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잡다 사람까지”… 옆동네까지 튄 '3기신도시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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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신도시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인근 1·2기신도시는 물론 해당지역 주민들에게도 거센 반발을 사며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주민들은 “전면 백지화 외엔 답이 없다”며 강경한 입장이다. 정부가 주민 의견을 무시하고 재산권까지 침해했다며 대규모 집회를 열고 집단행동에 나섰다. 비싼 서울 집값을 잡겠다고 규제 카드를 꺼낸 정부가 수도권 3기신도시 개발 카드로 또 다른 논란을 낳은 것. 환영 받지 못한 3기신도시 로드맵의 해법은 있을까. 

일산신도시 일대. /사진=뉴스1 박세연 기자

◆“집값 떨어진다”… 1·2기신도시의 반발

정부의 수도권 3기신도시 지정은 기존 1·2기신도시 주민들의 반발을 불렀다. 3기신도시 지정 방침이 1~2기신도시보다 서울과의 접근성이 좋아서다. 1·2기신도시보다 서울과 가까운 지역이 3기신도시로 지정될 경우 ‘집값 하락’이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

서울과 맞붙은 고양 창릉지구의 3기신도시 지정에 일산신도시의 반발이 가장 거세다. 일산신도시 연합에 따르면 강선마을 두산아파트는 일산신도시 구축 아파트 중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단지였다. 올 초에는 5억9900만원까지 거래됐지만 3기신도시 발표이후 지난달 16일 1억원가량 떨어진 4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지하철과 거리가 떨어진 다른 아파트의 가격변동도 눈여겨볼 만하다. 일산의 대치동으로 불리는 후곡마을 16단지 아파트는 로열동 기준으로 5억원 이상 호가됐지만 3기신도시 발표 이후 4억3000만원짜리 급매가 나왔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일산은 조정지구로 묶여 실제 거래가 되려면 더 내려야 할 것”이라며 “게다가 3기신도시 발표이후 일산신도시 아파트단지에서 많게는 1억원 정도 호가를 내려 매물이 나오는 경우가 나타났다. 3기신도시 발표이후 신도시지역 낙폭은 일산이 전국에서 최대치”라고 설명했다.

집값이 하락 조짐을 보이자 주민들은 집단행동에 나서며 반발한다. 고양시 일산뿐만 아니라 파주시 운정 등까지 합세해 정부의 3기신도시 지정 철회를 촉구하며 강경투쟁을 예고했다.

◆“우리는 3기신도시를 원치 않는다”

“주민 동의 없는 개발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

1·2기신도시 주민과 마찬가지로 3기신도시로 지정된 주민들 역시 단단히 뿔났다. 정부는 개발이 진행되면 집값이 뛰고 미래가치가 보장돼 주민들이 환영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들의 입장은 정반대다. 주민들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신도시 건설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것.

경기 과천·하남 교산·남양주 왕숙·인천 계양 등 3기신도시 지역 주민들은 국토부 공공주택추진단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스마트도시계획처가 진행하기로 한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를 모두 무산시키며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3기신도시 반대 대책위 측은 “그린벨트로 묶여 50여년 간 재산권 행사를 못한 주민들의 땅을 국가에서 강제로 싼값에 수용하려고만 하고 후속 대책은 전혀 마련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330만㎡ 이상 대규모 공공택지로 지정된 3기신도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따르면 계획지구로 지정된 지역 중 상당 부분이 개발이 제한된 1~2등급 그린벨트를 포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서울집값을 잡기 위해 경기도를 희생시킨다”며 “서울시내에서 그린벨트를 해제한 곳은 한군데도 없다. 서울 강남 집값이 오르는데 애꿎은 우리땅을 들쑤시고 있다”고 비판했다.


검단일산운정신도시연합회 회원들이 3기신도시 반대 운정일산집회를 연 모습. /사진=뉴스1 성동훈 기자

◆김현미 입에 쏠린 시선

정부는 그린벨트 1~2등급 개발은 경우에 따라 법적으로 개발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측은 “관계 법령에 따라 농업적성도 1~2등급지도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의로 활용 가능하도록 규정돼 있다”며 “3기신도시 계획지구 내 불가피하게 포함된 환경적 보전가치가 높은 그린벨트 1~2등급지는 환경부와 협의를 거쳐 원형을 보존하거나 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설명했다.

반면 원주민과 토지주는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불만을 토로했다. 몇십년간 그린벨트로 묶여 재산권이 제한됐고 땅값도 예전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 싼값에 3기신도시로 강제 편입되면 평생 농사 지으며 살던 사람들은 어디 가서 어떻게 정착하라는 거냐고 분통을 터트린다.

주민들이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설명회를 무산시키는 등 강하게 반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대규모 집회를 열었던 이들은 추가 집회도 예고했다.

이에 대해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5월23일 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부 출입기자 오찬 간담회에서 “인천 2호선과 대곡-소사선을 연장해 일산을 격자형 철도교통망으로 묶겠다”고 말했다. 그는 “인천과 경기도와 협의한 뒤 연내 최적의 노선을 마련해 인천 2호선을 일산까지 연결하겠다”며 “상습정체 도로인 자유로도 지하화해 일산지역의 3기신도시 불만을 해소하고 출퇴근 교통체증까지 해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이를 광역교통시행계획에 반영키로 했다. 이는 지자체 사업이 국가시행사업으로 격상되는 만큼 지원속도가 빨라져 사실상 3기신도시 발표 이후 불만이 높아진 고양 일산 주민들을 달래기 위한 방책으로 풀이된다. 다만 그린벨트 해제 등에 따른 주민 재산권 보호에 대한 언급은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94호(2019년 5월28일~6월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창성 solrali@mt.co.kr

머니S에서 건설·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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