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진보적 럭셔리 '벤츠 EQC', 전기차 천국을 수놓다

 
 
기사공유


메르세데스-벤츠 EQC. /사진=오슬로(노르웨이) 정우룡 기자
노르웨이 하늘아래 독일 전차(電車) 달린다

루푸탄자 864편은 어느덧 북해의 스카게라크 해협을 지나고 있었다. 바이킹의 바다를 건너 노르웨이 땅이 보였고 먼 옛날 슬라브족의 마을들이 눈에 들어왔다. 메르세데스-벤츠(이하 벤츠)의 첫 순수전기차 ‘EQC’ 글로벌 시승회에 참석하기 위해 10여명의 기자와 관계자들이 오슬로 공항에 내렸다. 노르웨이에서 EQC400 글로벌 시승행사가 열린 것은 우연이 아니다. 노르웨이는 전기의 98% 이상을 수력발전에서 얻으며 석유로 번 돈을 국부펀드에 출연해 전기차에 지원하는 나라다. 

EQC는 지난해 9월 글로벌 시장에 처음 소개됐다. BMW(i3)와 재규어(I-페이스) 등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에 비해 출시가 늦은 만큼 차별화된 상품성과 완성도에 대한 기대치는 EQC 어깨를 무겁게 한다. 이를 의식했는지 벤츠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진행된 EQC 글로벌 시승회에 유독 많은 기자들을 초청했다.

오슬로에서 만난 주인공은 ‘EQC400 4매틱’이다. 벤츠가 선보인 ‘EQ 브랜드’ 내에서도 처음 판매되는 전기차다. 벤츠는 지난 2016년 파리모터쇼를 통해 전기차 및 친환경차 분야의 지능화된 전기 모빌리티 브랜드 ‘EQ’를 출범했다. 브랜드 출범과 함께 ‘컨셉트 EQ’도 내놨다. EQC는 이 콘셉트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양산버전으로 주요 디자인 특징을 물려받았다.

오슬로 공항으로 이동해 주차장 한편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스마트키를 받고 관계자의 현장 브리핑을 듣고 차에 올랐다. 시승은 회네포스 에어필드(Honefoss Airfield)까지 편도 약60km를 주행하고 활주로에서 'Safety'와 'Dynamic driving'을 체험하고 돌아오는 코스였다. 활주로 격납고에는 차체 내부 파워트레인, 엔진, 배터리 등이 전시돼 있었고 엔지니어들이 설명을 도왔다. 활주로에 마련된 드라이빙 코스와 안전 테스트 장비들은 북유럽의 강렬한 태양 아래서 빛나고 있었다.

Honefoss Airfield. /사진=오슬로(노르웨이) 정우룡 기자
◆진보적인 럭셔리 외관

전체적인 디자인은 컨셉트 EQ에 반영된 요소가 이어졌다. 알파벳 C를 통해 GLC와 동급 모델임을 확인할 수 있다. 실내 공간 역시 비슷하다. 내연기관 모델인 GLC와 큰 이질감은 없었다. BMW나 재규어는 새로운 차급에 가까운 모델을 첫 전기차로 내놨지만 벤츠는 기존 내연기관 모델과 비슷한 느낌으로 자연스러운 접근을 선택한 모습이다. 세계적인 SUV 선호 추세도 반영됐다. LED 주간주행등은 좌우를 연결하고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은 일체형으로 디자인해 남성미를 강조한다. 전기차지만 라디에이터 그릴을 크게 만들어 벤츠의 내연기관 모델을 계승했다. 루프와 이어지는 C필러 라인은 매끈하게 다듬어 스포티함을 강조했고 좌우가 이어진 테일램프는 앞면과 통일성을 이뤄 조화롭다. 블루 컬러 포인트가 추가된 휠 디자인은 벤츠 특유의 세련미가 구현됐다.
메르세데스-벤츠 EQC. /사진=벤츠코리아
◆“벤츠 살리면서 트렌드 담았다”

실내 디자인도 기존 내연기관 모델의 브랜드 구성을 따른다. 막상 타보면 이 차가 전기차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여서 운전자에게 친근함을 준다. 오직 ‘블루 컬러 라인’만이 이 차가 전기차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줄 정도다. 칼슨 어텔트(Carsten Ertelt·54) EQC 인테리어 디자인 총괄은 “모든 전기차가 쿨(Cool)하게 우주선처럼 생겨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약 130년 전통의 벤츠는 살리면서도 샘플하고 트렌디한 디자인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계기반과 센터디스플레이는 1개 디스플레이처럼 이어졌고 계기반은 내비게이션과 연동돼 운전자에게 주행가능거리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센터모니터를 통해 전기차 에너지 흐름도를 확인할 수 있고 주행상황에 따라 에너지 흐름을 보여준다. 

