부실시공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건설현장 불법 외국인근로자 고용에 대한 단속도 강화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건설현장 불법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정부 합동단속을 적극적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노향 merry@mt.co.kr  |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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