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츠IT] 화웨이 ‘훙멍 OS’는 과연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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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화웨이 한국지사. /사진=뉴스1 허경 기자


연이은 미국의 압박에 중국 통신장비기업 화웨이가 대응책을 내놨다.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인 운영체제(OS)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훙멍 OS’(영문명 Ark 또는 Oak)를 선보인 것. 구글 안드로이드 OS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화웨이의 방책은 성공할 수 있을까.

지난 9일 중화권 매체에 따르면 화웨이는 유럽과 캐나다, 멕시코, 호주, 뉴질랜드, 필리핀 등 각국에서 독자 개발한 OS를 상표권 등록을 출원했다. 한국에서는 지난달 14일 특허청에 ‘화웨이 훙멍’이라는 이름으로 상표권을 신청했다. 탈구글을 선언한 화웨이가 본격적으로 독자 노선을 선언하고 걸음마를 시작한 셈이다.

훙멍 OS는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다. ‘화웨이가 자체 OS를 개발 중’이라는 소문이 나올 때마다 화웨이는 해당 내용을 부인했다. 지난해 말에는 한술 더 떠 독자 OS 개발을 중단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당시 화웨이 측은 안드로이드 파이(9.0) 기반 사용자인터페이스(UI)인 ‘EMUI 9.0’을 공개하면서 “자체 OS를 개발할 계획이 없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본격화한 5월부터 화웨이는 서서히 훙멍 OS의 존재를 알리기 시작했다. 이어 한달도 채 지나기 전에 상표권 출원을 마무리 짓는 모습이다.

화웨이 컨슈머비즈니스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화웨이는 구글의 소프트웨어(SW)를 계속 사용하고 싶지만 방법이 없다”며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태블릿, PC 자동차 등에도 훙멍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훙멍 OS, 성공하기 어려워

훙멍 OS는 오픈소스 OS인 리눅스 기반으로 개발됐다. 상하이교통대학에 따르면 훙멍 OS는 2012년 중국의 국가 과학진보 부문 2등상을 수상했으며 2018년 교육부기술발명 1등상을 받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또 안드로이드 OS, 윈도 OS가 각각 스마트폰과 PC를 지원하는 것과 달리 훙멍 OS는 스마트폰, 노트북, 데스크톱, 스마트워치 등을 모두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적어도 모바일기기에서는 훙멍 OS의 성공가능성이 높지 않은 편이라는 게 중론이다.

현재 전세계 모바일 디바이스는 안드로이드 OS와 iOS만이 존재한다고 해도 무방하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 1분기 스마트폰 OS 점유율은 안드로이드 OS 88.0%, iOS 11.9%를 차지했다. 두 OS를 제외한 나머지의 점유율은 0.1%로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OS는 모든 디바이스를 사용하는데 필수적인 존재로 대부분의 사람이 하나의 OS에 익숙해지면 다른 SW로 전환하는 것 쉽지 않다. 이미 안드로이드 OS와 iOS가 모바일기기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이들 SW에 익숙해진 사용자들의 기호를 훙멍이 바꿀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부정적인 시각을 내놓는다.

IT업계 관계자는 “안드로이드 OS와 iOS의 무기는 UI 방대한 양의 앱생태계다”며 “훙멍은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것과 앱생태계 구축이라는 두가지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데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화웨이가 안드로이드 앱 개발자들에게 자신들의 앱마켓에 앱을 등록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 지금까지의 전례를 봐도 훙멍 OS가 성공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훙멍보다 10여년 먼저 시장을 노크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모바일이 대표적인 사례다. 시장점유율 분석업체 넷마켓쉐어가 분석한 지난해 12월 기준 윈도 모바일10의 시장점유율은 0.08%다. 이에 MS는 올해 모바일 시장 철수를 선언하고 윈도 모바일 10의 서비스 종료 수순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도 모바일 OS에 도전했다가 실패의 쓴 잔을 들이킨 적이 있다. 삼성전자는 2010년 ‘바다 OS’를 출시하면서 모바일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탄탄한 지지층을 기반으로 바다 OS 생태계를 확장하겠다는 야심을 보였으나 사용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3년 만에 타이젠 OS로 통합됐다.

◆훙멍 OS 밀어부치는 화웨이

하지만 화웨이의 훙멍 OS도 믿는 구석은 있다. 바로 중국 내수시장이다. 중국 내수 단말기에는 애초에 구글의 구글맵, 유튜브, 지메일 등의 앱이 없다. 2010년 구글이 중국정부의 인터넷 검열에 항의하면서 중국시장에서 철수했고 중국정부도 이들 앱의 사용을 원천 차단하면서 ‘21세기 갈라파고스’가 됐다. 중국에는 전세계에서 활용되는 구글 앱 대신 그들만이 사용하는 대체 앱이 즐비하고 수억명의 사용자가 존재한다. 이 막강한 내수가 화웨이가 훙멍 OS의 개발을 밀어붙이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훙멍 OS를 두고 “사실상 안드로이드 OS와 판박이가 될 것”이라고 추정한다. 훙멍 OS는 ‘안드로이드 앱을 지원한다’는 문구를 미뤄봤을 때 기능상 안드로이드 OS의 일부분을 이식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또 전문가들은 화웨이가 훙멍 OS에 투자한 기간이 짧다는 이유로 화웨이가 ‘안드로이드 아류작’을 내놓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스마트폰 앱 개발자 A씨(37)는 “훙멍 OS가 APK파일을 지원한다는 보도를 접하고 안드로이드 OS의 복제품이 등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화웨이가 오픈소스인 안드로이드 OS에서 구글과 관련된 앱·서비스를 지우는 등 몇군데 트윅을 적용한 후 새 OS라 주장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훙멍 OS가 안드로이드 OS와 유사하게 제작될 경우 안드로이드 생태계가 진짜 안드로이드와 복제 안드로이드로 나뉘는 혼란을 겪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97호(2019년 6월18~2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흥순 soonn@mt.co.kr

<머니S> 산업1팀 IT담당 박흥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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