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투기판이 된 '서울 미계약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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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머니투데이
서울에서 부적격 당첨이 확인된 주상복합 1가구 분양에 4만7000명에 가까운 청약자가 몰려 '현금부자 로또' 논란이 다시 제기됐다. 약 2년 전 분양한 '공덕 SK 리더스뷰'다.

내년 8월 입주 예정인 공덕 SK 리더스뷰는 분양 당시에도 주변시세보다 낮은 분양가로 인해 차익이 기대되는 '로또'로 불렸다. 그런데 지난 2년 동안 서울 아파트값이 급등하고 특히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중 마포는 집값이 가장 많이 올라 5억원대 시세차익이 예상되자 1가구 모집에 4만6931명이 청약신청하는 기록을 냈다.

◆사전 무순위청약 없앤다고 로또 논란 사라질까

SK건설이 지난 15일 공덕 SK 리더스뷰 계약취소 가구의 공개추첨을 진행한 결과 48세 전모씨가 당첨됐다. 공덕 SK 리더스뷰의 계약취소 사실이 알려진 건 하루 전날인 14일. SK건설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인터넷청약을 진행했는데 오후 4시쯤 홈페이지 접속이 중단돼 청약시간을 6시30분으로 연장했다. 예비당첨자 상당수는 20~30대로 가장 나이가 어린 예비당첨자는 1990년생이었다.

청약을 신청한 김동욱씨(36세)는 "자금 마련이 안된 상황인데도 이런 기회는 다시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당첨자는 전생에 나라를 구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계약취소된 아파트는 102동 903호 전용면적 97㎡A타입이다. 발코니 확장비 1300만원, 시스템 에어컨 676만원, 중문 134만원 등을 포함해 총 분양가가 8억8240만원이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주변시세를 따져볼 때 프리미엄이 5억원 이상 붙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17년 5월 대비 올 4월까지 2년 동안 서울 집값 상승률은 ▲송파 16.47% ▲강동 13.85% ▲중구 13.01% ▲마포 12.68% 순으로 마포가 4위다. 지난달 거래된 '래미안 공덕3차'는 전용면적 59.97㎡가 9억3000만원, 지난 3월 84.98㎡는 11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번에 잔여물량으로 나온 공덕 SK 리더스뷰의 분양가 대비 약 5000만~2억6000만원 높은 시세다.

잔여물량 신청자격은 서울 거주의 만 19세 이상 세대주다. 청약통장이 없고 집이 여러채 있어도 청약이 가능한데 현재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40%로 규제돼 1순위청약 자격이 없는 현금부자들이 주로 나서는 분위기다. 이런 미계약분 추가청약이나 무순위청약은 이번 정부의 정책실패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가 무주택자 내집 마련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청약자격을 강화했지만 정작 대출규제 때문에 수억원의 현금부자가 아니면 청약이 힘든 게 현실이다.

일부 건설사는 1·2순위청약 전 '사전 무순위청약'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분양한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와 '방배그랑자이'는 사전 무순위청약에 각각 1만4000여명, 7000여명이 몰렸다. 과거에는 미분양이나 잔여물량을 계약하기 위해 밤새 줄서기와 대리 줄서기 등이 악용돼 불공정 논란이 일었다.

정부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터넷 청약시스템을 확대했지만 로또 논란이 여전하자 1·2순위 예비당첨자 비율을 전체 공급물량 대비 80%에서 500%로 늘리기로 했다. 사전 무순위청약을 없애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 분양시장에서 수억원의 분양가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실수요자보다 현금부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부동산투기를 막겠다던 정부가 결국은 로또아파트 투기를 부추기는 상황이 돼 정책실패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노향 merry@mt.co.kr  |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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