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성보험에 매달리는 이유, ' IFRS17'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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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손해보험 사옥. /사진제공=MG손해보험

오는 2022년부터 보험사에 IFRS17이 적용될 예정인 가운데 관련업계가 자본확충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IFRS17은 부채의 시가평가를 원칙으로 한다. 인식기준이 달라지면 부채부담이 늘어 보험사의 재정건전성 하락이 불가피하다. 보험사들은 변화하는 상황에 대비해 일찌감치 자본확충에 나서는 이유다. 

유상증자, 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발행이 대표적인 방법이다. 보험사는 고객에게 미래에 지급할 보험금 일부를 책임준비금(부채)으로 쌓아두는데 IFRS17이 적용되면 회계작성 시점의 금리를 토대로 부채를 계산해야 한다.

한 예로 10%대 수익을 보장하는 저축성보험을 판매한다고 가정해보자. 현재는 지급시점까지 10%대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책임준비금을 쌓으면 된다. 하지만 IFRS17이 도입되면 요즘과 같은 1%대 저금리를 반영해 크게 줄어드는 운용수익을 감안하면서 훨씬 많은 책임준비금을 쌓아야 한다. 그만큼 부채가 늘어나는 것이다. 특히 과거 고금리 확정이자로 판매한 저축성보험이 많은 보험사는 타격이 더 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보험사들이 보장성보험에 집중하는 이유는 IFRS17 도입에 따른 불안정성을 해소하는 노력의 일환"이라며 "저축성보험이나 연금보험에 주력하던 보험사들은 타격이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유상증자, 주주 ‘동의’ 힘들어

증자를 하기도 여의치 않다. 증자는 말 그대로 자본금을 늘리는 것으로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주식을 새로 발행하는 방식이 주로 활용된다. 증자는 주주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주식가치가 희석되기를 원치 않는 주주를 설득하기귀 쉽지 않다.

최근 새마을금고는 이사회를 열어 MG손해보험의 300억원 유상증자 안건을 통과시켰다. 사실상 MG손보의 대주주인 새마을금고는 재정건정성이 크게 떨어진 MG손보의 자본확충 방안으로 유상증자를 택한 것이다. 앞서 MG손보는 대주주 간 의견차이로 유상증자에 번번이 실패했다.

지난해 5월 금융당국은 지급여력(RBC)비율이 83.9%까지 하락한 MG손보에 경영개선권고를 내렸다. 금융당국은 RBC비율 150%를 권고하고 있다. 그럼에도 MG손보가 자본확충 계획을 명확히 내놓지 못해 금융당국은 같은 해 10월 한단계 높은 제재인 경영개선요구 조치를 했다.

이후 MG손보는 지난 5월31일까지 유상증자 2400여억원을 시행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경영개선계획안을 금융당국에 제출해 조건부 승인을 받았지만 이를 지키지 못해 6월 초 경영개선명령 예고 통지를 받았다.

당시 MG손보는 후순위채권이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RBC비율이 낮은 MG손보는 신용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낮은 신용도는 발행금리를 높이고 채권에 대한 수요도 떨어뜨린다.

이번 새마을금고의 유상증자는 우리은행·JC파트너스 등 다른 투자자의 투자 결정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쳐 MG손보의 경영개선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올 3월 말 기준 MG손보의 RBC비율은 108.43%였다. MG손보가 계획한 2400억원 증자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RBC비율은 190% 이상으로 개선된다.

◆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자본 확충을 위해 외부 자본을 차입하는 방법도 있다. 최근 저금리 기조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보장하는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기관 투자자에게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다만 외부 자본 차입은 투자자들의 수요가 있어야 하고 발행 한도도 제한돼 무작정 발행할 수 없다.

후순위채권는 신종자본증권보다 금리가 낮아 이자 부담이 적지만 5년 이내에는 매년 발생액의 20%가 자본에서 상각되며 자기자본의 50%만 자본으로 인정된다. 자기자본이 100억원인 회사가 후순위채권을 발행하면 50억원까지만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KDB생명은 21일 99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당초 목표 금액이었던 900억보다 많은 규모다. 최근 KDB생명이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후순위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목표 금액의 2배가 넘는 1880억원이 유효수요 내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채권 발행금리도 예상보다 낮은 4.10%로 정해질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9월 발행한 후순위채 금리(5.50%)보다 140bp(1bp=0.01%p) 낮은 금리로 KDB생명은 연간 14억원의 이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동시에 가진 증권이다. 만기가 30년 이상으로 길고 재연장이 가능해 사실상 반영구적이다. 만기 5년 이하가 매년 발행금액의 20%씩 자본에서 차감되는 후순위채와 달리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까지 발행금액 전액이 자본으로 인정돼 그동안 자본확충 수단으로 활발히 활용됐다. 다만 후순위채보다 고금리라 이자비용 부담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또 오는 7월부터 사채발행한도에 신종자본증권을 포함해 후순위채와 마찬가지로 발행 한도를 자기자본 이내로 제한하는 개정안이 시행된다. 사채발행 한도 대상 채권은 해당 보험사 자기자본의 100%로 제한된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인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한도가 없으면 이자비용 증가로 인한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개정안이 반영되면 자기자본 규모가 크지 않은 중소형 보험사는 자금조달이 더욱 힘들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KDB생명은 216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30년 만기 7.5%의 금리로 연간 발생하는 이자는 약 150억원이다. 한화생명도 2017년과 지난해 5000억원, 1조673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당시 발행금리는 각각 4.58%, 4.80%였다. 한화생명은 올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5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는 주주의 동의가 있어야돼 쉽지 않다. 그러면 보험사의 선택지는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권으로 좁혀지는데 이는 이자비용이라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98호(2019년 6월25일~7월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심혁주 simhj0930@mt.co.kr

금융팀 심혁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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