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금융메기’, 시장서 계속 헤엄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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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사진=뉴시스 DB


출범 2주년을 맞은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 암운이 드리워졌다.

두 인터넷은행은 KT와 카카오가 금융당국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했으나 공정거래법, 금융거래법 위반 사례가 드러나 대주주 지위 확보가 어려워졌다. 자금조달을 기다리던 인터넷은행도 유동성 확보에 비상등이 켜졌다.

◆케이뱅크·KT, 벌금형 기록 발목

최근 KT는 케이뱅크의 지분을 34%로 늘리기 위해 금융당국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 신청서를 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9월 정보통신기술(ICT) 주력 기업이 인터넷은행 지분을 34%까지 늘릴 수 있도록 인터넷은행 특례법을 개정해서다. ICT기업이 은행산업 혁신의 마중물 역할을 하도록 은행 지분 보유제한을 푼 것이다.

하지만 KT의 케이뱅크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중단될 위기다. 지난 2016년 지하철 광고 입찰 담합으로 70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고 황창규 KT 회장이 불법 정치자금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어서다. 은행업은 감독 규정상 금융위, 공정위, 국세청, 검찰청, 금융감독원 등에서 조사·검사를 받고 있거나 그 소송이나 조사·검사 등의 내용이 심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면 한도초과보유승인 심사를 중단할 수 있다.

특히 인터넷은행 특별법은 ICT기업에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해주는 대신 대주주 적격성 심사 기준을 은행법보다 강화했다. 은행법 시행령에서는 최근 5년 안에 금융관련법, 공정거래법, 조세법 등을 어기지 않으면 되지만 인터넷은행에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을 추가했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KT의 공정거래법 위반을 경미한 사안으로 판단했으나 KT가 다수의 공정거래법 위반 조사를 받는 것으로 확인했다.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을 들지 않아도 황창규 KT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아 금융당국이 눈치를 보는 모양새다.

금융위 관계자는 “KT의 각종 법령 위반 의혹들이 제기돼 적격성 심사를 계속해야 할지 검토가 필요하다”며 “조만간 금융위 전체회의를 열어 심사 중단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정했던 유상증자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케이뱅크는 대표 대출상품인 ‘직장인K 마이너스통장’과 ‘직장인K 신용대출’을 중단했다. 자본금이 바닥나 대출 속도조절에 나선 것이다.

케이뱅크가 자본금 부족으로 대출 판매를 중단한 건 벌써 14번째다. 케이뱅크는 2017년 6월 출범 3개월 만에 '직장인K 마이너스 통장' 대출을 일시적으로 멈추는 등 자본 여력에 따라 대출 판매 재개를 반복했다. 지난해 11월에도 '직장인K'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가 같은 해 12월 743억원을 추가 수혈하며 판매를 재개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첨단 기술력을 갖춘 금융메기로 등장했지만 지금은 대출 판매도 못하는 은행으로 전락했다”며 “주기적으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하는 만큼 언제 대주주 자격을 잃을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카카오뱅크, 김범수 재판에 걸림돌

카카오뱅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카카오의 자회사인 카카오M이 2016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벌금형 1억원을 받았고 김범수 카카오 의장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벌금 1억원의 약식명령을 받아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다. 카카오M은 카카오 계열사로 편입되기 전에 벌금형을 받았지만 김범수 의장의 재판으로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심사가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뱅크는 케이뱅크처럼 대출판매를 중단할 정도는 아니지만 자본한계가 드러나 성장속도가 둔화되는 추세다. 지난해 말 카카오뱅크의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BIS비율)은 13.85%로 전분기(15.67%)대비 1.82% 하락했다. 작년 4월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BIS비율을 16.85%로 끌어올렸으나 반기 만에 전년 말(13.74%) 수준으로 떨어졌다.

금융당국이 은행에 권고하는 BIS비율 적정수준은 13% 이상이다. 내년부터 바젤Ⅲ(국제은행자본규제)가 적용되는 카카오뱅크 역시 13%를 유지해야 한다. 추가 증자 없이는 예년 같은 성장세가 어렵다는 얘기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6월 출범 후 빠르게 몸집을 불렸다. 총자산은 출범 당시 2670억원에서 지난해 말 12조1267억원으로 1년 반 만에 45배나 늘었다. 여신규모는 9조1000억원, 수신잔고는 10조8000억원이며 고객 수는 769만명으로 월평균 20만~30만명씩 신규고객이 유입되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분기당 2조원 규모로 몸집을 키웠지만 추가 자본확충 없이는 고속성장이 어려운 셈이다.

카카오뱅크는 내년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본을 조달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의 현재 지분구조를 보면 의결권 있는 보통주 기준 한국투자금융지주가 58%, 카카오가 10%로 양대 주주다. 의결권이 없는 주식까지 포함해 전체 발행주식 기준 한국투자금융지주가 50%, 카카오가 18%를 보유한 상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현재 성장 속도와 규모를 볼 때 특별히 IPO 전까지 자본확충이 필요하지 않다”며 “다만 다양한 변수에 대비해 총자본비율 등 건전성 관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두 인터넷은행의 자금조달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선 지배구조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올해 토스뱅크와 키움뱅크 등 추가 인터넷은행도 등장을 예고해 채찍보다 당근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인터넷은행은 금융시장에 금융서비스를 활성화하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며 “인터넷은행이 특화된 방식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평가기준을 낮춰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88호(2019년 4월16~2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남의 namy85@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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