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판’ 무시하고 뽑은 경력녀, 주사에 팀은 ‘멘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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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평판’은 기업과 개인의 생존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평판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탄탄한 앞길이 펼쳐질 수도, 고난과 역경을 맞을 수도 있다. 정보화시대의 도래는 평판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이 시각에도 수많은 이메일과 메시지가 오가며 온라인상에서 평판의 가치와 위력을 키운다. 지금 기업이나 당신에 대한 여론은 어떤가. <머니S>가 평판사회의 단면을 들춰봤다. <편집자주>


[‘평판’이 미래다-④] 업무능력·유명세도 ‘무용지물’

개인이 모여 집단을 이루는 사회에서 ‘평판’은 서로를 평가하는 잣대다. 학력·경력·가족관계·병역 등을 넘어 언행·성격·사우관계·재산·업무능력·주량·주사 등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는 개인의 다양한 정보를 우리는 평판조회로 엿보고 판단한다.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 역시 매출이나 영업이익 등 규모만으로 평가하는 시대는 갔다. 사회 발전과 공공의 이익에 얼마만큼 기여했으며 개인의 이익보다 고객만족과 임직원 복지 향상 등에 얼마나 힘썼는지 등 대내외적인 평판조회 앞에 항상 긴장하는 시대다.

◆업무능력 vs 오만함

#1 대기업 임원 A씨는 최근 후배로부터 경력직 이력서를 여러장 추천받았다. A씨는 자기소개서를 가장 깔끔하게 작성한 B씨에게 호감이 갔고 업계 관계자에게 그의 평판을 물었다.

하지만 B씨에 대한 평가는 다소 엇갈렸다. 그를 좋게 평가한 이들은 “성실하다”, “열정적이다”, “자기 몫 이상을 해낸다” 등 업무적인 능력을 높이 샀다. 반면 그를 안 좋게 본 이들은 “사우관계가 나쁘다”, “오만하다”, “주사가 심하다” 등 사회성이 다소 결여됐다고 지적했다.

A씨는 직접 그를 만나보기 위해 면접을 봤지만 깔끔한 인상과 탁월한 업무인지능력만 부각될 뿐 결함이 없어보였다. A씨는 고민 끝에 그를 뽑았으나 얼마 못가 실망하고 말았다. B씨를 안 좋게 평가한 이들의 지적이 고스란히 드러나서다. 팀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자 A씨는 그를 불러 주의를 줬지만 이미 팀 분위기를 크게 해친 뒤라 극복될지 미지수다.

#2 중소기업에 다니던 C과장은 최근 회사 대표와 크게 싸우고 사직서를 냈다. 처우에 불만을 품고 수차례 개선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서다. 그는 수개월 전부터 회사에 대한 문제점과 개선방안 등을 꼼꼼히 정리해 대표를 찾아가 면담을 요구했다. 하지만 평소 그의 지적이 껄끄러웠던 대표는 매번 문전박대하고 만나주지 않았다.

이에 C과장은 강제로 대표방에 들어가 그가 정리한 파일을 내려놓고 대표에게 고함을 지르며 불만을 토로한 뒤 사직서를 내고 퇴사했다. 이후 C과장은 이직을 위해 수차례 면접을 봤다. 나름 업계에서 일 잘한다고 소문이 자자해 이직이 수월할 줄 알았지만 번번이 낙방했다.

알고 보니 대표에게 직언을 하고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그의 강직한 성향도 이미 업계에 퍼져 있었다. 옳은 말을 했다고 자부했지만 그의 의도와 다르게 오만하다는 평판이 돌았던 것이다.


빨간불 켜진 MP그룹. /사진=_뉴시스 추상철 기자

◆욕설·막말에 등돌린 여론

앞선 사례처럼 평판이 개인이나 조직에 미치는 파장은 상당하다. 연예계는 평판에 따라 사회적인 평가가 갈리는 대표 직군이다.

가수 서인영은 2017년 초 한 방송 촬영 중 불거진 욕설 논란 이후 아직까지 대중 앞에 나서지 못한다. 당시 “서인영이 촬영 내내 스태프들과 마찰을 빚었다”는 취지의 폭로글과 욕설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도배됐다. 서인영이 거듭 사과했지만 실망한 팬심은 돌아서지 않았다.

정치인도 평판에 따라 평가가 엇갈린다. 당리당략뿐만 아니라 개인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과한 언행이 도리어 화를 불러 궁지에 몰리는 일이 허다하다. 최근 세월호 관련 막말을 쏟아낸 차명진 자유한국당 전 의원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차 전 의원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모욕성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비판에 직면했다. 차 전 의원은 자신의 SNS에 “세월호 유가족들이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처먹고, 찜 쪄 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징하게 해 처먹는다”며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 등을 비하하는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한 비판이 일자 차 전 의원은 글을 삭제하고 사과글을 올렸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그가 속한 서울대 동문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도 비판이 거셌다. 특히 그의 동문인 김학노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차 전 의원을 향해 “언제 정신 차릴래”라며 크게 꾸짖었다.


임지현씨 쇼핑몰 ‘IMVELY’에 공지된 호박즙 사과문. /사진=홈페이지 캡처

◆‘갑질 기업의 처참한 말로

기업 역시 사회적인 평판에 따라 심판의 대상이 된다. 인터넷 얼짱 출신 임지현씨가 운영하는 온라인쇼핑몰 임블리는 최근 고초를 겪었다. 임블리에서 판매한 호박즙에서 곰팡이가 발생해 고객 항의가 잇따랐지만 환불 등 초기 대응이 미흡해 고객들의 거센 항의가 쏟아진 것.

임씨는 뒤늦게 자신의 SNS와 임블리 쇼핑몰을 통해 고개를 숙였지만 이용자들은 하나둘 등을 돌렸고 임씨의 남편이 대표로 있는 모회사인 부건에프엔씨에도 불통이 튀었다.

임씨는 다른 온라인쇼핑몰보다 늦은 2013년 후발주자로 나섰음에도 소통을 앞세우며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미흡한 소통은 비난의 화살로 되돌아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 역시 평판에 발목이 잡혀 쇠락했다. MP그룹은 1990년 9월 설립한 이후 2009년 8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며 승승장구했다. 중국과 미국 등 해외시장에 진출하며 토종 피자 프랜차이즈를 대표하는 브랜드가 됐지만 설립자인 정우현 전 회장의 경비원 폭행사건이 터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게다가 2017년 7월에는 최대주주인 정 전 회장이 횡령혐의로 기소돼 회사가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됐고 현재까지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소비자들은 회사와 사회 발전을 등한시한 채 갑질을 일삼고 자신의 배만 불린 정 전 회장의 언행에 분노했고 미스터피자를 외면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MP그룹의 실적은 곤두박질쳐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세간의 시각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92호(2019년 5월14~2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창성 solrali@mt.co.kr

머니S에서 건설·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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