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에 쐬주?… ‘미친 물가’에 느는 서민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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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구니·외식·개인서비스 가격이 요동치며 생활물가가 치솟았다. 소득은 늘었지만 생활물가 상승폭이 커 서민들의 지갑이 얇아졌다. 그런데도 정부가 발표하는 각종 지표는 “괜찮다”고 말한다. <머니S>가 치솟는 생활물가를 점검했다. 고물가 속 가정 내 식단변화와 함께 외식비가 얼마나 올랐는지 짚어봤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물가잡기 해법도 들어봤다. <편집자주>

[치솟는 생활물가-①] 소득까지 줄어 살림살이 ‘팍팍’

#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주부 김지혜씨(44)는 지난주 결혼 15년 만에 가계부를 쓰기로 결심했다. 100원씩, 200원씩 야금야금 오른 물가가 쌓여 전체 살림살이에 적잖은 영향을 끼치는 상황이 됐기 때문. 김씨네 가족은 월수입 500만원 정도로 생활하지만 중학생 자녀 두명의 사교육비 부담이 있어 생활하기가 빠듯한 상황이다. 최근 들어 김씨는 가끔 하던 가족외식을 없애고 쇼핑도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맸다. 김씨는 “네 가족이 외식 한번 하려면 아무리 싸게 먹어도 5만원은 기본으로 나온다”면서 “월급은 제자리인데 물가가 줄줄이 오르니 살아가는 게 빡빡하다”고 말했다.

치솟는 물가로 인해 삼겹살에 소주 한잔 마시기도 힘든 시대가 됐다. 삼겹살 1인분에 소주 한병만 시켜도 2만원을 훌쩍 웃돈다. 저물가라는 공식통계와 다르게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장바구니·외식·개인서비스 가격이 급등한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고 나면 물가가 치솟는데 정부로서도 이를 통제할 마땅한 수단이 없어 보인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최저임금 올랐지만… 생활물가 ‘껑충’

7350원. 지난해 시간당 최저임금이 전년 대비 16.4% 인상됐다. 하지만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근로자가구의 임금 상승폭은 이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근로자가구(전국, 2인 이상)의 월평균 근로소득은 461만3194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420만9208원) 대비 9.6% 증가했다.

특히 최저임금 영향을 많이 받는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근로자가구의 같은 기간 월평균 근로소득은 158만9332원으로 증가율이 5.5%에 그쳤다.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전체 일자리수가 줄어든 탓이다.

더 큰 문제는 소득이 올라도 체감되지 않는 점. 소폭 늘어난 소득보다 생활물가 상승폭이 더 크기 때문이다. 서울시 물가정보 홈페이지에 등록된 식당들의 김밥 평균가는 올 4월 기준 2348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인상됐다. 지난해에도 김밥가격은 전년 대비 7.4% 올랐다.

식당에서 파는 라면의 평균가격은 3438원. 전년 대비 가격 인상폭은 12.2%에 달했다. 올해 서울 시내 김치찌개 백반의 평균가격도 6000원을 넘긴 6062원으로 지난해 대비 6.6% 올랐다. 비빔밥도 지난해 대비 16.7% 오른 6125원으로 계산됐다.

지난달에는 중국과 동남아를 휩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여파로 돼지고기 삼겹살 가격이 한달 새 무려 17% 가까이 올랐다.

가공식품 가격도 대체로 뛰었다. 한국소비자원 물가정보사이트 ‘참가격’에 따르면 대형마트 등 5개 유통업체를 포함한 소주 평균가격은 올 4월 기준 1423원을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12.1% 상승했다. 맥주 1캔 평균가도 5.6%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가격 인상분이 반영되면 인상률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하이트진로가 지난 5월부터 소주 참이슬의 공장 출고가를 6.5% 올렸고 롯데주류도 처음처럼의 출고가를 이달부터 7.2% 인상했다. 주류업체 측은 “부자재 가격, 물류비, 인건비 등의 비용이 오르면서 원가부담이 누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유·즉석밥 가격도 올랐다. 소매·마트 기준 우유 1ℓ 평균가격은 2680원으로 전년 대비 15.2% 올랐고 즉석밥인 햇반은 7.7% 오른 1652원이었다.

생필품가격 역시 계속해서 오르는 분위기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의 발표에 따르면 올 1분기 생활필수품 38개 품목 중 지난해 동분기 대비 21개 품목의 가격이 상승했다. 세탁세제와 어묵, 과자(스낵), 우유, 냉동만두, 생수, 생리대, 두루마리화장지, 즉석밥, 껌, 오렌지주스 등의 가격 상승률이 컸다.

장을 보러 나온 주부들은 이미 물가인상을 체감하고 있다. 30대 주부 박미영씨는 “아이들이 자주 먹는 바나나우유와 아이스크림은 물론 과자와 조미료 등까지 안 오른 게 없다”며 “몇만원어치 장을 봐도 실질적으로 산 게 몇개가 안 된다”고 말했다.


/사진=뉴스1 이재명

◆물가 오르자 소비 ‘뚝’… 지갑 덜 열어

물가가 오르자 소비는 감소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가계동향조사(지출부문)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가구(1인 이상)의 가구당 명목소비지출(이하 월평균)은 253만8000원으로 1년 전보다 0.8% 감소했다. 물가상승을 고려한 실질소비지출은 243만원으로 역시 전년보다 2.2% 줄었다.

가계가 세금 등을 빼고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인 처분가능소득도 10년 만에 감소했다. 올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처분가능 소득은 374만8000원으로 1년 전보다 0.5% 줄었다. 이는 금융위기를 겪던 2009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계층의 소득은 125만4700원으로 5분기 연속 줄었다. 저소득층 근로소득도 14.5% 줄어 감소폭이 더 커졌고 가구 내 취업 인원도 0.67명에서 0.65명으로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인상이 가져온 고용상황 악화가 물가상승과 소비지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2인 이상 가구의 가처분소득은 1% 안팎으로 증가하는데 머물렀고 1인가구까지 포함하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가구소득의 3분의2 이상이 일자리 등에 영향을 받는 근로소득이기 때문에 지난해 (좋지 않았던) 고용상황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96호(2019년 6월11~1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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