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키워드로 정리한 성공식당의 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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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외식경영에서는 지금까지 현장에서 수많은 식당 창업자 또는 외식업 경영자와 상담하고, 그들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다뤘다. 그 과정에서 필자는 반복되는 성공과 실패의 패턴을 발견할 수 있었다. 빈도수가 높은 이 사례들을 몇 가지 키워드로 일반화·유형화해봤다. 이번 호에는 그 가운데 일부를 먼저 소개한다.

Keyword 01> 보수성

국내 소비자는 나이를 불문하고 식성에서 보수적 경향을 띈다. 물론 새로운 음식에 대한 호기심이나 니즈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긴 사이클로 보면 본래의 입맛으로 회귀하려는 흐름이 감지된다. 치킨만 해도 그렇다. 오븐치킨이나 각종 양념치킨들이 유행을 따라 잠시 우세를 보이다가 차츰 줄어들고 있다. 결국 튀긴 음식인 프라이드치킨이 다시 회귀했다.
월간외식경영 제공

중산층 지역인 경기 판교 유명 백화점 식당가에서 가장 장사가 잘 되는 곳은 중식당 <신승반점>이다. 최신 유행음식을 파는 식당들을 따돌리고 노포 중식당이 매출과 손님 수에서 압도적 1위다. 그리고 그 많은 손님이 먹고자 하는 음식은 짜장면(유니짜장)과 탕수육이다. 

한 때 중상 가격대 프랜차이즈 아이템이었던 베트남 쌀국수 또한 엄청난 확산력을 보였으나 지금은 차분해졌다. 번쩍번쩍하는 새롭고 희귀한 음식이 성공하기엔 한국사람 입맛이 기본적으로 보수적인 것은 분명하다.

Keyword 02> 유기성

메뉴를 짤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유기성이다. 메뉴들 사이에는 연관성과 동질성이 있어야 한다. 그러면서 부족한 점을 서로 보완하는 관계에 있어야 한다. 뒤집어 말하면 전혀 생뚱맞은 메뉴가 있으면 안 된다는 얘기다. 마치 정조준하지 않고 아무렇게나 쏜 총알의 표적지처럼 메뉴 간 유기성이 떨어져서는 안 된다. 

메뉴 간 유기성이 떨어지면 고객 신뢰도가 떨어진다. 짜장면·짬뽕 전문점의 평양냉면, 감자탕 집의 주꾸미에 대해 손님들은 그다지 기대하지 않는다. 설사 평양냉면과 주꾸미의 맛이나 수준이 엄청 높더라도 손님들은 미덥지 않다. 주문할 확률도 낮다. 장사가 잘 안 돼서 혹은 손님이 찾는다고 하나 둘 늘린 메뉴들이 대개 이런 식이다. 

코다리 전문점에서 황태 해장국이나 코다리회냉면, 코다리회냉면 막국수 등을 추가하는 건 좋다. 겨울에 동태찌개를 팔아도 괜찮다. 명태라는 연결고리로 서로 유기성 있는 메뉴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강원도라는 키워드로도 묶을 수 있는 메뉴들이다.

Keyword 03> 태도

음식 수준과 함께 식당 종사자의 태도는 손님이 재방문 여부를 결정할 때 중요한 준거가 된다. 회사 근처에서 모처럼 손맛 좋은 식당을 발견했다. 저녁에는 다소 무거운 가격의 해산물 음식을 파는 식당이다. 반찬이 입에 맞아 점심에 몇 번 갔는데 문제는 주인의 태도다. 

뭘 물어봐도 대답을 하지 않는다. 뚱한 표정으로 말이 없다. 앞으로도 그 식당을 계속 이용할지 의문이다. 반면, 벤치마킹을 갔던 경북 예천의 한 식당 주인 태도는 달랐다. 하필 한창 바쁜 점심시간에 당도했다. 우리가 먼저 나온 음식을 사진 찍고 있을 때 주인이 음식을 마저 가져왔다. 

주인은 음식을 든 채 짜증내지 않고 촬영이 끝나길 기다렸다. 장사가 잘 되는 대박집 주인이지만 볼 때마다 늘 겸손하고 친절하다. 두 집 모두 맛 집인데 주인의 태도는 확연히 다르다. 이제 욕쟁이 할머니에게 환호하던 시대는 갔다.