뒷좌석 공간도 GLC와 다르지 않다. 성인 남자가 앉아도 무릎 공간이 좁지 않다. 트렁크 공간은 내연기관 모델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전기모터 2개가 앞바퀴와 뒷바퀴에 장착돼 있고 배터리는 바닥에 탑재됐다. 효율적인 부품 배치로 실내 공간을 침해하지 않았다. 
메르세데스-벤츠 EQC. /사진=오슬로(노르웨이) 정우룡 기자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쏜다

시승을 위해 운전석에 앉았을 때 시동을 켰나? 라는 의문이 들었고, 액셀러레이트 페달에 발을 올렸을 때 편안하게 출발했고, 코너를 돌 때 부드러운 안정성을 느꼈다. 

오슬로 도심을 벗어나 Honefoss Airfield까지의 도로는 일반 도로와 고속도로가 섞여 있었다. 노르웨이 고속도로는 시속 80km로 제한돼 드라이빙 성능을 느끼기엔 부족했지만 곧 도착한 활주로에서 이 차의 역동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터페이스는 직관적이다. 메뉴가 온통 영어였지만 조작방법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다만 음성인식 완성도는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벤츠 엔지니어가 여러차례 말해야 세팅이 됐다. 내비게이션은 반응이 느려 길을 잃기 쉬웠다. 국내 출시 모델은 개선이 필요하다.
메르세데스-벤츠 EQC. /사진=벤츠코리아
주행시 전기 에너지 흐름이 한눈에 보였고 패들을 이용해 에너지 회생 수준을 조절할 수 있었다. ‘D--’ 모드로 주행하면 에너지 회생 제동이 충분해 한개의 페달로 주행이 가능했다. 차에 적용된 MBUX(Mercedes-Benz User Experience) 음성인식은 국내 출시 모델도 가능하나 일부 기능은 제한될 수 있다고 벤츠 관계자는 설명했다. 

풀타임 4륜구동으로 전력 소비를 줄이고 앞 차축과 뒤 차축을 각각 다른 특성으로 구성해 퍼포먼스를 향상시켰다. 앞 차축은 중·저부하 범위에서 최적화됐고 뒤 차축은 다이내믹 주행의 역동성을 담당한다. 최고출력 408마력(300kW), 최대토크 78.0kg.m(765 Nm)을 발휘하며 제로백은 5.1초다. 실제 가속 성능도 우수해 밟으면 고개가 뒤로 젖혀진다.

시트는 몸을 꽉 감싸주는 구조로 한 시간 넘게 운전해도 허리가 편안했다. 스티어링 휠은 손에 꼭 맞게 부드러워 여성 운전자에게도 적합하다. 핸들 반응은 빠르며 날렵하게 코너를 돌아나간다. 웬만한 코너는 브레이크를 밟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안정감을 준다. 브레이크는 회생제동 기능이 있지만 이질감이 크지 않다.
메르세데스-벤츠 EQC. /사진=벤츠코리아
브리핑 자료에서 1회 충전 시 최대 450km를 갈수 있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도로 여건과 개인의 운전 성향에 비춰보면 실제 주행가능거리는 대략 300km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임러 자회사 ‘도이치 어큐모티브’가 생산한 80kWh급 리튬 이온 배터리가 탑재됐고, 벤츠 월박스로 충전 시 가정용 220V보다 3배가량 빠르게 충전된다. 급속충전 시 40분 이내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7.4kW급 온보드차저(Onboard Charger)가 장착돼 완속(AC) 충전도 가능하다. 돌아오는 길에 충전을 해보니 생각보다 간단했고 속도로 빨랐다.

벤츠는 전기차를 일반적인 SUV처럼 만들어 소비자에게 친절하게 다가가기로 한 모양이다. 익숙하고 편안함을 바탕으로 진보적인 럭셔리를 추구한 벤츠의 전기차 EQ의 미래가 기대된다. 벤츠코리아는 올해 국내 출시가 목표이며 가격은 아직 미정이라고 전했다.
주차장 전기차 충전시설. /사진=벤츠코리아
 
 

  • 0%
  • 0%
  • 코스피 : 2126.33상승 0.7118:03 06/24
  • 코스닥 : 717.69하락 4.9518:03 06/24
  • 원달러 : 1156.50하락 7.518:03 06/24
  • 두바이유 : 65.20상승 0.7518:03 06/24
  • 금 : 64.22상승 1.6118:03 06/24
  • image
  • image
  • image
  • image
  • image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