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키워드로 정리한 성공식당의 정석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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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현장에서 수많은 식당 창업자 또는 외식업 경영자와 상담하고, 그들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접했다. 그 과정에서 필자는 반복되는 성공과 실패의 패턴을 발견할 수 있었다.

Keyword 1/ 해장

술 마신 뒤 남아 있는 불편한 술기운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게 해장이다. 우리나라 성인은 음주 인구가 적지 않다. 음주 후에는 식당에서 다수 사람들이 ‘해장 메뉴’를 선택한다. 경기 분당 <솔밭식당>은 삼겹살집이다. 고기를 구워주는 서비스도 없고 아날로그적 분위기가 풍기는 무난한 식당이다. 

그럼에도 손님이 항상 붐빈다. 해장국을 먹으러 오는 손님들 때문이다. 또한 해장적 요소가 고기 구매 고객을 끌어당기는 주요 요인이기도 하다. 오피스 상권 중심으로 우리나라는 해장 음식이 잘 팔린다. 남성들이 출장 등으로 지방을 방문하면 대개 해장국을 끼니로 먹는 경우가 많다. 출장을 갔을 경우, 인터넷 검색창에 그 지역 지명과 함께 ‘해장’ 혹은 ‘아침식사’로 쳐 넣고 식당을 검색한다. 

최근 김치찌개가 묵직한 스타일보다 시원한 맛이 더 인기를 끄는 것도 이런 특성을 반영한다. 중·노년층 남자 고객이 평양냉면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가 냉면 국물의 해장적 속성 때문이다. 대전 대박식당인 <태평소국밥>의 핵심 콘셉트도 해장+가벼운 안주다. 식당이 해장 메뉴를 가지면 경쟁우위 요소가 더 많아지는 것이다. 이른 아침 영업이나 밤늦은 영업도 가능해 그만큼 영업시간을 늘릴 수도 있다. 해장은 한마디로 확장형 콘셉트인 것이다.

Keyword 2/ 실행력

나는 강원도 막장에 관심이 많다. 막장은 장에서 간장을 빼지 않은 속성된장이다. 주로 강원도 지역에서 많이 담근다. 약간 단맛이 나고 일본 된장인 미소와 비슷한 맛도 있다.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식당 종사자들에게 먹여봤더니 맛에 대해 확실히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막장은 일본인 뿐 아니라 외식업 종사자에게도 호기심의 대상이다. 관심을 가진 식당 주인들과 함께 강원도로 막장 벤치마킹을 여러 번 다녀오기도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벤치마킹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하면서도 막상 막장을 메뉴에 접목하는 등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막장은 고깃집에서 매우 유용한 후식 재료이자 사이드 메뉴 재료인데 말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선호하는 장류가 막장이다. 현재 서울의 유명 고깃집 <육통령>은 가성비 높은 정식(9000원)에 막장으로 끓인 토장찌개를 구성해 고객 인기가 높다. 서울 삼각지 <봉산집>은 차돌박이 전문점이지만 된장찌개(막장)가 유명하다. 어느 정도 검증된 아이템이라면 실행력의 차이가 경쟁력의 차이다.

Keyword 3/ 소비자 관점

식당 주인은 식당 문을 나서는 순간 한 사람의 소비자다. 가끔은 가족들과 함께 다른 식당으로 외식을 다녀오기도 한다. 그때 식구들을 데려가고 싶은 식당이 있을 것이다. 역지사지, 내 식당도 남들이 찾아오고 싶어 하는 식당이어야 한다. 고객의 재방문 의사를 유발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이지만 가장 큰 요인은 가격이다. 

월간외식경영 제공

적정한 가격책정이 그래서 중요하다. 설령 고객에게 비싸다는 느낌을 주더라도 최소한 인색하다는 인상을 주어서는 절대 안 된다. 어느 유명 중식당은 볶음밥 맛이 좋지만 비싼 편이다. 그런데 양을 엄청 많이 주다 보니 손님들 불만이 거의 없다. 경북 안동 <신선식당> 냉우동은 시원하고 맛이 좋다. 게다가 아주 푸짐하게 준다. 

손님들은 주인 인심이 후하다고 느낀다. 사실 따지고 보면 원가 차이가 그리 크진 않을 것이다. 소비자는 냉철하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나이브한 측면이 더 강하다.

Keyword 4/ 부메랑

마케팅이나 점포 활성화를 위해 취했던 조치가 나중에는 오히려 식당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경우도 있다. 짬뽕을 간판메뉴로 내건 어느 중식당은 개점할 때부터 손님들에게 피자를 서비스로 제공했다. 손님 반응은 당연히 좋았다. 얼큰한 짬뽕을 먹은 뒤 입가심하기에 아주 맞춤했던 것. 

그러나 피자는 서서히 짬뽕 맛의 만족도를 떨어트리고 사이드 메뉴 추가 주문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등장했다. 수원의 어느 소 갈빗집은 3인분을 주문하면 3인분을 추가로 제공했다. 역시 처음엔 손님들이 환호했다. 하지만 점차 고객에게 ‘싸구려 고깃집’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단초가 됐다. 

장기적으로는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기도 했다. 또한 수지개선을 위해 객단가를 올리는 데도 장애가 됐다. 나중에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마케팅’이 되어서는 안 된다.

Keyword 5/ Herd(쏠림)

허드(Herd)는 무리, 군중, ‘떼지어 가다’라는 의미다. 아프리카 초원지역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면 물소, 누우, 가젤 등의 초식동물이 떼 지어 이동하는 모습이 종종 나온다. 그런 모습이 바로 허드다. 인간이 식당을 이용하는 패턴에서도 허드 현상이 나타난다. 손님이 많은 식당일수록 손님이 더 몰린다. 

반대로 손님이 없는 식당은 들어가려던 손님도 안 들어간다. 이렇게 되면 갈수록 격차가 커진다. 가족과 여행 중 검색을 통해 한 식당을 정하고 갔더니 그 식당은 고객이 많은 데다 일찍 영업을 종료했다. 어쩔 수 없이 인근의 주차 공간이 넓은 식당을 발견하고 갔다. 그런데 그 식당은 메뉴 일관성이 없고 넓은 주차장은 텅 비어있었다. 

우리는 차를 돌려 다시 제3의 식당으로 향했다. 사람 심리가 이렇다. 허드 현상 때문에라도 식당은 개점 후 3개월 동안 무슨 수를 써서라도 손님을 채워야 한다. 

경기 수원 <가보정갈비>는 2003년 광우병 파동 시 돌솥비빔밥 시식권을 몇 개월간 뿌려 손님을 채웠다. 돌솥비빔밥 원가는 그리 높지 않다. 손님 중 일부는 공짜돌솥비빔밥만 먹기 미안해서 다른 메뉴를 주문했다. 아주 영리한 전략이었다. <가보정갈비>는 현재 수원시 매출 1등의 외식기업이다.
 

김현수 푸드컨설턴트 enterfn@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머니S' 편집국 선임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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