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수익 탈출법, '비정유'에서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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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 하락에 실적도 ‘먹구름’
비정유사업 포트폴리오 늘려 수익성 확보


정유업계의 2분기 실적에 먹구름이 꼈다.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가 미중 무역분쟁을 비롯한 외부 환경변화로 요동치는데다 정유부문 수익성의 바로미터인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BEP) 밑을 맴돌며 상승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이에 정유업계는 유가에 따라 실적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비정유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외부 환경에 요동치는 정유사업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국내 수입 비중이 높은 두바이유의 가격은 올 들어 꾸준히 상승세를 타다 지난 4~5월 배럴당 70달러대로 올라선 뒤 다시 내리막을 타고 있다. 지난 4월25일 배럴당 74.46달러였던 두바이유의 가격은 지난 10일 61.92달러로 17%가량 내려앉았다.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하락세다. 지난 4월24일 배럴당 74.57달러에 마감했던 브렌트유는 지난 10일 기준 62.29로 떨어졌고 WTI 역시 같은 기간 65.89달러에서 53.26달러로 떨어졌다.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합작한 현대케미칼 혼합자일렌공장 전경. /사진제공=현대오일뱅크

유가 하락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우려가 지속돼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원유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국제유가 떨어질 경우 단기적으로 생산원가를 절감할 수 있지만 미리 사둔 원유재고의 가치가 떨어져 손해를 입는다.

정제마진 역시 좋지 않다. 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 수송비 등 각종 비용을 뺀 마진으로 정유업계의 수익과 직결된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5월 마지막 주 정제마진은 배럴당 2.8달러로 국내 정유사들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인 4~5달러대를 밑돈다. 한마디로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이 계속되는 셈이다.

이처럼 유가와 정제마진이 바닥을 치며 정유업계의 2분기 실적도 비상등이 켜졌다. 시장에서는 국내 정유사들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30%가량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 정유사들은 주력인 정유사업이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에 따라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비정유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외부환경 요인과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주요 정유사의 1분기 실적은 이 같은 포트폴리오 다각화 흐름에 명분을 더한다. 정유업계 1위 기업인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매출의 71.2%를 차지하는 정유부문에서 6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매출의 29.6%에 불과한 비정유부문에서 337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체 영업이익 흑자달성에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영업이익에서 비정유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102%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 연구원이 전기차 배터리용 셀을 들고 있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수익성 높은 비정유로 중심 이동

GS칼텍스 역시 매출의 78%가량을 차지하는 정유부문에서 187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비정유부문에서 1422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에쓰오일도 매출비중이 25% 수준인 비정유부문에서 전체 영업이익의 64%에 해당하는 1747억원의 실적을 냈다. 현대오일뱅크는 비정유부문의 영업이익 비중이 25.6%지만 자회사 현대코스모를 합하면 63%가량으로 치솟는다.

비정유의 매출비중은 낮지만 영업이익 비중이 높은 것은 그만큼 수익성이 뛰어난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정유업계가 비정유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배터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22년까지 총 60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로 글로벌 각 지역에 배터리공장을 증·신설 중에 있다.

지난해 8월 중국 합작 파트너인 중국 베이징자동차, 베이징전공과 합작해 장쑤성 창저우시 내 30만㎡ 부지에 전기차 연산 25만대 분량인 7.5GWh 규모의 전기차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헝가리에 2개 공장과 미국 조지아주에 1개 공장을 짓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에 신규 배터리 생산공장 건설을 위한 출자를 결의했다.

GS칼텍스는 2016년 비정유사업 강화 프로젝트팀 ‘위디아’를 출범한 데 이어 2017년 신사업 전담팀을 신설, 자동차 O2O서비스 운영업체인 카닥에 투자하는 등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고 있다. 또한 2021년 가동을 목표로 전남 여수 제2공장 인근에 연간 에틸렌 70만톤, 폴리에틸렌 50만톤 규모의 올레핀 생산시설(MFC) 구축을 추진 중이다.

에쓰오일은 4조8000억원을 투자한 잔사유고도화시설(RUC)과 올레핀다운스트림(ODC) 설비를 지난해 11월부터 상업가동에 들어갔다.

또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에 2023년까지 총 5조원 이상을 투자키로 하고 연간 150만톤 규모의 스팀 크래커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을 짓기 위한 타당성 검토 중이다.

이외에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과의 합작사인 현대케미칼을 통해 정유 부산물 기반 석유화학공장(HPC)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HPC가 완공되면 현대오일뱅크의 비정유부문 영업이익 비중은 지난해 33%에서 2022년 45%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97호(2019년 6월18~2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한듬 mumford@mt.co.kr

머니S 산업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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