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무한 잠재력 연구기지'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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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 전경. /사진=이지완 기자

르노삼성자동차의 연구기지인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가 아프리카, 중동, 인도, 태평양지역을 아우르는 핵심기지로 주목받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최근 노사 갈등과 내수부진, 닛산 로그 후속물량 배정 등의 문제로 위기를 겪었지만 그룹 내 위상은 생각한 것만큼 나쁘지 않은 모습이었다. 각종 악재에도 연구소의 입지는 그룹 내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였다.


르노테크놀로지 EMC 챔버. /사진= 이지완 기자


◆아시아 넘어 세계 100여개 국가로

르노삼성차는 5월15일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를 깜짝 공개했다. 현재 회사는 내수부진, 수출실적의 핵심인 닛산 로그 후속물량 배정 등의 문제가 겹치며 어수선한 분위기다. 르노삼성차는 여러 악재에 가려진 그룹 내 위상과 한국시장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었던 모양이다.

르노그룹은 지난 4월부로 그룹 내 6개의 전세계 지역본부 중 르노삼성차가 속한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를 아프리카-중동-인도-태평양으로 변경했다. 이를 두고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수출지역 다변화와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역본부 개편으로 100여개 국가로 뻗어나갈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노는 물이 확실히 달라졌다. 기존에 소속됐던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판매대수는 2016년 16만7000여대, 2017년 19만5000여대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아프리카-중동-인도지역은 각각 49만1000여대, 53만2300여대 수준이다. 단순히 판매대수만 놓고 봐도 소속된 시장의 규모가 커졌다.

자연스럽게 아시아지역의 연구개발(R&D) 허브역할을 했던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도 주목을 받는다.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을 아우를 수 있는 핵심 연구개발 기지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이 때문일까. 최근 방문한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의 분위기는 예상외로 평온했다. 각종 악재로 침울할 것 같은 분위기는 편견이었다. 기자들을 맞아준 연구소장의 몇마디에는 자신감이 묻어 나왔다.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의 전신인 삼성자동차 중앙연구소는 1998년 설립됐다. 이미 시설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권상순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 연구소장은 “전신인 삼성자동차 시절부터 몸을 담았다”며 “당시 세계 최고의 연구소를 만들라는 지침에 따라 대규모 투자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후 이 연구소는 2000년 르노삼성차 출범과 함께 R&D, 디자인, 품질 등을 아우르는 종합 기술연구소로 탈바꿈했다.

사실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는 이미 그룹 내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르노그룹의 연구소 중 신차 개발을 담당할 수 있는 곳은 본사가 있는 프랑스와 루마니아, 한국 등 단 3곳뿐이다. 르노삼성차는 이번 행사에서 충돌시험장과 전자파 적합성(EMC) 시험장 등을 취재진에 공개했다.

◆차 한대 만들기까지 꼼꼼하게

현장에서는 각 연구시설을 이끄는 담당자들이 마이크를 잡고 실제 업무 과정을 간략히 소개했다. 가장 먼저 찾은 충돌시험장은 자동차 연구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승객의 안전을 시험하는 곳이다. 보안구역이라서 사진 촬영은 철저히 금지됐다.

르노삼성차는 이미 자율주행시대를 대비한 다양한 충돌실험을 지난해부터 진행했다.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의 관계자는 “자율주행이 현실화되면 기존 착좌자세와는 다른 형태가 되기 때문에 다양한 자세로 충돌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돌실험에 활용되는 더미(사람 형태의 마네킹)는 생각했던 것보다 복잡하고 가격도 비쌌다. 이 관계자는 “더미 하나에는 최소 30개에서 최대 80개의 부품이 들어가는데 비싼 부품의 경우 볼트 하나가 20만~30만원”이라고 귀띔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어린이를 위한 더미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충돌실험에 쓰이는 더미는 서양인 기준”이라며 “우리뿐 아니라 어디에도 아직 어린이 더미는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EMC 시험장이다. 이곳은 충돌시험장과 달리 사진 촬영이 허용됐다. 주변은 온통 정사각형의 스티로폼으로 가득했다. 또 차량 내 전자파 관련 테스트를 진행하기 위한 위성 안테나 같은 설비와 르노 꼴레오스(한국명 QM6)가 주차돼 있었다.

EMC 시험장을 소개한 유원준 섹션장은 “벽면의 소재는 스티로폼 같아 보이지만 사실 특수소재”라며 “실험 중 벽을 맞고 돌아와 증폭되는 전자파를 막기 위해 특수소재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설투자도 지속돼 오는 7월부터는 특수소재를 교체하는 리뉴얼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전자파 테스트는 최근 차량 내 전자기기가 많아지면서 더 중요해진 항목이다. 과거와 달리 ADAS, 레이다, 카메라 등이 차량 안에 설치되기 때문. 유 섹터장은 “모든 전장부품은 단품 레벨에서 테스트되며 이를 통과해야 EMC 시험장에서 테스트 받을 수 있다”며 “스페인에서 생산된 ‘트위지’도 이곳에서 테스트를 진행했고 앞으로 부산공장에서 생산될 트위지 역시 이곳에서 검사받게 된다”고 말했다.

테스트 기준은 국가별로 상이하며 르노그룹 자체 기준은 좀더 까다롭다. 차 한종을 테스트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일주일이며 르노 기준 적용 시 약 한달이 소요된다. 르노가 차 한대를 만드는 데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는지 엿볼 수 있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94호(2019년 5월28일~6월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지완 lee88@mt.co.kr

머니S 산업2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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