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 가치주펀드, 못 믿겠다면 ‘바벨’ 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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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올해 가치주펀드가 7~8%대 수익률을 기록 중인 가운데 최근들어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종목분석에 강점이 있는 가치주펀드의 자금이 빠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여전히 일각에서는 올 하반기에도 가치주펀드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수익률 선방… 환매 쇄도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의 가치주펀드(3일 기준, 103개)는 올해 7.7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39%에 불과했던 수익률보다 크게 개선된 모습이다.

자산운용사별로 가장 선방한 가치주펀드는 ABL글로벌자산운용의 ‘ABL중국가치주증권자투자신탁[주식]ClassC(F)’로 26.5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펀드는 중국, 홍콩, 미국에 상장된 중국회사나 중국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해외기업(한국포함)에 주로 투자하는 모투자신탁이 주된 투자대상으로 중국 주식시장 상승에 따른 수익을 추구한다. 주요 포트폴리오에는 ▲다코 뉴 에너지-미국예탁증권(Daqo New Energy Corp-ADR) ▲신이 솔라홀딩스(XINYI SOLAR HOLDINGS LTD) 등 해외주식이 81.54%로 대부분이며 ▲LG화학 ▲SK하이닉스 등 국내주식이 6.83%가량 차지하고 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한국투자퇴직연금롱텀밸류증권자투자신탁(주식)(C-e)’도 같은 기간 24.14%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이 펀드 역시 모자형 펀드로 중장기적으로 국내에 상장된 저평가 주식을 발굴해 수익을 추구한다. 주요 포트폴리오는 ▲제우스 ▲오션브릿지 ▲호전실업 ▲동원시스템즈 등이며 포트폴리오 비중 상위 10개 종목에서 7개(혼합성장주 제외)가 가치주로 구성됐다.

수익률 호조에도 가치주펀드 전체 수탁고에서는 올 들어 3418억원, 6개월간 3899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개선된 수익률에 따른 환매요청 때문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시 반등과 맞물려 저평가된 가치주 종목 주가가 크게 올라 가치주 펀드 수익률이 회복됐다”며 “다만 수익률을 회복한 투자자들의 환매요청이 몰려 펀드 운용규모는 다소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중소형가치펀드 강세

자금이 비교적 많이 빠져나갔지만 하반기에도 가치주펀드의 강세가 예상되는 이유는 환경적 요인과 기업실적 하향조정, 주주환원정책 강화 등 가치주 매력을 높이는 여건이 갖춰졌기 때문이다.

한동안 글로벌 증시는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으로 대표되는 성장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4분기부터 증시는 미·중 무역분쟁 불확실성, 미 연방준비제도 금리인상 기조 유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유로존 정치적 이슈 등 악재가 겹치며 큰 폭으로 조정 받았다.

이후 성장주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가치주에 관심이 쏠렸다. 가치주는 안정적인 성장률을 유지하면서 낮은 밸류에이션, 즉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RBR)이 낮은 종목에 해당되며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고 재무안정성과 배당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이러한 가치주 투자전략은 주로 기업의 본질적 가치보다 저평가된 종목을 매입해 적정 가치까지 오르기를 기다렸다가 매도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올해에는 중소형가치주펀드에서 이러한 투자전략이 통했다. 연초 이후(3월29일 기준) 대형주를 제외한 중소형펀드에서 가치스타일 수익률이 성장스타일보다 상대적으로 좋았다.

국내 주식형 펀드 1분기 수익률을 살펴보면 ▲한국투자중소밸류증권자투자신탁(주식)(모) ▲한국투자롱텀밸류증권자투자신탁 1(주식)(모) ▲KB중소형주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운용) ▲프랭클린베스트초이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 ▲한국투자중소성장증권투자신탁 1(주식)(모) ▲프랭클린그로스증권투자신탁(주식) 5 등 중소형가치스타일이 상위권을 대부분 차지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중소형스타일 성과가 비교적 좋았기 때문에 1분기 중소형 가치주펀드 성과가 우수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치주펀드 전망 “맑음”

상장기업 이익 추정치에 관한 하향조정이 지속된 점도 가치주 강세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추정치에 대한 신뢰 감소로 투자자들이 미래 이익추정치보다는 실제 재무제표에 표기된 숫자에 가중치를 둘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이익추정치가 하향 조정된 상장사들 가운데 실적이 우려보다 크게 둔화되지 않은 기업들이 많았다”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펀더멘털이 부각된 가치주를 담은 펀드가 호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봤다.

최근 사회책임투자 활성화로 배당 확대 또는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정책이 강화됐다. 이러한 주주환원정책의 변화는 배당수익률이 높은 포트폴리오를 가진 가치주펀드의 전망을 밝게 한다. 가치주는 미래 수익보다 현재 수익에 대한 기대감이 높고 배당성향이 강한 종목이 많기 때문이다.

또 한쪽에 치우친 투자보다 가치주와 성장주를 고루 담은 펀드도 주목할 만하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은 “경기둔화 우려와 부양에 대한 기대가 혼조된 상황”이라며 “가치주와 성장주에 동시에 투자하는 바벨전략(Barbell Maturity)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경제상황과 투자성향, 펀드 운용전략을 고려해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광영 애널리스트는 “펀드마다 운용전략 차이와 다양한 특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경제 펀더멘털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기 동향, 정부정책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각 펀드의 운용철학, 운용전략, 포트폴리오 및 자산배분 현황 등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권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92호(2019년 5월14~2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홍승우 hongkey86@mt.co.kr

머니S 증권팀 홍승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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