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상하는 ‘미분양 공포’, 서울 강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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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불가, 청약부적격자, 깡통전세가 우리를 옥죄며 ‘집값’ 걱정이 가라앉지 않는다. 다주택자, 1주택자는 물론 세입자마저 얼어붙었다. 해외 금융환경도 ‘폭락’ 예측을 거든다. 지방발(發) 미분양이 서울까지 북상했고, 대출규제로 계약이 포기되고, 전셋집도 빠지지 않는다. 실수요자도 매수 타이밍을 저울질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물량이 강남3구에 쏟아질 예정이다. 작금의 시장은 ‘현금 부자들만의 리그’라는 푸념도 나온다. <머니S>는 시장을 긴급 진단하고 집값 조정의 끝은 어디일지 알아봤다.<편집자주>

[집값 어디로 가나] ②분양 양극화 줄어들까

정부의 9·13 부동산대책 이후 집값이 떨어진 가운데 '미분양 공포'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그동안 지방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미분양이 서울 및 수도권으로 확산되며 ‘안전지대’가 사라졌다. 청약제도 개편으로 부적격 당첨자가 속출하고 정부의 대출규제로 자금확보가 어려워지자 계약 포기자가 증가하는 등 최근의 분양시장은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으로 치달았다. 물량은 쌓이고 살 사람은 망설이게 되는 현재의 분양시장 분위기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서울시내 한 아파트 견본주택. /사진=뉴시스 박주성 기자

◆넘치는 미분양에 시장 ‘꽁꽁’

분양시장에서 봄은 전통적 성수기지만 최근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정부 규제로 시장이 냉각되자 인기지역인 서울 및 수도권도 더이상 미분양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견본주택은 방문객으로 북적이지만 막상 청약에 들어가면 부적격 당첨자가 속출하고 미계약자가 발생하는 등 예측불허의 상황이 전개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전월(5만9162호) 대비 0.8%(452호) 증가한 5만9614호다.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까지 완만한 하향세를 보였지만 올 들어 2개월 연속 증가 추세다.

전체 미분양을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7727호로 전월(8153호) 대비 5.2%(426호) 줄었지만 지방은 5만1887호로 전월(5만1009호)보다 1.7%(878호) 늘며 지방의 미분양이 여전히 심각했다.

경남은 1만4781호로 전국에서 미분양이 가장 많았고 ▲경북 8385호 ▲충남 6970호 ▲강원 5802호 ▲부산 5224호로 집계됐다.

인기지역으로 통하던 수도권도 예외는 아니다. 경기 미분양은 5878호로 전월(6769호)보다 13.2% 줄었지만 여전히 미분양 물량이 적체됐다. 서울에서는 대형건설사의 브랜드아파트마저 1순위에서 미달되며 시장을 얼렸다.


올해도 입주물량이 가장 많은 서울 동남권 아파트 건설현장. /사진=뉴스1 유승관 기자

◆상반기는 청약 적기 아니다?

인기지역인 서울과 수도권도 미분양 안전지대가 아닌 상황에서 공급은 쉬지 않고 들이닥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4~5월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은 10만4582가구(4월 5만5807가구, 5월 4만8775가구)로 올해 총 분양 예정물량(29만4773가구)의 32.5%에 해당한다.

봄 분양 성수기 한가운데에 들어섰지만 시장은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올해 미분양이 증가세인데다 봄 분양성적이 신통치 않을 경우 올해 전체 분양성적까지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다.

미분양 공포에 긴장감이 감도는 업계 분위기처럼 시장에서는 집을 사는 데 주저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올 초 부동산 리서치회사 닥터아파트 조사에 따르면 만 20세 이상 회원 1067명을 대상으로 상반기 분양시장 소비자 선호도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 상반기는 청약하기에 어떤 시기인가’라는 질문에 ‘나쁜 때’(약간 나쁜 때+매우 나쁜 때)라고 응답한 사람이 41.6%로 나타났다.

반면 ‘좋은 때’라고 응답한 비율은 24.8%에 그쳤다. 특히 ‘나쁜 때’라고 답한 응답자는 6개월 전 실시한 지난해 하반기 조사(16.3%)때보다 무려 25.3%가 증가해 반년 만에 확 달라진 시장 분위기를 실감케 했다.

이들은 앞으로 예상되는 분양시장 최대 변수로 ▲대출규제 강화로 인한 자금 조달의 어려움(44%)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정책(29.9%) ▲고분양가(9억원 초과)로 인한 중도금 대출 및 특별공급 가능 여부(11.9%)를 꼽았다.


/일러스트레이터 임종철

◆“그래도 서울”… 여전한 분양 양극화

이처럼 서울 및 수도권도 미분양 공포에 떨고 있지만 지방과의 양극화는 여전히 심하다. 건설업계에서 체감하는 경기지표도 이 같은 불확실한 현실을 반영한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 4월 서울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100 이상이면 사업경기가 개선될 것이라고 응답한 업체가 많고 100 미만이면 반대 의미) 전망치는 전월보다 10포인트 이상 오른 96.0으로 90선에 복귀했고 ▲경기 86.2 ▲광주 83.3 ▲세종 88.2로 일부 지역도 80선을 회복했다.

반면 전국 HSSI 전망치는 69.4를 기록하며 7개월 연속 60선에 머물렀다.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모두 50~70선에 머물렀고 부산(45.8)의 경우 전월보다 전망치가 19.8포인트나 하락하며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HSSI는 주택사업을 하는 대형·중견건설업체를 대상으로 매월 지역별 분양실적, 분양전망, 예상분양률 등을 조사해 분양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정부가 대출규제를 강화한 뒤 수요자들이 고분양가를 감당하기 어려워졌고 무주택자의 당첨 확률이 높아지면서 분양경기 전망치와 실적치는 지난해 말부터 계속 떨어졌다.

특히 기반시설 등이 부족한 지방 분양시장 사정은 여전히 열악하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그래도 서울”, “그래도 수도권”이라는 믿음이 확고해서다.

강화된 규제로 서울도 안심할 수 없는 처지가 됐지만 지방 분양시장과의 격차가 더 벌어진 만큼 전국적으로 퍼진 미분양·미계약 공포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일각의 관측에 힘이 실린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90호(2019년 4월30일~5월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창성 solrali@mt.co.kr

머니S에서 건설·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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