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덕·마세권… ‘마라탕’ 안 먹었음 말을 마라?

 
 
기사공유

서울 강남에 위치한 마라탕집. /사진=류은혁 기자

“눈 오는 날엔 치맥(치킨에 맥주)인데…”


2014년 중국에서 인기를 끈 한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여주인공 전지현(천송이 역)이 한 대사다. 이 대사 한마디가 당시 중국대륙에 ‘치맥 열풍’을 불러왔던 것처럼 최근 국내에서는 ‘중국 현지 음식’이 대세다.

2017년 중국을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베이징대학교 연설에서 “요즘 한국에서는 양꼬치와 칭따오 맥주가 인기고 중국의 쓰촨요리 마라탕이 새로운 유행”이라고 언급했을 정도다. 실제로 거리에 나가보면 짜장면, 짬뽕, 탕수육에만 머물던 중식문화가 양꼬치, 마라탕 등 현지 음식으로 바뀌는 추세다.

2010년 서울 대림점을 시작으로 마라탕·마라샹궈 프랜차이즈사업에 뛰어든 라화쿵부는 전국에 60개 이상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 탕화쿵푸, 피슈마라홍탕, 하오판다 등의 프랜차이즈가 생겨났다.

서울 강남대로 인근에 위치한 마라탕집 입구. /사진=류은혁 기자

◆마세권·마라위크, 한국은 ‘마라시대’

지난 14일 서울 한복판에서 만난 한 중국관광객은 마라탕·양꼬치집 간판을 보고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쉬위에량씨(45)는 “마라탕과 양꼬치는 중국 현지에서도 대중음식에 속한다”면서 “한국에서 중국요리가 인기인 것을 보니 나름 뿌듯하다”고 말했다.

몇년 전만 해도 국내에서 마라탕과 양꼬치는 생소한 음식 중 하나였다. 중국인 밀집지역인 서울 대림동, 건대입구역 근처에 가야 볼 수 있던 마라탕·양꼬치 등의 중식당은 이제 광화문·여의도·강남역 등 번화가에서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마라 열풍은 신조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는 ‘마세권’(마라탕 음식점과 역세권이 합쳐진 말), ‘마라위크’(마라 요리를 먹는 주간), ‘마덕’(마라 덕후) 등의 단어가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매주 최소 한번 이상 마라탕집을 찾는 이정훈씨(29)는 “5년 전 중국에 놀러갔을 때 마라탕을 처음 접했다”면서 “과거에는 마라탕을 먹기 위해 대림동 등 차이나타운을 찾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지금은 지역 골목마다 마라탕집이 자리를 잡고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마라탕의 대표적인 향신료인 마라는 산초나무 열매인 화자오와 마른고추를 기름에 넣고 몇달간 발효시킨 것이다. 한자로 마(麻)는 마비, 라(辣)는 맵다는 뜻으로 ‘얼얼한 매운 맛’을 의미한다.

중국 현지에서 마라탕은 장강(长江)의 해안으로부터 기원된 것으로 전해진다. 처음엔 뱃사람들이 물동이로 강물을 몇바가지 뜬 후 항아리에 끓여먹는 데서 마라탕 요리법이 유래했다.

이들은 항아리에 야채를 넣고 채소가 없으면 현지에서 재료를 구해 먹기 시작했다. 이후 부두 상인들이 마라탕 장사를 하면서 점차 강변에서 육지로 퍼졌다. 반면 양꼬치는 기마민족과 유목민족이 양고기를 간편하게 즐기기 위해 쇠꼬챙이를 사용해 먹던 것에서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양꼬치가 대중음식으로 자리잡은 것은 서북지방인 신장 위구르자치구 위구르족 때문이다. 양꼬치를 즐겨먹는 위구르족이 생계를 위해 중국 전역으로 뻗어나가면서 양꼬치 음식문화가 같이 전파된 것. 양꼬치에 곁들여 먹는 쯔란(孜然)도 위구르족이 즐겨먹던 향신료다.

이처럼 마라탕과 양꼬치는 현지에서도 유래가 깊은 대중음식으로 유명하다. 퇴근길 지하철 앞이나 야시장에서 노상에 깔린 작은 테이블에 앉아 즐길 수 있는 국민음식이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마라팅집 대기줄 모습. /사진=류은혁 기자


◆뷔페식 마라탕… 칼로리·염분표시는?

양꼬치에 이어 마라탕·훠궈와 급격히 친해진 젊은층은 또 다른 중식을 찾고 있다. 마라샹궈·마라룽샤 등과 같은 생소한 음식들이다. 매운 국물뿐만 아니라 중식 특유의 튀기고 볶은 요리로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마라탕·마라샹궈의 가장 큰 특징은 채소와 면류, 두부, 완자 등 40여가지의 신선한 재료를 고객이 뷔페처럼 직접 고를 수 있는 점이다. 이들 요리는 식재료 무게로 가격을 매긴다.

일부 식당에서는 초보 마라탕 고객을 위해 추천 마라탕·마라샹궈 메뉴를 만들어 판매하기도 한다. 이 메뉴를 주문할 경우 직접 재료를 고르지 않아도 된다. 주인장이 직접 인기 있는 재료를 토대로 음식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마라탕과 칭다오 맥주. /사진=류은혁 기자


하지만 마라탕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고객들도 있다. 우후죽순으로 마라탕집이 생겨나고 있지만 마라탕이나 마라샹궈에 대한 염분이나 칼로리 등 알려진 것이 없다고 지적한다.

직장인 김정은씨(31)는 “마라탕이나 마라샹궈를 먹을 때마다 늘 궁금한 것이 있는데 바로 칼로리나 염분표시”라면서 “가끔 너무 짜거나 기름이 많은 것을 보면 건강에 해로운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마라탕 음식점은 사람들마다 고르는 재료가 다르기 때문에 칼로리나 염분표시가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서울에서 마라탕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사장은 칼로리나 염분표시와 관련해 “고객들이 고르는 재료나 양에 따라 칼로리나 성분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93호(2019년 5월21~2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류은혁 ehryu@mt.co.kr

머니S 류은혁 기자입니다. 이면의 핵심을 전달하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2060.69하락 17.2518:03 10/18
  • 코스닥 : 646.69하락 2.618:03 10/18
  • 원달러 : 1181.50하락 5.518:03 10/18
  • 두바이유 : 59.42하락 0.4918:03 10/18
  • 금 : 59.70상승 0.4718:03 10/18
  • image
  • image
  • image
  • image
  • image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