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부천 대장, 변두리 논바닥이 ‘금싸라기’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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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추가지정 후폭풍-하] 현지 주민들 ‘기대반 우려반’

수도권 3기신도시로 지정된 부천 대장지구가 시끄럽다. 대장지구는 부천시내 중심에서도 꽤 거리가 떨어진 외곽지역이라 그동안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서울 경계에 위치한 이 지역에 조만간 신도시가 들어설 것으로 전해지면서 벌써부터 개발호재 기대감이 커졌다.

일단 부천 대장지구 일대 주민들은 “살다보니 이런 날도 온다”며 대체로 신도시 개발을 반기는 분위기다.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소사-대곡선 호재까지 더해져 지역 내 환경이 달라질 것이란 기대감으로 충만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부천의 마지막 남은 들녘이 사라질 것이라며 정부 개발 정책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온다. 인근 인천 계양지구와 검단신도시 일부 주민들의 반발도 커 개발 내내 잡음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가 신도시 개발 계획을 발표한 부천 대장지구의 미래는 어떻게 흘러갈까.


◆서울과 맞닿은 최적의 입지

대장지구는 부천 내에서도 유일하게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은 땅이다. 사방은 온통 논바닥이고 비포장도로가 즐비해 차를 몰고 이곳에 오려면 고달프다. 대중교통도 배차간격이 20~30분으로 길다. 광역버스와 마을버스를 갈아타도 15분 이상 걸어야 하니 수도권인가 싶기도 하다.

최근 대장지구를 방문할 때는 지하철과 광역버스를 이용했다. 광화문역에서 5호선을 타고 화곡역까지 이동한 다음 버스로 환승해 이곳에 도착했다. 환승시간까지 포함해 총 50분이 걸렸다. 차를 몰고 가지 않으면 대중교통을 이용해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만큼 대장지구는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외진 곳이다.

버스에서 내린 곳은 서울 화곡동과 인천 작전동. 부천 오정동 등을 연결하는 봉오대로 한복판이다. 봉오대로 북쪽 건너편에는 한 반도체기업이 있다. 건너편인 남쪽 방향으로는 임대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대장지구까지는 도보로 10분이 더 걸렸다. 그나마 반도체기업이 있는 앞길은 포장 도로여서 걷기에 편했지만 이후부터는 질퍽한 비포장도로가 이어졌다.

걷는 내내 길 양쪽으로 보이는 것은 높은 송전탑과 넓게 펼쳐진 논, 그리고 물줄기를 대는 하천이 전부였다.

TV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마지막회에서 주인공 ‘덕선이’가 이사를 갔던 경기도 판교의 2019년 실사판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에서는 이삿짐 트럭 운전사가 “그런 시골동네는 대체 왜 가냐”고 의아해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이곳을 찾은 기자의 마음도 비슷했다.

대장지구는 그동안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아 넓은 들녘이 예전 모습 그대로였지만 개발을 앞둔 대상지라 생각하니 입지는 딱이었다. 위치상 부천 최북단에 있는 이곳은 동쪽으로 서울 강서구, 서쪽은 앞서 3기신도시로 지정된 인천 계양지구와 붙어 있다. 최근 정부의 3기신도시 발표 때 광역 교통망 개발 계획이 포함된 만큼 개발 완료 시 현재의 불편한 교통 접근성은 충분히 개선될 것 같다.

인근에는 반도체기업을 비롯해 금속 관련 업종이 주를 이룬 오정산업단지와 임대아파트단지, 노후 주택가 등이 있어 상주인구가 풍부하지만 유동인구는 거의 없다. 부천 대장지구 일대는 아직까지는 그저 도심 외곽에 자리한 시골이었다.



◆겹호재에 들썩이는 황금벌판

수도권의 황금벌판에 3기신도시를 짓겠다는 정부 발표에 오정동·원종동 등 대장지구 인근 지역 주민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오정동 주민 A씨는 “오래 살고 보니 이런 촌구석에도 볕들 날이 온다”며 “조용했던 동네가 앞으로 크게 시끄러워 지겠네”라며 웃음지었다.

인근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장지구 일대는 서울 접경지역이라 충분한 미래가치가 보장된다”며 “또 다른 3기신도시인 계양지구와도 붙어 있어 개발 시너지가 상당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부천시 소사와 고양시 대곡을 잇는 소사-대곡선 전철 공사도 진행 중이라 겹호재 기대감을 키운다. 그동안 서울 접근성뿐만 아니라 수도권 남북으로의 접근성도 떨어졌지만 소사-대곡선에 3기신도시 개발을 통한 각종 광역 교통망 호재가 더해지면 대장지구의 가치는 더 뛸 것으로 예상된다.

원종동 주민 C씨는 “서울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이 있음에도 대중교통 여건이 제한적이라 접근성이 크게 떨어져 불편했고 노후주택이 밀집해 재개발을 손꼽아 기다렸다”며 “정부 주도의 신도시 개발 계획이 발표된 만큼 속도감 있고 내실 있는 개발이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개발에 회의적인 목소리도 있다. 부천 대장지구의 넓은 들녘이 충분한 보호 가치가 있다는 환경단체의 반대가 만만찮다. 앞서 3기신도시로 지정된 바로 옆 인천 계양지구와 더 안쪽에 자리한 2기신도시인 검단신도시가 지리적으로 대장지구보다 서울과 더 먼 탓에 이에 따른 반발도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오정동에서 40년 동안 거주했다는 주민 D씨는 “원래 살던 대로 농사짓고 조용히 살고 싶다는 주민도 많을 것”이라며 “정부의 개발은 무조건 첨단만 부르짖는데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자연을 보호하는 개발은 왜 제시하지 못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민 E씨는 “어찌 보면 그동안 조용히 잘 살던 사람이 정부의 대규모 개발 계획에 밀려 터무니없는 보상가격에 터전을 내줘야 할 처지가 될지도 모른다”며 “게다가 인근 지역에서는 벌써부터 개발 반대를 외치고 있어 이러다 개발이 지연되면 주민들만 피해를 입는다”고 우려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93호(2019년 5월21~2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창성 solrali@mt.co.kr

머니S에서 건설·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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