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라이벌에 1등 뺏긴 우유회사의 ‘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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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평판’은 기업과 개인의 생존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평판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탄탄한 앞길이 펼쳐질 수도, 고난과 역경을 맞을 수도 있다. 정보화시대의 도래는 평판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이 시각에도 수많은 이메일과 메시지가 오가며 온라인상에서 평판의 가치와 위력을 키운다. 지금 기업이나 당신에 대한 여론은 어떤가. <머니S>가 평판사회의 단면을 들춰봤다. <편집자주>

[‘평판’이 미래다-①] “당신은 어떤 사람입니까”

“돈은 잃어도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평판을 잃지 마십시오. 우리에겐 돈을 잃을 여유는 충분하지만 평판을 잃을 여유는 조금도 없습니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미국의 대학생들에게 종종 평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모든 것을 잃어도 평판을 잃어선 안된다”는 그의 말처럼 현대사회에서 평판은 개인, 조직, 국가의 근간이다.


평판은 1950년대 이후 경제학, 조직이론, 마케팅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연구된 대상이며 ‘사회적 동물’이라 일컬어지는 인간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예로부터 연약한 인간은 협력을 통해 가혹한 환경에서 살아남아 식량을 확보하고 후손을 남겼다. 다른 이들의 도움을 받기 위해 좋은 평판을 쌓아야 했고 이는 조직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여겨졌다.



개인과 기업이 원하는 것을 손에 넣기 위한 과정에서 평판은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좋은 평판을 지닌 이의 주변에는 항상 사람이 북적인다. 이들은 인맥을 활용해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고 빠르게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하다못해 온라인쇼핑몰도 사용자나 구매자의 평판이 좋으면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이처럼 평판은 개인은 물론 조직의 존재나 번영 그 이상의 것을 가져다준다. 반면 나쁜 평판은 개인이나 조직을 하루아침에 패망으로 이끌 수 있다.

◆공든 탑도 ‘와르르’

비즈니스업계에서 평판은 모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따르면 시장에서 주가를 좌우하는 요인 중 70~80%는 브랜드나 지식자본, 선의 등의 무형자산이다. 평판이 좋은 기업은 우수한 인재를 끌어들이고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얻으며 강력한 시장점유율로 수익의 선순환을 구축한다.

하지만 평판이 좋지 않은 기업은 인재채용, 제품판매 등 기업경영 전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남양유업의 사례다.

2013년 남양유업은 일명 ‘대리점 갑질’로 사회의 공분을 샀다. 대리점에서 주문하지도 않은 제품을 강제로 할당하고 이를 판매하도록 강요하는 과정에서 남양유업의 직원이 영업사원에게 막말과 욕설을 퍼부었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남양유업 불매운동이 벌어졌고 여파는 컸다. 무엇보다 남양유업의 미온적인 대응이 화를 키웠다. 당시 남양유업은 ‘직원의 개인적인 일탈행위’라고 선을 그었지만 분위기는 가라앉지 않았다.



남양유업이 수십년 동안 쌓아올린 평판을 잃은 대가는 컸다. 50년 라이벌 매일유업에 매출 우위를 내줬다. 지난해 남양유업이 기록한 매출은 1조797억원으로 대리점 갑질사건이 알려지기 직전인 2012년 1조3650억원보다 2900억원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매일유업의 매출은 1조723억원에서 1조3006억원으로 크게 늘어 남양유업을 눌렀다. 남양유업은 연간 1000억원의 광고홍보비용을 투입했지만 망가진 평판 앞에서는 힘을 잃었다.

이 밖에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사건, 딥워터 호라이즌의 기름 유출사태, 임블리 곰팡이 음료사건 등은 평판을 잃는 게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의식하지 말라” 역설도

최근에는 인터넷,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마트기기의 발달로 좋은 평판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기본적으로 평판은 개인 또는 기업이 공동체에 속했을 때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과거에는 공동체에서 자신의 평판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야반도주하거나 이사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전세계가 네트워크로 묶이면서 부정적인 평판을 피해 도망칠 곳이 없어졌다.

지난달 말 인포그래픽 사이트 비주얼캐피털리스트에 따르면 전세계 인구가 1분 동안 주고받은 이메일은 1억8800만건에 달하며 유튜브 동영상 재생 건수는 450만건이었다. 페이스북메신저, 위챗 등에서 오가는 메시지 전송량은 분당 4160만건에 달했고 1분에 100만명의 사람이 페이스북에 로그인해 정보를 공유했다.

기술의 발전으로 방대한 양의 정보가 공유되면서 온라인 세상을 통한 평판의 가치와 위력이 크게 증가했다. 과거에는 잘못과 실수를 하더라도 시간이 흐르면 잊혔지만 이제는 온라인상에 기록돼 영원히 남기 때문이다.

아울러 관계와 협력을 중시하는 ‘위 제너레이션’(WE Generation)의 등장도 기업의 평판관리를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만들었다. 이 젊은세대는 SNS, 인터넷커뮤니티 등으로 무장한 채 소비시장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이들은 제품과 무관하게 기업의 긍정·부정적인 평판을 공유하며 매출과 주가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그렇다면 평판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한 평판관리 전문가는 “역설적이겠지만 평판관리는 타인과 여론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주변과 이해관계자를 정당하게 대우하고 사회에 책임을 지는 자발적인 자세가 요구된다”며 “자신과 조직이 지닌 브랜드의 포지셔닝을 제대로 분석하고 독특한 재능과 기술, 능력을 알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평판으로 인한 위기와 기회는 동전의 앞뒤처럼 공존한다”며 “이 점도 고려해 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항상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92호(2019년 5월14~2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흥순 soonn@mt.co.kr

<머니S> 산업1팀 IT담당 박흥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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