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칼럼] 190조 퇴직연금, 수익률 지키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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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190조원 시대다. 지난 2005년 퇴직연금제도 도입 후 10여년 만에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50년 우리나라 퇴직연금 적립 규모는 약 2000조원에 이르러 국민연금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퇴직연금은 적립금 규모가 매년 증가해 노후자산으로써 역할이 중요해지는 것과 달리 퇴직연금 수익률은 1%대에 불과하다. 2016년 1.6%, 2017년 1.9%, 2018년 1.01%로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마이너스 수익률과 다름없다. 최근 5년간 연환산수익률도 연 1.88%로 같은 기간 국민연금의 연 3.97%에 크게 못 미친다. 세계 주요국과 비교해도 저조한 수준이다. OECD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우리나라 퇴직연금 수익률(연 1.9%)은 OECD 33개 회원국(평균 연 4.0%) 가운데 26위에 그치고 있으며 최근 5년간 연환산수익률도 OECD 평균수익률을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퇴직연금 유형부터 이해해야 

퇴직연금 수익률이 저조한 가장 큰 이유는 지나치게 보수적인 투자와 가입자의 무관심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퇴직연금 적립금 190조원 중 87%는 은행 정기예금 등 원리금보장상품으로 운용되고 있으며 현금 등 대기성 자금 포함 시 90.3%를 차지하고 단 9.7%만이 실적배당상품으로 운용되고 있다. 퇴직연금은 노후를 위한 최후의 보루이므로 원금만은 지켜야 한다는 마음은 이해되나 저금리시대에 원리금보장상품으로 충분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가입자의 무관심도 무시할 수 없다. 회사가 운용주체인 DB형과 달리 가입자 본인이 운용주체인 DC형(또는 기업형IRP)은 가입자가 직접 포트폴리오 구성을 위한 운용지시를 해야 하나 가입자 10명 중 9명은 가입 후 운용지시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 후 운용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만기 시 같은 운용상품으로 단순 재예치 되거나 현금 등 대기성자금으로 남게 돼 더 좋은 투자기회를 잃게 된다.

퇴직연금을 노후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금자산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좀더 적극적으로 운용하도록 해야 한다.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5가지 방법을 살펴보자.

우선 첫번째로 본인의 퇴직연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많은 근로자들이 노후를 걱정하면서도 정작 본인의 퇴직연금에는 무관심하다. 어떠한 퇴직연금 제도에 가입했는지, 어떠한 상품에 운용되고 있는지, 수익률은 얼마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다. 퇴직연금 제도유형에 따라 연금 계산방식과 운용 주체가 달라지므로 가입자 본인이 가입한 퇴직연금 제도유형에 대해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DB형 가입자는 퇴직 시 정해진 퇴직급여를 받으므로 운용수익률과 상관없지만 적립금이 안정적으로 운용되고 있는지 정도는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DC형(또는 기업형IRP) 가입자는 운용수익률에 따라 퇴직급여가 크게 달라지므로 수익률 제고를 위해 적극적인 관심과 상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연 1회 이상 정기적으로 퇴직연금 적립현황 및 운용상품 수익률 등 운용현황을 잘 살펴보고 수익률이 저조하다면 시장상황을 고려해 상품변경이나 편입비중 조정을 검토해야 한다.

◆투자 수익률 보며 굴려라

두번째, DC형 또는 IRP에 가입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퇴직할 때까지 급여가 꾸준히 오른다면 DB형이 최선의 선택이지만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임금인상률도 낮아지는 상황에서는 DC형을 통해 운용수익률을 임금인상률 이상으로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회사가 DB형만 가입돼 DC형을 선택할 수 없다면 DC형과 유사한 IRP(개인형퇴직연금계좌)에 추가 납입해 노후자산을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것도 좋다.

세번째, 실적배당형 상품에 투자해야 한다. 무조건 안정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예·적금 등의 원리금보장 상품 위주로 투자한다면 저금리시대 충분한 자산증식을 기대할 수 없다. 수익률이 물가상승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실질적으로 마이너스 수익률 효과가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장기 운용하는 연금자산의 특성상 적은 수익률 차이도 복리효과로 많은 금액 차이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실적배당형 상품을 적극 활용해 연금자산 증대에 노력해야 한다.

네번째, 다양한 금융상품에 분산 투자해야 한다. 실적배당형 상품은 변동성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장기간의 적립식 분산투자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 따라서 다양한 자산과 글로벌 시장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퇴직연금(DC/IRP) 운용상품 수는 평균 1.96개로 일본(평균 18.7개)에 비해 분산투자를 통한 위험관리가 미흡한 상황이다. 퇴직연금과 국민연금의 운용대상 상품과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못지않게 해외주식에도 투자하고 주식과 채권 외 대체투자 등 다양한 자산과 시장에 분산 투자해 퇴직연금 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다섯번째, 가입자 교육을 통해 투자역량을 키워야 한다. DC형 가입자 대상의 설문 결과, 퇴직연금 투자교육을 받은 가입자는 21.7%에 불과해 투자교육 경험이 매우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운용상품에 관한 이해를 높여야 합리적인 투자결정을 내릴 수 있다. 퇴직연금 사업자(금융회사)가 제공하는 퇴직연금 가입자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금융시장의 환경변화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스스로 투자역량을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면 금융회사가 제공하는 ‘투자성향별 포트폴리오’나 연금자산의 운용에 특화된 펀드 ‘TDF’(Target Date Fund)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노후준비가 이런저런 이유로 어렵다 하지만 정말 어려운 과제일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퇴직연금 가입자라면 근로자이므로 국민연금에도 당연히 가입돼 있을 것이고 퇴직연금은 회사가 납입해주므로 납입금액에 대한 부담도 없다. 근로자 입장에서 퇴직연금은 잘 지키고 잘 키우기만 하면 되는 만들기 어렵지 않은 노후자산이다. 퇴직연금을 일시적인 생활자금 등으로 소모해버리지 말고 안정적인 노후를 위한 연금자산으로 지켜가자.

☞ 본 기사는 <머니S> 제589호(2019년 4월23~2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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