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대립속 무산된 '네이버 데이터센터 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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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데이터센터 증축이 결국 중단됐다. 경기도 용인시에 추진했던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이 일부 주민의 반대와 용인시청의 행정처리 지연 등 높은 진입장벽에 막히자 네이버가 건립을 포기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앞서 <머니S>는 지난달 네이버 데이터센터 부지로 알려진 경기도 용인시 공세동 일대(약 14만9633㎡)를 방문했다.<편집자주>

[네이버 데이터센터 미스터리-②] 데이터센터는 정말 유해한가


강원도 춘천시에 세워진 데이터센터 ‘각’ . /사진제공=네이버

◆주민간 갑론을박 격화

공세동에서 네이버 설립에 반대하는 건립반대주민대책위원회 오수정 부위원장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반대하는 주민의 경우 공세초등학교 학습권 침해, 주거지 인근 난개발, 전자파 등의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오 부위원장은 “처음에는 네이버가 들어온다는 사실에 찬성했지만 나중에 데이터센터의 위험성을 듣고 반대하게 됐다”며 “주거단지와 초등학교 사이에 거대한 데이터센터가 들어오는 것은 절대 안된다”고 말했다.

유해물질 검증에 대해서는 자체 조사결과가 있다면서도 네이버가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부위원장은 대책위 내부에서 “유해물질 발생에 대해 조사한 것이 있다”면서 “이를 외부에 의뢰할 필요성은 못 느꼈고 그런 검증은 네이버가 하는 것이 맞지 않냐”고 반문했다.

이어 오 부위원장은 “네이버가 대기업이라 어떻게든 데이터센터를 설립하지 않겠냐”며 “소통이 부족한 상황에서 네이버가 물량심의를 강행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네이버 측에서 대책위원들을 개별 접촉할 경우 대안이 있냐는 질문에 주민 A씨는 “일부 의견이 맞지 않아 나간 주민도 있다”며 “하지만 대책위 뒤에도 조직이 있어 쉽게 와해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책위와 달리 네이버 데이터센터 설립을 반기는 주민도 상당수 존재했다.

네이버 데이터센터 설립 부지 인근에 사는 주민 B씨는 “대책위가 입주민의 건강과 주민 재산권 등을 볼모삼아 반대를 하고 있다”며 “소수 주민들이 제3의 입장에 있는 전문가와 함께 공청회를 열자고 요구했지만 대책위는 공청회 개최가 네이버 사업진행을 도와주는 꼴이라며 반대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주민 C씨는 “데이터설립 유치에 찬성하는 주민이 온라인커뮤니티나 밴드에 글을 올리면 즉시 몰려들어 가차 없이 마녀사냥을 하는 중”이라며 “무관심하거나 중립적인 주민은 의견조차 낼 수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용인시 공세동 주민들이 네이버 데이터센터 설립 반대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공세동 주민

◆네이버 "유해물질 적다"

대책위는 데이터센터에서 발생되는 열을 식히는 냉각수의 상당량이 공기 중으로 유입돼 학교와 주거단지 대기에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냉각수는 일반 수돗물이며 수돗물이 증발되는 수증기에 불과하다”며 “일반 도시에서도 건물 냉방을 위해서 많은 냉각탑을 가동하며 경기도 하남의 한 대형쇼핑몰의 경우 냉각탑 옆에 어린이 물놀이장을 배치하기도 했다”고 반박했다.

“열을 식히기 위한 냉각 시설을 가동하면 막대한 양의 전력과 전자파가 발생할 수 있다”는 대책위의 주장에 대해서도 많은 부분을 해소했다고 밝혔다. 디젤발전기 시험가동으로 발생하는 매연에 대해서도 극소량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경유를 사용해 가동하므로 매연이 발생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비상 상황에 가동되는 발전기로 정상 동작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10분가량 시험 운영하는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 관계자는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제15조의 배출허용기준에 따라 고성능 매연저감장치(DPF)를 적용해 대기질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자체 데이터센터 각이 위치한 춘천 도시첨단산업단지는 개발 후 3년간 사후환경영향평가를 수행해 수질, 대기, 소음 등 주변 환경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네이버 데이터센터 설립 지역으로 알려진 경기도 용인시 공세동 부지. /사진제공=네이버

◆국내외 사례로 본 데이터센터

그렇다면 데이터센터가 지어진 곳에는 학교나 주거단지가 존재하지 않을까. 현재 국내에는 50여개의 데이터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최근 10개의 데이터센터가 신축됐거나 건설 중이며 아마존웹서비스(AWS)의 글로벌 데이터센터가 위치할 상암동 일대에도 상암고등학교와 월드컵아파트가 위치하고 있다.

LG유플러스 평촌, KT목동, 삼성SDS 수원·상암, 농협 의왕, IBK기업은행 용인, 우리은행 상암 등 총 7개의 데이터센터 내에는 어린이집을 운영해 안전성 우려를 불식시켰다.

데이터센터는 운영인력과 접근성에서의 유리함 때문에 대부분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다. 국내 위치한 데이터센터 중 주거시설과 20m 이내로 위치한 곳은 15개이며 50m 안에 초등학교가 위치한 곳은 3개로 알려졌다. 연수원과 업무시설 인접한 곳은 20곳이 넘는다.

일본 도쿄지역의 데이터센터 주변에 학교 등 다양한 시설이 분포된 모습. /사진=구글맵 캡처
해외도 사정은 비슷하다. 일본 도쿄 고토구 에드가와역에 위치한 글로벌 데이터센터 사업자인 에퀴닉스 사업장은 40m 이내에 유치원과 중고등학교가 있는 등 도쿄 안에만 9개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다. 미국 북버지니아 주의 경우 40여개의 데이터센터가 운영 중이며 8개의 유치원, 초중고등학교가 인근에 자리잡고 있다. 전세계 네트워크 통신량의 70%가 이곳에서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AWS, MS, 오라클, 알리바바에 이어 최근 구글까지 국내 데이터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라며 “한국이 글로벌클라우드 거점으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건립 포기가 향후 어떤 영향을 끼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는 지난 13일 용인시에 도시첨단산업단지 추진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바 있다. 향후 네이버는 신규 데이터센터 건립 방향을 전면 재검토할 계획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97호(2019년 6월18~2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채성오 cso86@mt.co.kr  |  facebook

머니S 채성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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