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붕 동양-ABL생명 , '우는 가족-웃는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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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각 사

서로 다른 자산운용 전략을 추진한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희비가 엇갈렸다. 두 보험사 모두 중국 안방보험을 대주주로 둔 곳으로 올 1분기 이익률에서 큰 차이를 보여 향후 두 기업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동양생명은 2015년 안방보험에 인수된 후 해외투자를 대폭 늘리며 공격적 투자 전략을 폈지만 여전히 2%대 이익률을 기록 중이다. 반면 ABL생명은 2016년 안방보험에 인수된 후 기존의 보수적 기조를 유지해 4%대로 이익률을 끌어올렸다.

대주주가 같은 보험사는 비슷한 자산운용 전략을 추진하는 게 일반적이다. 문제는 안방보험이 오너리스크로 휘청이면서 최근 중국 정부가 위탁경영에 나섰다는 점이다. 정부 주도로 해외자산 매각 등을 추진 중이어서 계열사까지 운용 노하우를 공유할 여력이 없다.

◆투자이익률, ABL 2위 vs 동양 20위

ABL생명은 올 3월 말 운용자산이익률이 4.0%로 24개 생보사 중 삼성·교보생명과 함께 공동 2위를 기록했다. 반면 동양생명은 2.9%로 20위에 이름을 올렸다. 생보사 평균 이익률이 3.6%인 것을 고려하면 확연히 대비되는 결과다. 

동양생명은 안방보험에 인수된 후 해외투자를 급격히 늘렸다. 부채듀레이션 규제가 강화되면서 해외 장기채권 물량을 확보에 집중했다. 국내 저금리 기조의 고착화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주목적이었다.

올 3월 말 동양생명의 운용자산 중 외화자산 비중은 23.8%로 안방보험 피인수 이전인 2014년 말 2.6% 보다 무려 21.2%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채권 비중은 40.8%로 6.7%포인트 낮아졌다.

대출의 경우 다른 생보사와 달리 드라이브를 걸지 않고 있다. 2015년 동양그룹에서 계열분리하면서 부실대출을 털어내는 데 집중했고 2016년 말 터진 육류담보대출 사기 사태까지 맞물린 것이 배경이다. 같은 기간 대출 취급 비중은 28.2%에서 18.5%로 9.7%포인트 낮아졌다.

ABL생명은 2014년 말 채권 투자 비중이 67.6%로 절대적이었다. 전신인 알리안츠생명을 포함해 미국·유럽계 생보사는 리스크 관리차원에서 국내 생보사보다 안전자산 투자 비중이 높은 편이다.

안방보험에 인수된 후 동양생명과 마찬가지로 해외투자 확대에 나섰지만 속도가 빠르지 않다. 3월 말 운용자산 대비 외화자산 비중은 5.8%를 기록했다. 반면 채권 비중은 60.4%로 피인수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 메트라이프생명, BNP파리바카디프생명, ABL생명, 오렌자라이프 등 유럽·미국계 생보사는 모두 채권 비중이 60%를 넘어 전체 평균(48%)을 크게 뛰어 넘었다.

자료: 생명보험협회 / 단위: %

◆환차손에 해외투자 부메랑

2016년에는 미국 장기채 금리가 국고채보다 높아 해외투자가 효율적이었다. 이듬해 2017년에는 금융당국이 해외투자 시 동반되는 환헤지(환율 리스크 위험분산) 규제를 완화해 보험사의 ALM이 더 수월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환헤지 규제가 완화되면 투자비용을 탄력적으로 운용해 관리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우리나라와 미국 금리가 역전됐고 환헤지 관리가 소홀해진 보험사들은 대규모 환차손을 입었다. 이런 상황은 올해도 마찬가지다. 금융당국의 지원책이 오히려 독으로 돌아온 셈이다. 금융당국은 올 초 환헤지 규제를 다시 강화해 해외투자 비중을 높인 생보사는 자본을 더 쌓아야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외화자산을 급격히 늘린 동양생명은 이런 부분에서 직격탄을 맞았다. 농협생명(2.6%), DGB생명(3.3%), 푸본현대생명(3.6%), 한화생명(3.6%) 등 비슷한 전략을 펼친 생보사의 수익률이 평균을 넘지 못한 것도 비슷한 이유다. 반면 보수적으로 투자했던 메트라이프생명(5.5%), 교보생명(4.0%), 푸르덴셜생명(3.9%), 오렌지라이프(3.7%) 등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냈다.

ABL생명 관계자는 “안방그룹 인수 후 자산부채관리(ALM) 및 수익률 제고 전략이 순조롭게 추진된 것이 수익률 호조의 배경”이라며 “대체투자 확대 등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서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수익률을 제고하겠다”고 설명했다.

자료: 생명보험협회 / 단위: %

◆통일된 전략 어려운 배경은

한화, DB, 태광(흥국), 농협 등 금융지주 계열에 포함된 보험사는 대부분 같은 지주 내 계열사와 유사한 자산전략을 추진한다. DB손보와 DB생명이 올해 매도가능증권 일부를 만기보유증권으로 전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화생명·손보와 흥국생명·화재의 경우도 매도-만기보유증권 전환시기가 비슷하다. 농협생명·손보는 2015년 이후부터 모두 외화자산 불리기에 나섰고 삼성생명·화재는 지배구조 차원에서 계열사 주식 물량이 많아 리스크 헤지를 위해 채권 보유 비중을 높게 가져가고 있다. 한화생명·삼성생명·DB손보는 한화손보·삼성화재·DB생명의 최대주주이고 농협생명·손보는 농협금융지주라는 울타리 안에 같이 있다.

이 밖에 푸본현대생명의 경우 2015년 대만 푸본생명이 2대 주주(현 최대주주)로 등극하면서 외화자산을 대폭 늘리기 시작해 동양생명 등 중국계 보험사와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생보사와 손보사는 세부 업종이 다르지만 자산운용 면에서는 공통점이 있다”며 “각 사의 상품 구조에 맞는 투자전략을 가져가는 것이 기본 원칙이지만 시장금리 상황 등에 맞춰 계열사 간 시너지에 효율적이라고 판단되는 부분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대주주가 같지만 분위기는 다르다. 업계에서는 동양생명이 국내계 생보사였고, ABL생명은 유럽계가 전신인 점이 분위기의 다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중국정부의 안방보험 위탁경영이 계열사 자산운용 전략에 혼선을 준다는 시각도 있다. 우샤오후이 전 회장이 불법자금 모집 및 사기횡령 혐의를 받고 있어 계열사를 통제할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안방보험이 최근 해외자사 매각을 추진 중이어서 동양생명이나 ABL생명을 매각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양 사는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지난해 중순 동반 퇴임한 상황이어서 통일된 전략을 내기가 쉽지 않다.

ABL생명 관계자는 “모든 보험사가 듀레이션(가중평균만기)이나 부채부담이율 등 부채구조가 달라 이에 맞춘 운용전략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며 “같은 그룹에 속해있어도 동일한 자산운용전략을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장우진 jwj17@mt.co.kr

머니S 금융증권부 장우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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