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공장 폐쇄 1년, 한국지엠의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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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군산공장. /사진=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지엠(GM) 사태의 시발점인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폐쇄된 지 약 1년이 됐다. 회사 입장에서는 수년간 20%대 가동률을 보이는 공장을 가만히 놔둘 수 없는 노릇이었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지만 후폭풍은 거셌다. 그새 소비자의 마음이 돌아선 것.

국내 공장 하나가 문을 닫은 것이 소비자 신뢰도 추락으로 이어졌다고 단정할 수 없지만 어느 정도 연관된 것은 부인하기 힘들다. 군산공장 폐쇄 후 1년, 등돌린 소비자들의 신뢰는 얼마나 회복됐을까.

◆무너진 신뢰… 그 이후

지난해 한국지엠에 대한 소비자들의 이미지는 언제 사업을 접고 한국을 떠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었다. 이미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쉐보레 유럽철수, 오펠 등 유럽 자회사 매각, 인도 및 남아프리카공화국 시장 철수 등 꾸준히 사업규모를 줄여왔다. 이 같은 철수에 대한 불안감은 장기간 지속된 적자, 대규모 희망퇴직, 만료된 비토권(거부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공교롭게도 구조조정 계획 발표 후 한국지엠의 내수판매량은 급감하기 시작했다.

물론 한국지엠의 대규모 구조조정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지난해 구조조정 계획 발표 당시 한국시장에서만 3년(2014~2016년) 연속 적자였고 군산공장의 가동률은 수년간 20%대에 머물다 지난해 초에는 10%대까지 떨어졌다.

이후 약 4개월간의 홍역을 앓은 한국지엠은 한국 정부의 구원으로 기사회생했다.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약 8000억원을 투입해 경영정상화를 지원하기로 했고 GM도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렀다. 기존 대출자금 3조원의 출자전환 및 총 7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약속했다.


한국GM. /사진=뉴스1 신웅수 기자


이후 SUV 및 CUV 타입 등 신차 2종의 유치, GM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 국내 설립, 연구개발(R&D) 전담 신설법인 설립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특히 한국에 GM 아태지역본부를 설립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해 5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체결한 정부와의 약속을 이행한 것이다. 아태지역본부는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지역을 관할한다.

재무제표도 개선되고 있다. 한국지엠이 공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영업손실은 61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000억원 감소했다. 순손실도 859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약 8000억원 줄었다. 구조조정에 따른 위로금 등 일회성 비용(약 6000억원)을 제외하면 순손실 규모가 2000억원대로 줄어든 것이다.

내수시장 판매회복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철수설이 돌며 판매량이 급감했지만 최근 두달간의 실적은 나쁘지 않다. 지난달 내수실적은 6433대로 전년 동월 대비 약 20% 늘었고 지난 3월에는 6420대를 팔아 전년 동월 대비 2.4% 증가했다. 큰 성과는 아니지만 점진적인 회복세다.

◆가격인하 등 고객신뢰 회복 박차

한국지엠은 내년 상반기 중으로 차세대 준중형SUV를 선보일 계획이며 이미 생산라인 개편 작업에 들어갔다. 신차가 없어 신뢰회복을 체감하기는 쉽지 않지만 기존 주력 모델인 스파크, 말리부, 트랙스 등의 선전으로 버티고 있다.

지난해는 신차 이쿼녹스가 있었지만 수입모델이기 때문에 반향이 크지 않았다. 신차가 없다면 고객혜택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결국 한국지엠은 고객신뢰 회복의 일환으로 연초부터 새로운 가격정책을 실시했다. 그동안 고가라는 소비자들의 지적을 수용해 최대 300만원에 달하는 가격인하 카드를 꺼내들었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쉐보레는 고객을 최우선 순위에 둔다”며 “쉐보레 제품 구입을 희망하는 고객은 새로운 가격 정책과 강력한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선수금 없는 무이자 할부 프로모션까지 실시해 주력 차종 구매고객에 대한 혜택을 강화했다. 이외에도 사회복지법인인 한국지엠한마음재단을 통해 소외계층 및 범죄 피해자 지원 등 사회공헌활동에 적극적이다.

◆‘내년 출시’ SUV, 진짜 첫 성적표

한국지엠에 대한 신뢰회복을 체감할 수 있는 객관적 지표는 차세대 준중형SUV의 판매실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엠은 내년 상반기 중으로 차세대 준중형SUV를 출시한다고 밝혔고 올해 연말부터는 인천 부평공장에서 시범생산에 돌입한다.

이미 부평 1, 2공장의 라인정비 작업이 진행 중이며 1공장에서는 차세대 준중형SUV를, 2공장에서는 소형SUV 트랙스가 생산된다. 이는 가동률이 저조한 2공장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고 현재 1교대제로 전환된 2공장의 2교대제 전환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준중형SUV는 한국지엠이 완전히 새롭게 선보이는 신차다. 지난해 이쿼녹스를 선보였고 올해 가을 트래버스, 콜로라도를 도입할 예정이지만 이는 모두 수입차다. 신차의 국내 판매량이 그동안 잃은 고객신뢰의 회복을 나타내는 척도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지엠의 실추된 이미지가 1~2년 만에 회복되진 않겠지만 소비자들의 머릿속에서 ‘언제든 철수할 수 있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지우는 것이 우선”이라며 “사회공헌활동, 브랜드 마케팅 등을 지속해 장기적으로 이를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한 모습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장은 신차가 없기 때문에 내년에 국내서 양산될 첫차가 신뢰회복에 나선 한국지엠에 대한 소비자들의 속마음을 체감할 수 있는 첫 테스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92호(2019년 5월14~2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지완 lee88@mt.co.kr

머니S 산업2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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