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컵 규제 그후] ②'핫 논란' 식힐 '아이스 대책'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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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시행된 커피전문점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금지’는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소비자 편의를 무시한 정책’이라는 비판과 ‘친환경을 위한 공익이 우선’이라는 주장이 대립했고 영업장 내 혼선도 빚어졌다. 시행 7개월이 지난 현재, 해당 정책은 서서히 자리를 잡는 모양새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잡음이 나온다. 또한 올해 일회용품과 관련된 또 다른 규제가 시행될 조짐이라 자영업자들의 머릿속도 복잡해진다. ‘머니S’가 일회용컵 사용 규제 후 달라진 커피전문점 풍경을 취재했다. 또 사용 규제에 따른 찬반양론, 일회용품 규제 강화 시의 후폭풍, 해외에서는 어떻게 일회용품 규제를 시행하는 지 살펴봤다. <편집자주>

다음달부터 정부의 준수사항 위반 시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되면서 '일회용컵' 단속강화 논란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사진=머니S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일회용컵 사용금지’ 발표 여진이 아직도 가라앉지 않다. 정부가 카페 내에서 일회용컵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공언한 지 8개월째 접어들면서 단속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정부가 일회용품 사용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환경부의 ‘2019년도 자연환경정책실 세부 업무계획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환경부는 일회용컵 사용량 감축 목표(2015년 61억개→2022년 40억개) 달성시기를 올해로 3년 앞당긴 바 있다.

정부는 본격적인 일회용품 사용규제 이후 정착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고 있으나 너무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 정책 때문에 현장에선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일회용컵 사용금지 찬반을 두고 환경단체와 커피업계 간의 갈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카페 내 일회용컵 사용금지’ 정책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은 어떨까.

◆환경단체 “개인텀블러 셀프로 닦자”

일회용컵 사용금지 논란 저변에는 환경보호가 자리한다. 일회용컵 재질인 플라스틱은 분해되기까지 50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고 생산할 때 많은 양의 석유가 사용돼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환경단체들은 정부의 정책을 적극 지지한다. 김현경 서울환경연합 활동가는 “기업과 소비자의 불필요한 일회용컵 사용을 지양하고 개인텀블러를 지참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며 “카페 내에 개수대를 마련해 카페에 온 손님들이 개인텀블러를 씻을 수 있도록 사회문화와 제도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춘이 환경운동연합 부총장도 “일회용컵에 중독된 실상을 지적하고 사용을 제한하는 문화를 확산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환경연합은 일회용컵 사용을 막기 위해 여성환경연대 등 협력으로 광고·캠페인을 계획하고 있다.

정부도 일회용컵 사용억제를 생활문화로 정착시키고자 사용실태 모니터링·현장점검 등 실천사업을 전개한다. 최규동 서울시 자원순환과장은 “일회용컵 사용량이 많은 사업장에 대해 상하반기 2회에 걸쳐 모니터링을 실시할 것”이라며 “시·구·시민운동본부와 합동점검·홍보 등을 통해 일회용컵 줄이기를 위한 현장활동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커피업계 “손님이 머그잔 깨트려도 점주 손해”

그러나 일각에서는 일회용컵 사용규제로 소비자불편을 낳았고 커피업계도 “업무가 마비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일회용컵이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될 용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사용금지를 ‘탁상공론’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피크시간대에 주문받고 손님 응대하랴, 설거지하랴 한 순간도 쉴 수 없어 머그컵 위생관리가 소홀해지자 논란은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서울 홍익대학교 근처 카페에서 근무하는 아르바이트생 고모씨는 “주문이 밀리면 하루 종일 빨지 않은 행주로 머그잔 물기를 대충 제거하고 사용해 위생상 문제가 있지만 바빠서 어쩔 수 없다”며 “머그잔을 씻는 시간 때문에 예전만큼 빠르게 음료를 내놓기 힘들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커피업계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매장에 비치하는 머그잔수를 늘렸지만 날마다 매장을 찾는 손님수가 다르고 머그잔은 파손이 잦아 수량이 금방 준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카페는 머그잔을 몰래 훔쳐가는 손님이 늘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잃어버리는 머그컵수는 하루 10~15개로 하나당 가격은 8000~10000원대다. 손님이 머그잔을 깨트리면 손해는 고스란히 업주가 떠안는다.

대전 우송대학교 거리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강모씨는 “최근 머그잔 사용이 늘면서 손님이 머그잔을 깨트리는 경우가 하루에 4~5번씩 생긴다”며 “머그잔을 물어내라는 말은 하지도 못하고 오히려 치료비용 부담 걱정 때문에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현재 커피업계는 일거리가 늘어도 최저시급인상 때문에 인력충원도 어려운 상황이다.

◆학계 입장 제각각… 권리 침해 vs 대책 필요

정부가 환경단체와 직접 나서서 일회용컵 사용을 규제하자 학계에서 여러 스펙트럼이 나오고 있다. 접근방식이 정부주도가 아닌 기업과 대중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과 일회용컵 사용규제에는 찬성하지만 경제흐름을 방해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 등 견해차를 보였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정부가 일회용컵 사용을 제한하는 것은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한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일”이라며 “일회용컵 규제가 필요하더라도 이건 기업과 소비자 간 논의 하에 결정할 일이지 국가가 나설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부의 급격한 제도 시행에 소비자의 불만과 혼선이 예상되는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강병호 대전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일회용컵 사용규제는 찬성하지만 커피업계와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해 8월2일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에 따라 일회용컵 사용이 금지된 후 커피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게다가 다음달 1일부터는 비닐봉지 사용이 금지되고 또 앞으로 여러 일회용품으로 규제대상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환경단체와 자영업자의 대립각은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아름 arhan@mt.co.kr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기자. 제약·바이오·병원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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