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게임 끝, ‘투자판’ 펼치는 증권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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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금융투자협회 황소상의 모습. /사진=뉴시스 DB


증권사들이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해 분주하다. 신한금융지주가 자회사 신한금융투자를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키우기 위해 증자를 결정했고 KB증권도 어렵사리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를 받는 등 증권업계가 변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

신한금투의 증자가 완료되면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에 이어 6번째 초대형 IB로 거듭나는 것은 물론 자본시장법상 단기금융업 진출도 가능해진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에 이어 3호 발행어음 사업자가 된 KB증권은 다음달부터 선발주자들과의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할 계획이다.

반면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은 2017년 11월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초대형 IB로 지정됐지만 단기금융업 인가 심사는 보류된 상태다. 하나금융투자는 초대형 IB 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시점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판 커진 초대형 IB… 신한금투·KB증권 ‘광폭행보’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10일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신한금투에 6600억원을 출자하기로 의결했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IB로 키우기 위한 결정이다.

출자재원은 신한금융지주의 내부 유보자금과 2000억원 규모의 원화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충당할 예정이다. 증자가 끝나면 신한금투는 지난해 기준 자기자본 3조3640억원에서 4조원을 넘겨 초대형 IB로 거듭나게 된다.

이후 신한금투는 단기금융업까지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원회로부터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으면 자기자본의 200% 한도 내에서 만기 1년 이내의 발행어음을 발행할 수 있다.

앞서 지난 8일에 열린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제9차 정례회의에서 KB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를 결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KB증권은 2년간의 기다림 끝에 발행어음 시장 진출권을 따냈다.

KB증권은 옛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이 합병해 2017년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IB로 출범했다. 그해 7월 금융당국에 사업 인가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현대증권 시절 자전거래로 영업정지를 받은 전력이 문제가 되면서 지난해 1월 인가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지난해 5월 제재 효력이 끝났지만 같은해 발생한 직원 횡령 사건이 발목을 잡았다. 결국 KB증권은 사업 인가 재신청을 지난해 12월로 연기했다. 이후 다시 발행어음사업에 재도전해 올해 3월부터 금융감독원에서 실사를 진행해 왔다.

이번 KB증권 단기금융업 심사에서는 국민은행의 채용 비리 논란이 쟁점이 됐으나 증선위는 자본시장법시행규칙상 심사중단 사유로 보지 않았다.

이처럼 발행어음 인가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이 걸림에도 증권사들이 이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이유는 간명하다. 발행어음 사업자는 은행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시해 투자자금을 확보한다. 이렇게 마련된 단기자금을 기업에 빌려줘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대출, 비상장 지분투자 등 기업금융에 활용할 자금조달이 상대적으로 쉽고 발행어음 조달자금으로 취득한 자산은 레버리지 규제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미래·삼성 ‘급제동’… 하나금투 ‘글쎄’

인가 절차를 전면 중단한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은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발행어음 관련 업무 준비는 끝났지만 인가 심사가 보류된 상태다.

미래에셋대우는 5월3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로부터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발행어음 사업 인가 신청이 어려운 상황이다. 결과가 언제 나올지도 미지수다.

삼성증권은 대주주인 이재용 부회장의 대법원판결과 배당사고로 초대형 IB 인가를 받은 증권사 중 발행어음 진출이 가장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부회장이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더라도 배당사고 제재로 2021년까지 신규사업이 금지된다.

신한금투까지 초대형 IB 대열에 동참하면서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초대형 IB가 없는 하나금융투자가 합류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하나금투에게 두차례에 걸쳐 총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을 확보했다.

하지만 하나금투는 초대형 IB 대열 합류를 두고 서두르지 않을 방침이다. 하나금투는 지난해 대규모 출자를 진행한 만큼 올해 추가로 출자하는 게 시기적으로 이르다고 설명한다.

하나금투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초대형 IB로 가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으나 지난해 대규모 증자(1조2000억원)를 한지 반년이 채 지나지 않았다”며 “지금 당장 증자를 논하기는 시기가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자본을 3조원까지는 늘린 상황에서 실적이 3조원대에 안착하면 그때 가서 증자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지금 상황에서 증자 시기를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93호(2019년 5월21~2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류은혁 ehryu@mt.co.kr

머니S 류은혁 기자입니다. 이면의 핵심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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