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여행+] 나만의 해변, 이름 지어 간직할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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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천사섬’ 신안 자은도(慈恩島)

17일 전남 신안군 자은도 분계해수욕장 해송숲 풍경. /사진=박정웅 기자
72개의 유인도와 932개의 무인도. 전남 신안은 총 1004개의 섬으로 이뤄진 ‘천사섬’ 이름을 앞세운다. 신안을 중심으로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간직한 다도해상국립공원이 펼쳐진다. 섬이 많다는 다도해, 신안의 섬들은 해상국립공원의 ‘별’처럼 반짝반짝 빛난다.

1004개의 섬 중 자은도는 덩치가 커 웬 섬이냐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자은도는 우리나라서 열두번째로 큰 섬이다. 두봉산(3648m)을 중심으로 해변 방향으로 논밭이 드넓게 펼쳐진다. 섬의 서쪽과 남쪽 해안에는 해수욕장들이 줄지어 늘어섰다.

드넓은 모래땅은 자은의 대표 특산물인 대파와 땅콩을 튼실하게 키워낸다. 이중 땅콩은 많은 양을 수출하는 효자 농산물이다. 또 소금, 세발낙지와 짱뚱어, 칠게 등 갯것과 날것이 많이 난다.

분계해수욕장과 해송숲길. /사진=박정웅 기자
분계해변의 여인송. /사진=박정웅 기자
땅과 바다의 날것들이 풍성해 사람 역시 인심이 후했다는 설명이다. 그런 까닭에 자애롭고 은혜롭다는 지명이 유래한다. 중국의 한 장수가 반역자로 몰려 이 섬에 몸을 숨겼는데 땅과 사람 모두가 후덕해 생명을 보전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그래서 감사하는 마음에 자은도라고 불렀다는 거다.

국토부의 해안누리길 5선에 오른 자은도 ‘아름다운 해안누리길’(신안 자은도 해사랑길, 둔장-한운 5.6㎞ 임도구간)에 금계국이 노랗게 폈다. 아름다운 바다풍경이 함께하는 멋진 걷기여행길이다. 한운리로 향하는 고개에서 미인의 눈썹을 닮은 해변에 눈이 갔다.

자은도를 비롯해 신안에는 이름 없는 수많은 해변이 있다. /사진=박정웅 기자
해변 이름이 궁금해 동행한 이민호 신안군 문화관광과 주무관에게 물었다. 그런데 이 주무관은 심드렁한 표정이었다. 설명을 듣고보니 그 이유를 알만하다. 이곳 자은도를 비롯해 신안에는 해변이 워낙 많이서 해변의 모든 이름을 알 수 없고 또 이름도 짓지 않았다는 것이다.

늘상 보는 앞마당 같은 해변은 삶의 터전이고 이름을 붙일 시간과 이유도 없었다는 것. 신안(신의) 출신인 그는 “이름 없는 해변이 수없이 많은데 박우량 신안군수는 이를 두고 ‘해변에 자기 이름을 지어 나만의 해변을 간직하세요. 다만 등기는 못해드린다’며서 좌중을 웃게 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멋진 이름으로 나만의 해변을 작명해 마음 속에 간직하는, 신안 섬여행의 한 장을 열게 될 대목으로 비친다.

오는 8월 개통 예정인 둔장과 할미도를 잇는 해상목교. /사진=박정웅 기자
자은도에는 둘러볼 데가 많다. 해변으론 백길, 내치, 분계, 양산, 외기해변 등이 있다. 특히 분계해수욕장의 여인송은 대표적인 사진명소로 꼽힌다. 미인의 아름다운 다리를 닮은 해송이 2010년 ‘제11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천년의숲 부문 아름다운 어울림상을 수상한 것. 해송숲을 한가로이 거니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아름다운 걷기여행길에도 새로운 명소가 속속 이름을 알릴 예정이다. 둔장해변에서 할미섬을 잇는 아름다운 해상목교가 오는 8월 개통된다. 또 신안자연휴양림과 가까운 양산해변의 세계 조개·고둥박물관 및 신안 섬 수석전시관도 8월 첫선을 보인다.

자은도의 제철 특산물인 양파 수확이 한창이다. 오른쪽 산 너머 외기해변의 풍력발전기가 보인다. /사진=박정웅 기자
자은도에는 느릿한 시간이 흐른다. 특히 내치해변과 외기해변의 고운 모래를 사뿐히 밟는 즐거움은 이곳 여행의 매력이다. 모래사장 너머 바다와 해송과 조화를 이룬 풍력발전기 풍광은 꽤나 인상적이다. 별 생각 없이 이름 모를 해변을 걷는 것만으로도 자은도 여행의 의미가 있겠다.

한편 자은도 여행이 보다 쉬워졌다. 압해도와 암태도를 잇는 천사대교가 지난 4월4일 개통돼 목포에서 자동차로 갈 수 있게 됐다. 자은과 암태 사이엔 연도교인 은암대교를 이용하면 된다. 자은도는 2개의 연도교와 1개의 연륙교(압해대교)로 뭍과 연결돼 이제는 섬 아닌 섬이 된 셈이다.

 

신안(전남)=박정웅 parkj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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