Keyword 04> 무주공산

몇몇 고수급 외식업경영자들 사이에 ‘아무개가 이번에 무주공산에 입성했다’는 말을 가끔 주고받는다. 주인 없는 빈산은 먼저 깃발 꽂는 사람이 임자다. 서울 삼각지의 고깃집 <몽탄>은 참신한 기획과 디자인, 마케팅으로 순식간에 대박집 반열에 올랐다. 삼각지는 구도심지여서 노포 위주의 허름한 가게들이 대부분이다. 

월간외식경영 제공

그동안 세련된 형태의 고깃집은 없었다. 이런 상권에 럭셔리한 고깃집이 등장하자 쉽게 사람들 눈에 띈 것. 만약 이 집이 강남의 선릉이나 교대에 같은 모습으로 개업했다면 지금 같은 독점적 지위는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

사무실 밀집지역도 주택가도 아닌 애매한 상권이었던 서울 신사동에서 대박을 터트린 중식당 <송쉐프>, 막국수 집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던 부산에서 막국수로 성공한 <주문진막국수>, 경기도 오산의 벌판에 세운 신축 건물에 들어가 엄청난 성공을 거둔 <짬뽕지존>, 이들은 모두 공통점이 있다. 특정 상권 내에서 아예 없거나 지지부진한 아이템을 양질의 상품력과 기획력으로 무장해 입성한 식당들이다. 

내가 18년째 살고 있는 경기도 분당 수지 지역에는 나의 단골 중식당이 없다. 중화요리를 먹을 때면 서울이나 인근 지역으로 간다. 중산층 눈높이에 맞는 중식당이 아직 무주공산이다. 누군가 먼저 괜찮은 중식으로 깃발을 꽂는다면 오래 번창할 듯하다.

Keyword 05> 해석

사실 이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해석은 기존 지식들을 분석해 새로운 상위 지식을 도출해내는 추론 과정이다. 다시 말해 행간을 파악하는 능력이다. 남보다 앞서려면 이런 능력이 필요하다. 우리가 책을 읽고 벤치마킹을 다니는 것은 정보와 지식을 얻고자 함이다. 애써 모은 정보와 지식을 저장만 해놓고 해석하지 않으면 낭비다. 

물론 그 자체로 의미나 가치를 지닌 개별 지식과 정보도 없지 않다. 그런데 개별 정보와 지식들을 모았을 때 일정한 방향성을 띄는 경우가 있다. 정보와 지식들이 일제히 가리키는 곳에 또 하나의 상위 지식이 존재한다. 그 지식을 먼저 알아차리는 사람이 진짜 승자가 된다. 

경북 <영양숯불갈비>는 한우를 야키니쿠처럼 즉석양념해 직화로 구워낸 ‘갈비살양념구이’가 유명하다. 양념육의 특징은 고기 색깔이 살아 있고, 양념 맛이 진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 집은 영천과 경주에 가게가 있다. 영천점 카운터에서 물었더니 양념육보다 생고기가 많이 팔린다고 했다. 

영천점은 생고기가, 경주점은 양념육이 훨씬 더 많이 팔린다. 경주점은 그 지역 내 매출이 가장 높은 고깃집이다. 외지인의 힘이다. 얼마 전한 블로거가 <영양숯불갈비> 스타일의 서울 소재 고깃집을 올렸다. 그 집은 메뉴판의 양념육에 ‘경주식’이라는 타이틀을 붙였다. 경주는 외국인과 관광객이 많이 오는 곳이다. 

위 지식과 정보들을 모아보면 ‘외국인과 젊은 고객은 대체로 양념육을 선호한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만일 서울 명동과 종로 등 사대문 안에 어떤 콘셉트의 고깃집을 낼 것인지 고민하는 사람을 만난다면 나는 이렇게 조언해줄 것이다. “외국인과 젊은이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므로 그들을 타깃으로 야키니쿠식 즉석양념육을 해보라”고. 

역시 해석을 하려면 풍부한 관련 지식과 정보가 전제되어야 한다. 정보가 많을 수록 해석의 결과가 더 정확하고 선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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