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릭 이름통일' 방안에 의사·약사 갈등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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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정부가 복제약(제네릭) 이름을 통일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예컨대 화이자의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를 복제한 한미약품의 ‘팔팔’, 대웅제약 ‘누리그라’, 종근당 ‘센글라’ 등을 모두 비아그라의 성분명을 따서 제품명을 ‘회사명+실데나필 시트르산염’으로 바꾸려는 것이다.

국제일반명(INN)에 대해 의료계는 의사의 처방권을 침해하고 소비자의 혼란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반발하는 반면 약학계는 제네릭 관리와 수출이 수월해진다며 환영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네릭 의약품 관리 강화를 위해 INN 도입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INN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1950년부터 시행한 작명법으로 의약품 제품명을 ‘제조사+성분명’으로 표기하는 것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지난해 ‘발사르탄 이슈’로 제네릭에 대한 전반적인 안전관리 필요성이 대두됐다”며 “그 일환으로 INN 도입 관련 연구용역을 발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의 경우 의약품 제품명을 상품명으로 표기한다. 이 때문에 동일한 성분의 의약품이라도 이름이 다르다. 지난해 고혈압 치료제 발사르탄에서 발암의심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됐을 때 환자들은 복용하고 있는 약이 발사르탄 제제인지 알 수 없었다. 뉴사탄정, 디로탄정, 디르탄정 등 발사르탄 성분 의약품 575개의 상품명이 다 달랐기 때문이다.

만약 INN을 도입할 경우 판매명이 ‘A 제약사-발사르탄’처럼 제조사와 성분명으로 바뀌어 환자는 자신이 복용하는 약이 어떤 성분인지 쉽게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는 INN 도입이 결국 성분명 처방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연구용역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성분명 처방은 의사가 특정 성분 의약품을 환자에게 처방하면 어느 제약사의 제품을 쓸지 약사가 결정하는 구조다.

대한의사협회는 “제네릭 의약품은 원조의약품 약효 100%를 기준으로 80~125%가 생물학적으로 동등하다고 인정되는 약”이라며 “의사는 이를 고려해 제네릭과 원조의약품 중 어떤 의약품을 처방할지 선택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INN 제도는 혼란을 가중시키고 의사의 처방권을 침해한다”고 덧붙였다.

약학계는 INN 제도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INN은 성분명과 함께 제조사가 표기되기 때문에 성분명 처방과 관계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국민의 알권리와 건강권을 위해서라도 시급히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의료계와 약학계 간의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제약사들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INN을 도입할 경우 제약사들은 상품명 중심으로 진행한 마케팅 전략 등을 바꿔야 한다. 마케팅 비용이 적게 들어간다는 장점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중소제약사들이 불리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마케팅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영업전략 등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제약사 입장에서 입장을 표명하기 부담스럽다”며 “인지도가 높은 상위 제약사들의 경우 타격이 적겠지만 중소업체들은 영업이 어려워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아름 arhan@mt.co.kr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기자. 제약·바이오·병원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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