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텅텅 빈 '마곡'은 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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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지구 한 오피스텔의 텅빈 상가. /사진=김창성 기자


서울 마곡지구 부동산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갈린다. LG그룹 계열사 및 다양한 직종의 회사들이 입주해 오피스텔 상권이 형성됐지만 미래가치에 대한 의문부호는 여전하다. 길가는 오가는 사람이 없어 여기저기 휑한 모습이며 외부 인구를 흡수할 만한 ‘랜드마크’급 시설도 없어서다. 일각에서는 뜨는 동네라 치켜세우지만 마곡의 현재는 아직 조용하다. 마곡은 떠들썩해질 수 있을까?

◆거리는 텅, 상가는 텅텅

“지나가는 사람이 없는데 장사가 될지…”

경기도 안양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는 새 가게를 알아보기 위해 최근 마곡을 찾았다. 각종 회사들이 줄지어 입주 중이고 곳곳에 오피스텔이 들어서 고정 수요층 확보에 유리할 것으로 보였다는 것이 A씨가 마곡을 찾은 이유다.

A씨는 부푼 기대감을 안고 마곡을 찾았지만 곧 실망했다. 유동인구가 많아 주차를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인도 옆에 잠시 차를 세우고 공인중개업소에 들려 상권 문의를 하고 나오는 동안 ‘빵빵’ 대는 흔한 경적조차 울리지 않았고 차를 빼달라는 전화도 없었다. 10군데가 넘는 마곡 일대 공인중개업소를 들리는 동안 그의 눈엔 ‘텅 빈’ 거리와 상가만이 들어왔다.


유동인구가 적은 마곡지구의 상권. /사진=김창성 기자


A씨는 “마곡나루역 주변은 상권이 꽤 형성됐지만 조금만 안으로 들어가면 여기저기 텅 빈 상가뿐이라 선뜻 나서기 망설여진다”며 “그런데도 공인중개업소에서는 마곡지구 조성이 완료돼 지금보다 더 뜨면 임대료가 오를 수 있으니 미리 선점하라고 권유해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A씨처럼 가게를 알아보는 사람들은 종종 목격됐다. 마곡지구 일대는 언덕 하나 없는 평지인데다 도보 10~20분 거리에 아파트, 오피스텔, 지하철역(5·9호선, 공항철도), 상권, 공원, 대기업 입주 빌딩 등 부동산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요소를 갖춰 솔깃할 만하다.

하지만 직접 방문해서 둘러보면 마곡지구의 미래가치를 내다보기 쉽지 않다. 아직도 여기저기 공사가 한창이고 건물 안쪽이나 지하상가뿐만 아니라 대로변 1층 상가도 수십미터 이상 텅 빈 모습으로 처량하게 방치됐다.

역시 가게를 알아보기 위해 마곡지구를 찾은 자영업자 B씨는 상권이 형성된 곳에서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주인에게 물어보면 “매출 걱정이 제일 크다”며 “마곡지구 상권은 점심때 반짝 몰리고 저녁 즈음에 술자리 몇테이블 빼고는 조용하다”는 말을 들었다.


마곡지구의 한 공실 상가. /사진=김창성 기자


◆마곡에는 ‘롯데월드타워’가 없다

“잠실 롯데월드타워는 공사 때 잡음이 많았지만 완공 뒤에는 명소가 됐잖아요. 근데 마곡에는 뭘 보러 올까요? - 자영업자 C씨

C씨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몇번을 왔지만 마곡은 정답이 아닌 것 같다”며 “시간이 지나고 생활 편의시설이 들어서도 과연 마곡이 사람들로 북적일까”라는 의문이 떠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저 혼자도, 집사람이랑도 몇번을 둘러봤지만 올때 마다 텅 빈 분위기는 변함없다”며 “장사라는 게 주변의 고정수요만으로는 힘들다. 외부 사람들도 드나들어야 하는데 무엇을 보러올 거 같냐”고 반문했다.

C씨의 말처럼 마곡에는 ‘그 무엇’이 없다. 뜨는 지역에는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 만한 확실한 랜드마크가 있지만 마곡은 휑하다. 주변 도로에서는 교통체증을 찾아볼 수 없고 건물 사이의 2~4차선 도로는 여유 있게 무단횡단할 만큼 차가 없다.

다음달 정식 개관을 앞두고 현재 임시개방 중인 서울식물원은 축구장 70개 크기로 이목을 끌었지만 앞도적인 크기 외엔 한방이 없다.


조성 중인 마곡지구 일대. /사진=김창성 기자


남자친구와 공원을 방문한 대학생 D씨는 “안 가본 곳을 가보고 싶어 찾아왔는데 공원이 너무 외곽에 있고 볼거리도 빈약해 다시 안 올 것 같다”며 “곧 여름인데 나무가 없어 그늘도 없다”고 우려했다.

LG 등 대기업 입주효과도 점심 때뿐이다. 수십만 명에 달하는 입주기업 직원들이 모두 마곡 일대 아파트나 오피스텔에 살지 않기 때문. 이들은 퇴근 후 각자의 집이나 서울 중심가로 떠난다.

또 김포공항이 가까운 만큼 마곡 일대 오피스텔에는 승무원 등 항공 관련직종의 종사자도 많이 살지만 불규칙적인 업무특성상 그들이 마곡일대 상권에 기여하는 바는 적다. 각자의 일정에 따라 집을 비우는 일이 잦고 낮과 밤이 바뀌는 일도 허다해서다. 주변에 들어선 오피스텔이나 기업 건물만 보고 마곡일대 상권의 미래를 낙관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반면 마곡지구의 E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마곡은 입지적으로 서울 외곽인 데다 아직 조성이 완료되지 않아 꾸준한 문의에도 계약을 망설이는 이들이 적지 않다”면서도 “그래도 마곡만큼 서울 한복판에 주거·상업·업무시설이 대규모로 한데 어우러진 곳은 드물어 미래가치는 높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89호(2019년 4월23~2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창성 solrali@mt.co.kr

머니S에서 건설·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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