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안전보험' 확대… 나이롱 환자 걸러낼까요?

 
 
기사공유


지난 2월20일 대구 중구 포정동 사우나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뉴스1 DB
시민안전보험에 가입하는 지자체 수가 늘면서 보험 혜택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각 지자체가 홍보활동을 강화하는 가운데 보험금 중복 수령을 막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까지 시민안전보험에 가입한 지자체는 인천, 대구, 제주, 수원, 성남 등을 포함해 총 72개 시·군·구로 늘었다. 서울시도 내년 1월부터 보험에 가입할 계획이어서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시민이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시민안전보험은 지자체가 직접 보험사와 계약해 시민 안전을 보장하는 제도다. 지자체가 대표로 보험에 가입하면 해당 지자체 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각종 재난과 안전사고를 보험사가 보상하는 방식이다.

올해 초까지 보험금 수령자가 전무해 실효성 논란도 있었지만 최근 잇달아 수령자가 나오며 서서히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민안전보험은 지자체가 보험료 전액을 지불하지만 보험금 신청은 피해를 입은 시민이 직접 해야 한다. 지자체에서 시민안전보험에 가입했더라도 시민이 보험금을 신청하지 않으면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그만큼 홍보가 중요하다.

대구광역시는 올 2월 사우나 화재로 사망한 대구시민 2명 유족에게 보험금 2000만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또 다른 사고 1건에도 보험금 지급을 검토 중이다. 인천광역시도 올 2월 화재로 사망한 인천시민 유족에게 보험금을 지급했다. 인천시에서는 이번 첫 보험금 지급 사례 외에도 현재 2건의 사고와 관련해 유족들이 보험금을 청구해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심사 중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가입 초기에 비해 꾸준히 시민안전보험에 대한 문의와 신청이 들어오고 있다”며 “최근 보험금 지급사례도 있고 다수의 건이 검토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1000만 시민’ 서울시 내년 가입

시민안전보험은 ▲자연재해 ▲재난사고 ▲대중교통사고 ▲강도 등으로 사망하거나 후유장해를 입으면 최대 2000만원까지 보장한다. 올해 초 광역시 최초로 시민안전보험에 가입한 인천시의 경우 인천시에 주민등록을 둔 인천시민(외국인 포함)이면 전국 어디에서 사고를 당해도 최대 1000만원까지 보상한다. 인천시는 1년 보험료로 4억2200만원을 보험사에 지급했다.

서울시도 시민안전보험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이 추진 근거다. 해당 법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재난이나 그 밖의 각종 사고로부터 국민의 생명·신체와 재산을 보호할 책무를 지고 있다. 재난이나 그 밖의 각종 사고를 예방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 발생한 피해를 신속히 대응·복구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한다.

사업 기간은 2020년 1월부터 12월까지다. 서울시에 주민등록을 둔 모든 시민이 대상이다. 소요 예산은 약 13억2500만원이다. 보험료가 13억2000만원, 홍보비가 500만원이다. 인천시와 마찬가지로 최대 보장금액은 1000만원이다.

자연재해(태풍·홍수·지진), 폭발·화재·붕괴·산사태 사고(만 15세 미만자 제외), 대중교통 이용(만 15세 미만자 제외), 강도(만 15세 미만자 제외) 등으로 사망한 경우에 보험금이 지급된다. 이들 사고로 후유 장애가 발생하면 1000만원 한도에서 보장을 받는다.

만 12세 이하 아동이 보험기간 중에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교통사고로 상해(부상등급 1~5급)를 입거나 직무 외 행위로 타인의 생명·신체·재산의 급박한 피해를 구제하다가 의사상자로 인정된 경우에도 1000만원이 보장된다.

서울시는 오는 8월까지 ‘서울특별시 시민안전보험 운영조례안’을 제정한 뒤 9월 공포할 예정이다. 이어 10월 예산을 편성하고 12월 보험계약을 추진한다. 계획대로라면 내년 1월부터 서울시민들은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난과 안전사고 발생 시 피해를 입은 시민에게 정신적 안정감을 제공하고 경제적 보상을 해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개인 사고도 보상… 악용소지 없나?

수원시가 가입한 시민안전보험은 다른 지자체와 차이가 있다. 올 4월 수원시는 전국 최초로 ‘사고로 인한 치료비 지원'(사고 치료비)을 도입했다. 자연재해, 강도, 대중교통 등 외부 요인으로 발생한 사고는 물론 단순 사고에도 50만원 한도로 실손보상을 한다. 수원시에서 관리하는 시설물(도로·공원·건물 등)에서 사고를 당해도 보험금을 지원한다.

한 예로 수원시에 사는 70대 남성 A씨는 4월26일 수원시 팔달산 약수터 부근 언덕길에서 미끄러져 좌측 손바닥 골절을 입었다. 이후 A씨는 시민안전보험을 청구해 1인당 지급액 50만원 중 5만원을 제외한 45만원을 지급받았다. A씨는 시민안전보험과 동시에 개인이 가입한 상해보험에 신청해 중복 혜택을 받았다.

이러한 이유로 일각에서는 시민안전보험이 악용될 여지가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자연재해, 강도, 대중교통 사고와 달리 개인적인 사고 치료비는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없다. 수원시는 보험금 청구서에 ‘구청담당자가 확인한 사고사실확인’을 제출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시민이 담당자에게 사고 경위를 설명하고 서명하는 절차만 거치면 되는 구조다. 한 개인이 보험금 수령을 위해 악의적으로 사기를 쳐도 이를 걸러낼 안정망이 없는 것이다.

현재 수원시와 시민안전보험 계약을 맺은 보험사는 한화손해보험이다. 보험금 수령에 개인 과실 여부가 중요하지 않아 무분별하게 보험금 수령이 증가할 우려도 있다. 보험금 지급이 늘면 다른 한화손보 가입자의 보험료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실손보험에 가입한 시민이라면 치료비를 보상받고도 시민안전보험 보험금 중복 수령도 가능해 논란이 예상된다.

수원시 관계자는 “개인 사유지, 아파트 단지 등을 제외하고 인도, 산, 약수터 등 관내 시설물에서 수원시민이 다치면 보상해주는 보험”이라며 “혼자 다니다가 다칠 수도 있으므로 (제3자가) 사고사실을 확인하거나 증명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담당자에게 설명하고 경위서에 서명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96호(2019년 6월11일~1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심혁주 simhj0930@mt.co.kr

금융팀 심혁주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2064.84상승 4.1518:03 10/21
  • 코스닥 : 649.18상승 2.4918:03 10/21
  • 원달러 : 1172.00하락 9.518:03 10/21
  • 두바이유 : 59.42하락 0.4918:03 10/21
  • 금 : 59.70상승 0.4718:03 10/21
  • image
  • image
  • image
  • image
  • image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