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승주 한화생명 대표, 덧셈경영으로 ‘차남’ 지원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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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승주 한화생명 사장. /사진제공=한화그룹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가 취임 후 디지털금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디지털 등 핀테크 분야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핀테크지원실 상무 영역인 것을 고려하면 확실한 지원사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김 상무는 2014년 한화생명으로 자리를 옮긴 후 5년째 핀테크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나름의 성과를 냈다는 평을 받고 있지만 업무 특성상 사업 확장이 쉽지 않아 여 대표가 지원사격에 나섰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여 대표는 한화투자증권 대표 시절 ‘좋은 측면은 유지하고 필요한 건 새로 도입한다’는 ‘덧셈 경영’을 통해 회사를 정상화한 경험이 있다. 한화생명 각자 대표 체제의 한 축을 맡은 김 상무가 핀테크사업을 얼마나 확장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차남 중심으로 핀테크 강화

한화생명은 국내 생보사 중 빅데이터 중심의 핀테크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2013년에는 대형 생보사 최초로 다이렉트보험 전용 채널인 ‘온슈어’(Onsure)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인지도가 높아져 월 평균 80만명의 고객이 홈페이지를 방문하고 있다.

김 상무는 1985년생으로 2014년 한화 경영기획실 디지털팀 팀장을 맡았고 이듬해 한화생명 전사혁신실 부실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금융사 경력을 쌓았다. 2016년에는 전사혁신실 상무로 승진했고 2017년에는 디지털혁신실로 부서명이 변경됐다.

김 상무의 핵심 업무는 핀테크 영역을 개척하는 것이다. 그는 한화생명으로 자리를 옮긴 후 케이뱅크에 9.4%의 지분 투자를 결정하는 등 결단성을 보였다. 보험업계 최초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을 개발하는 등 가시적 성과도 내고 있다.

또 중국 디안롱(点融)사와 핀테크 사업 추진을 위한 조인트 벤처 설립 계약을 체결하는 등 동남아 핀테크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도 마련했다. 2016년에는 아시아의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중국 보아오포럼에도 참석하는 등 글로벌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하지만 보험업 특성상 금융IT 영역을 확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고객 관리 등에서 빅데이터를 통한 솔루션 구축은 가능하지만 보험이 ‘푸시’(Push) 영업군인 것을 감안하면 핀테크 사업을 공격적으로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맨 오른쪽)가 지난달 중국 하이난성 충하이시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서 징둥안롄손해보험 관계자들과 미팅을 갖고 있다. /사진제공=한화생명

◆덧셈 경영… 핀테크도 통할까

한화생명의 전신은 대한생명으로 2002년 한화그룹으로 편입됐다. 여 사장은 2004년까지 한화그룹의 구조조정본부에 근무했고 이후 한화생명 재정팀·전략기획팀, 그룹 경영기획실 등을 거쳤다. 그는 내부에서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한 ‘용장’(勇將) 스타일의 리더형 CEO로 평가받고 있다.

2015년에는 한화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이동해 2년간 부사장과 대표이사를 지냈다. 당시 한화투자증권은 대규모 주가연계증권(ELS) 운용손실을 입었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 등으로 회사 안팎으로 곤욕을 치르던 시절이다.

여 사장은 이전 대표였던 주진형 전 사장이 닦아 놓은 여러 정책 중 긍정적인 부분은 이어가고 부족한 부분은 채워가는 ‘덧셈 경영’ 방침을 내세웠다. 이후 한화투자증권도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고 실적 개선뿐 아니라 회사 이미지 제고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 사장은 2017년 다시 한화생명 사장으로 친정에 돌아왔으며 올해 인사에서 차남규 부회장과 각자 대표를 맡게 됐다. 차 부회장은 1979년부터 한화그룹에 몸을 담고 있으며 2011년부터 한화생명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차 부회장은 1954년생으로 여 대표와의 협업해 내실을 강화시키겠다는 게 이번 인사의 배경으로 꼽힌다.

여 대표는 취임 직후 중국 보아오포럼에 참석하며 디지털금융 강화에 나섰다. 그는 중국 대표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JD.com), 알리안츠보험의 합자사인 징둥안롄(京东安联)손해보험, 안면인식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센스타임(商汤科技), 하이난항공그룹, JP모건&체이스 중국지역 대표 등을 만나 빅데이터를 통한 금융가치 창출에 관해 의견을 공유했다.

보아오포럼 출범 후 처음 개최된 ‘한중 CEO 다이알로그’(Dialogue)에도 참석해 디지털금융을 강조하는 등 핀테크 사업과 관련한 글로벌 보폭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여 사장이 국내외 네트워크와 업무 노하우를 활용해 김 상무의 핀테크 사업이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생보업계 관계자는 “생보업 특성상 핀테크 사업은 구체적 성과를 나타내기가 쉽지 않은 분야”이라며 “여 사장이 생보업에 오랫동안 몸을 담았고 그룹 내에서도 전략기획통으로 꼽히는 만큼 노하우를 통해 여러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미래 먹거리 강화로 IFRS17 대응

한화생명의 최대 숙제는 회계기준 변경에 대응하는 것이다.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과제다.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핀테크에 주력하는 것 역시 2022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성장을 위한 포석의 일환이다. 기존 사업에 핀테크를 더하는 구조로 보면 된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말 지급여력(RBC)비율은 212.2%로 삼성생명(314.3%), 교보생명(311.8%)에 비해 한참 뒤쳐진다. 보험금 적립금 중 6% 이상 확정고금리 상품 비중도 한화생명은 59.5%에 달해 삼성생명(30.3%)의 두배 수준이다.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부채는 원가평가에서 시가 기준으로 바뀌고 저축성보험 매출은 부채로 인식돼 자본부담이 가중된다.

주가 흐름 역시 매우 좋지 않다. 차 부회장은 지난달 1억7400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책임경영 의지를 표명했다. 여 사장도 7900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여 보폭을 맞췄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각자 대표 체제로의 전환은 급변하는 보험환경에서 상호 보완을 통한 시너지 제고를 위한 취지로 보면 된다”며 “추가적인 자본확충보다 보장성 중심의 상품 전력과 투자수익률 증대 등을 통해 회계기준 변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핀테크 역량 강화 및 지속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내실을 다져간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88호(2019년 4월16~2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장우진 jwj17@mt.co.kr

머니S 금융증권부 장우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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