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 쓰나미’, 또 집값 덮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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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불가, 청약부적격자, 깡통전세가 우리를 옥죄며 ‘집값’ 걱정이 가라앉지 않는다. 다주택자, 1주택자는 물론 세입자마저 얼어붙었다. 해외 금융환경도 ‘폭락’ 예측을 거든다. 지방발(發) 미분양이 서울까지 북상했고, 대출규제로 계약이 포기되고, 전셋집도 빠지지 않는다. 실수요자도 매수 타이밍을 저울질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물량이 강남3구에 쏟아질 예정이다. 작금의 시장은 ‘현금 부자들만의 리그’라는 푸념도 나온다. <머니S>는 시장을 긴급 진단하고 집값 조정의 끝은 어디일지 알아봤다.<편집자주>

[집값 어디로 가나] ③금리·해외 악재 엄습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책으로 집값 과열이 잡혀가는 분위기지만 미중 '관세 전쟁' 등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 이슈에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과거 금융위기 사태 전후를 보면 글로벌 증시가 급등하다 다시 바닥까지 추락했는데 코스피지수 역시 2016~2018년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홍콩 등 중국 주요 지역의 부동산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것도 2008년 금융위기 발단인 미국 주택시장 폭락 악몽을 떠올린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관세 압박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금융압박까지 이어질 경우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중국에서 재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정부가 인프라 투자 확대와 금리인하를 통해 부동산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지만 우리나라 정부 역시 ‘집값의 연착륙’을 꾀하고 있어 부동산가격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홍콩 아파트. /사진=로이터

◆두차례 금융위기의 악몽

최근 우리나라의 대내외 상황은 2008년 금융위기 사태 전후와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증시의 경우 2017년 말 코스피지수는 2467.49로 한해를 마감해 전년 말보다 21.7% 상승했다. 그러다 지난해 증시가 크게 하락하며 연말 코스피는 1년 전보다 17.3% 떨어졌다. 1년 만에 극심한 온도차를 겪은 셈이다. 올 들어 코스피는 전년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고 보기 어렵다.

2008년 금융위기를 앞두고 2007년 말 코스피는 1897.13으로 전년보다 32.3% 급등했다가 2008년 말에는 전년에 비해 40.7% 급락했다.

글로벌 이슈도 마찬가지다. 2008년 금융위기는 미국의 주택시장 폭락 여파에서 비롯됐다. 일명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로 담보비율 95%에 더해 파생상품의 경우 금융기관 스스로도 알지 못할 수준의 담보비율이 설정됐다. 세계 4위 투자은행이던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했고 AIG그룹이 쪼개질 정도로 여파가 컸다. 우리나라 역시 ‘쓰나미’를 피하지 못하고 금융위기를 겪었다.

현재는 중국 부동산시장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중국의 홍콩, 상하이, 베이징 등 대표적인 부동산 광풍 지역에서 부동산가격이 하락하는 추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홍콩 주택가격지수는 전월보다 0.6포인트 하락해 29개월 만에 하락 반전한 이후 현재까지 줄곧 내림세다. 홍콩은 전세계 집값 1위 지역인데 부동산 거품이 빠지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日 잃어버린 20년… 中 재현?


우리나라 금융위기는 글로벌 부동산시장과 그에 연계된 금융기관의 파산 등에 영향을 받았는데 증시는 그 전후의 사정을 보여준다.

홍콩 등 중국 부동산시장 급락 여파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끼칠 만한 시그널이 나오는 상황에서 중국 경제의 반등 가능성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그 중심에는 미국이 있다.

부정적 측면은 일본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일본의 장기불황을 뜻하는 ‘잃어버린 20년’의 경우 부동산가격 폭락과 기업 부실화에서 시작됐다. 당시 일본은 막강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국에 이어 경제 2위 국가 대열에 올랐다. 이후 미국과 무역 마찰을 빚었고 이후 미국의 압박에 엔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관세를 통해 일본에 압력을 가했고 이후 금융정책을 통해 일본의 손발을 묶었다. 이후 일본은 부동산 거품이 꺼지고 수출이 부진하면서 장기불황의 늪에 빠진 것이다.

이 그림은 현재 중국을 향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해부터 ‘관세 전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엔 세계무역기구(WTO)가 중국이 ‘저율관세할당’(TRQ)을 적용해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제한하는 것에 대해 부당하다고 판단하며 미국의 손을 들어줬다. 중국에게 불리한 상황이다.

미중 무역분쟁은 올해도 이어지며 장기화되는 분위기다. 화웨이 사태 등 합의점에 도달하기 어려운 사안이 잔존하는 상태여서 단기간 내 해소 가능성도 미지수다. 과거 흐름대로라면 이제는 미국이 금융압박을 가할 차례다.

부동산전문가로 꼽히는 A씨는 “정부는 집값을 늦어도 내년까지 공동주택 공시가격까지 내리는 연착륙을 시도할 것”이라며 “미국이 중국에 대해 금융압박까지 가할 경우 중국을 시작으로 한 부동산 붕괴로 우리나라 역시 무너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경제위기설’ 들어맞을까


현재 중국의 경제 전망은 좋지 못하다. 위안화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무역전쟁 여파 등으로 올 들어서도 내수와 수출경기가 부진한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지난해(6.6%)보다 낮춰 6.0~6.5%로 제시했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 여파 등으로 6%대 성장률을 방어하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부동산 규제도 강화하는 분위기다. 중국은 최근 주택도시농촌건설부가 올 1분기 부동산시장과 관련해 특별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에도 대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투기 단속에 나섰는데 이런 정책은 장기적으로 긍정적이지만 단기적으로 부동산시장을 얼어붙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인프라 확충 사업에 2조1500억위안(364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점과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금리인하 가능성이 나오는 점 등은 부동산경기 부양 여지를 남겨놓는 부분이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통상적으로 중국 부동산경기와 정부 인프라투자는 강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며 “이는 인프라투자의 70%를 책임지는 지방정부의 재정수입 50%가 주택·토지거래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은 글로벌 정세에 따라 흔들릴 여지가 크다. ‘11년 주기설’이 딱 들어맞지 않더라도 정부 역시 ‘집값의 연착륙’을 꾀하고 있어 결과적으로 부동산가격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부동산 투자자들은 투자 적기가 언제일 지에 촉각을 곤두세운 상황이다.

A씨는 “집값은 서서히 내려가야 하는데 급격히 폭락할 경우 금융의 ‘연결고리’가 끊어지기 때문”이라며 “1997년과 2008년 금융위기 발생 전후 상황과 유사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어 ‘11년 주기설’이 현실로 닥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북관계에도 힘을 쏟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에 대한 금융압박까지 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글로벌 정세가 혼돈기인 만큼 예측이 어렵지만 부동산가격은 결과적으로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90호(2019년 4월30일~5월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장우진 jwj17@mt.co.kr

머니S 금융증권부 장우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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