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은 새벽배송, 점심은 한강 짜장면… 여기는 ‘배달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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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전쟁-①] 5년 새 10배 커진 ‘3조 시장’

오늘 자정 전까지 결제한 택배는 하루 만에 온다. 다음날 아침에 먹을 음식은 새벽이면 집 앞에 배송돼 있다. 스마트폰 터치 몇번이면 주문한 음식이 배달된다. 배달 1세대의 단골메뉴였던 피자·치킨·짜장면뿐만이 아니다. 기존엔 배달이 안되던 동네 맛집의 회나 삼겹살, 곱창, 쌀국수 등도 배달영역에 포함된다. 한강 한복판에서도 유명 맛집의 메뉴를 맛볼 수 있는 세상. ‘배달 천국’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181_서울 마포구 망원지구 한강시민공원 내 시민들 사이로 배달오토바이가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철 기자


◆커지는 배달시장, 치열해지는 경쟁

배달서비스의 진화는 배달애플리케이션시장의 성장과 맞물린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약 3000억원이었던 배달앱시장 거래액은 지난해 3조원(음식 배달시장 15조원대)으로 불어났다. 불과 5년 사이 10배나 시장이 커진 셈. 배달앱 이용자는 2013년 약 90만명에서 지난해 2500만명으로 늘었다.

현재 배달앱시장은 1위인 ‘배달의민족’을 ‘요기요’와 ‘배달통’이 추격하는 3파전 양상이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시장점유율은 55%고 요기요와 배달통이 각각 35%, 10%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배달시장이 커지면서 이들과 경쟁하려는 신규 진입자도 몰린다. 최근 1~2년 새 네이버, 카카오, 우버 등 국내 포털·쇼핑몰은 물론 쿠팡과 위메프 등 이커머스업체까지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위메프는 최근 배달·픽업서비스 위메프오의 팝업매장을 열고 아이스 아메리카노(900원), 대만 샌드위치(1900원) 등을 할인판매하는 등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위메프오는 주변 매장의 할인쿠폰을 구매하거나 모바일 주문·픽업 등을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인데 여기에 배달을 추가해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위메프보다 한발 빠르게 배달서비스를 준비해온 쿠팡도 이달 쿠팡이츠 출시를 앞두고 있다. 쿠팡이츠는 치킨이나 피자 등 배달음식과 커피·음료 등 디저트를 모바일로 주문하면 원하는 곳으로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사진=장동규 기자

◆맛집 메뉴까지… 식품업체도 배달 나서

국내 배달앱시장은 전통음식 배달과 외식 배달로 나뉜다. 전자가 배달의민족·요기요·배달통·위메프오·카카오주문하기이고 후자는 배민라이더스·쿠팡이츠·부릉 등이다. 전통배달앱이 배달음식점과 소비자를 연결한다면 외식배달앱은 기존 음식점의 배달을 대신하는 방식이다.

이는 배달시장의 다양화·고급화로 이어진다. 기존 배달음식점뿐만 아니라 동네 맛집, 고급 레스토랑, 카페의 메뉴도 배달이 가능해진 것. 메뉴 역시 기존 배달메뉴였던 치킨과 피자 등에서 샌드위치, 참치회, 파스타, 빙수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식품업계도 최근 신규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배달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자체 배달서비스를 도입하거나 배달업계와 손을 잡는 식이다. 맘스터치·교촌치킨은 지난 4월 자체 배달앱을 정식 출시했고 이디야커피는 지난해 배달앱 요기요와 계약을 맺어 식음료메뉴 배달서비스를 시작했다. 도미노피자는 야외 주문 시 가장 가까운 매장을 리스트 형태로 제공하는 ‘도미노 스팟’을 론칭해 집과 사무실을 넘어 야외까지 배달 범위를 넓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업계도 매장마다 인건비와 임대료 상승 등 늘어나는 비용지출을 만회하기 위해 배달주문을 도입하고 있다”며 “1인가구와 혼밥족이 늘어난 만큼 이들 소비자를 겨냥한 배달사업의 전망도 밝다”고 분석했다.

◆1인가구와 맞벌이 증가… 배달앱 열풍으로

전문가들은 배달앱의 성장 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본다. 1인가구와 맞벌이가구 증가 등으로 배달음식을 시켜 식사를 해결하려는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가구수는 2000년 222만가구에서 2017년 561만가구로 두배 이상 증가했다.

양만열 동방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대다수 1인가구와 맞벌이가구는 편리함을 추구한다”며 “식재료 구매부터 요리, 뒤처리까지 혼자 하느니 모바일앱으로 간편하게 배달시켜 식사를 해결하는 편이 경제적이라고 여긴다”고 말했다.

물론 그 바탕에는 한국인의 외식문화가 자리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배달앱, 배달산업까지 바꾸는 O2O의 힘’이란 보고서에서 “배달앱이 주목을 끈 이유는 음식배달이 활성화된 한국의 외식문화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음식배달에 적합한 인구밀도, 배달음식을 즐기는 야식문화 등이 배달산업 정착에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스마트폰의 대중화도 한몫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13년 외식트렌드 조사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의 84.2%가 모바일기기 보급으로 외식생활이 변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25.3%는 배달앱을 내려 받아 수시로 사용한다고 답했다.

물론 배달앱시장이 커지는 것에는 우려와 기대가 공존한다. 새로운 시장 진입자가 늘어나면 서비스의 질 또한 향상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신규업체가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최근 배달시장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는 규제가 입법예고 되면서 배달앱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용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내놨다. 배달기사가 배달하는 도중 추가 배달요청을 받으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원천차단하는 내용이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개정안이 통과되면 배달 효율성이 떨어지고 배달료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나온다”며 “하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배달시장의 성장 잠재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95호(2019년 6월4~1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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