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칼럼] 화폐개혁, ‘돈 되는 개혁’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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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화폐개혁에 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관심은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가 3월25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화폐단위를 변경하는 ‘리디노미네이션’을 언급하며 불거졌다. 이 총재는 당시 화폐개혁에 관한 논의가 이뤄질 여건이 됐다는 원론적인 얘기였다고 했지만 화폐개혁 이슈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리디노미네이션은 한 나라에서 통용되는 통화의 액면을 동일한 비율의 낮은 숫자로 변경하는 것이다. 보통 인플레이션 등 경제량을 화폐적으로 표현하는 숫자가 많아지면서 초래되는 국민들의 계산, 회계 기장 또는 지급상 불편을 해소할 목적으로 실시되는 제도다.

이론적으로 리디노미네이션은 소득이나 물가 등 국민경제의 실질변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체감지수가 변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물가변동 등 실질변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화폐개혁 정말 필요한가?

2005년 이후 리디노미네이션을 단행한 국가 중 성공사례로 꼽히는 곳은 터키다. 터키는 2005년 1월 화폐단위를 100만분의1로 낮추면서 화폐명칭을 ‘리라’에서 ‘신리라’로 변경해 안착했다.

반면 짐바브웨는 리디노메이션에 실패한 국가로 꼽히는데 2006년 8월 화폐단위를 1000분의1로 낮춘 후 2년 뒤 2008년 물가상승률이 5000억%에 달하는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같은 해 8월 화폐단위를 100억분의1로 낮줬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했고 이듬해 2009년 2월 화폐단위를 1조분의1로 떨어뜨리는 리디노메이션을 단행했다.

화폐단위의 변경은 단순히 달러 대비 원화의 단위가 너무 크다는 이유만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이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 기업 또는 정부 회계에서는 경단위까지 나오고 있는데 외국의 기준으로 가늠이 잘 되지 않는 수준이다.

화폐단위의 변경은 지하경제 양성화, 원화 위상 제고 등의 기대효과가 있다. 물론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지하경제의 자금이 실물투자로 몰리거나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고 기업들은 가격인상이 보다 용이해져(새로운 단위에 둔감해지고, 기존 낮은 단위 절사 등) 물가 상승이 촉발될 수 있다.

이러한 장점과 단점이 존재하기에 정부의 말처럼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고 물가상승 등의 단점을 해소시킬 경제적 여건이 뒷받침돼야 실시할 수 있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된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막연히 불안해하는데 그보다는 화폐개혁에 대비한 전략을 세워 대응하는 것이 현명한 처신이다.

◆투자성향별 대응전략은?

가장 소극적이면서 쉬운 전략은 단기채권 또는 현금으로 대응하며 관망하는 것이다.

기준 금리가 꾸준히 상승하는 흐름이 아니라면 투자예상기간보다 만기가 긴 장기채를 보유하다가 중간에 매도해 초과수익을 얻는 ‘수익률곡선타기 전략’이 유리하다. 그러나 화폐개혁을 단행해 물가가 오르면 투자원금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떨어지고(구매력 하락), 금리가 오름에 따라(물가 상승 시 금리 인상으로 억제할 가능성) 채권의 가격까지 하락할 수 있다.

이에 장기채권이 있다면 매도한 후 단기채권 또는 현금성 자산을 가지고 있다가 향후 화폐개혁 이슈가 발생하면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또 중립적인 위치에서 물가연동국채 등으로 대응할 수 있다. 물가연동국채는 원금 및 이자 지급액을 물가에 연동시킨 채권으로 물가상승 시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막아주는 채권이다.

최근 물가연동국채의 가격수준은 장래물가상승률 전망치 0.76%를 반영하는 수준이다. 이는 최근 10년 동안 물가상승률 최저치가 0.7%(2015년도)였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저평가된 구간이라고 판단한다. 화폐개혁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물가연동국채를 고려해볼 만하다. 화폐개혁이 이뤄지더라도 본인의 자산구매력이 하락하는 것을 막아줄 수 있다.

외화표시채권 또는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리츠 등으로 공격적 대응을 할 수도 있다. 달러표시채권, 브라질국채 등의 외화표시채권은 이자와 원금이 투자한 외환가치의 상승에 따라 초과수익이 발생할 수도, 하락 시엔 수익이 줄어들 수도 있다. 또한 원금 손실도 생길 수 있다.

화폐개혁 시 지하자금의 해외유출, 물가상승에 따른 원화의 구매력 약화로 원화 가치가 하락한다면 환차익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다만 최근 원화 환율이 3월 말 이후 3% 이상 급등한 상황이기에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전략이다.

리츠의 경우 다수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 및 운용해 임대수입, 매각차익, 개발수익 등을 얻는 방식 등이 있는데 화폐개혁으로 부동산과 같은 실물자산으로 자금 쏠림이 발생한다면 초과수익 실현도 가능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화폐개혁이 실제 실시되기에는 많은 시간과 논의가 필요하다. 다만 언젠가 이뤄져야 할 이슈이기에 대응법을 미리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지금보다 가능성이 높아진 시점에, 자신의 성향과 상황에 맞는 투자법으로 대응했으면 한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92호(2019년 5월14~2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우종윤 유안타증권 MEGA분당센터 PB hongkey86@mt.co.kr

머니S 증권팀 홍승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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