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 단골손님들 찾는 곳 '먹거리곱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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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그리고 사람을 좋아하는 이들이 동트는 새벽될 때까지 잔을 부딪혔다. 그리고 다시 20여년 흘러 그 손님들이 아들딸을 데리고 이곳을 찾는다.

◆ 우연히 오픈하게 된 13평의 작은 곱창집

서울 지하철 우이신설선의 북한산보국문역에서 내려 정릉시장 방향으로 20여분 정도 걷다보면 서울 도심의 느낌과는 전혀 다른, 지역 어느 곳의 시장에 와있는 느낌을 받는다. 골목 곳곳에는 시냇물이 흐르고, 작은 마을에서나 볼 수 있는 슈퍼 또는 포장마차 등이 옛 느낌 그대로 푸근하게 다가오는 그런 곳이다.

'먹거리곱창'은 정릉시장을 끼고 있는 큰 길에서 살짝 벗어난 골목에 위치해있는데, 이 자리에서 오랜 시간 운영해왔다는 것이 매장 외부에서부터 확연히 느껴진다. 매장규모는 42m²(13평)에 32석. 크지 않은 곱창집이지만 20여 년 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찾아오는 단골손님들이 많다고 하니 매장의 규모가 작다고 해서 쉽게 볼 수는 없다.


월간외식경영과의 인터뷰에서, '먹거리곱창' 강복수 대표는 “20년 전, 부동산 사업을 해보려고 이곳 정릉에 왔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일이 적성에 안 맞는다고 느끼게 된 거지. 무엇을 해야 하나 한참 고민을 하던 중 우연히 창업컨설팅 해주는 라디오 방송을 들었다. 당시 그 라디오 방송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전문가가 각 지역 상권에 대해서 꽤 많이 알고 있었다. 데이터도 많았고. 그래서 그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에 1:1 상담을 요청했었다. 그 전문가는 내게 “바비큐 가게를 운영해보라”며 조언했고, 나는 ‘바비큐 아이템 중에서도 어떤 것을 골라 식당을 오픈하면 좋을까’를 몇 날 며칠 동안 고민했다”라며 20여 년 전 이곳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을 때의 시간들을 떠올렸다.

◆ 아내와 함께 곱창·막창 맛 집 찾아다니며 공부

바비큐 가게로 처음 생각했던 건 돼지고기전문점이었다. 하지만 하나하나 따져보니 설비에서부터 인테리어에 이르기까지 투자해야만 하는 비용이 적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회사원 시절에 먹었던 곱창이 생각났다. 정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 게다가 돼지고기전문점만큼의 투자비용이 들어갈 것 같지도 않아 부담 없이 창업을 할 수 있겠다 싶었다.

“2000년, 그러니까 서른아홉 나이에 '먹거리곱창'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식당 문을 열었다. 퀄리티 높은 곱창과 막창을 공급받아 그대로 내기만 하면 잘 될 줄 알았겠지. 하지만 그러다 보니 그만큼 시행착오도 많았다. 식재료 손질이라든가 연육이라든가 하는 개념은 아무것도 몰랐고, 심지어 어떤 손님은 막창을 씹다가 다시 뱉어버리기도 했다. ‘다시 처음부터 하나하나씩 배워가며 음식 퀄리티를 끌어올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내와 함께 곱창·막창으로 유명한 맛 집들을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무엇이 부족한지, 어떤 것을 보완해야하는지 체크하고 공부해나갔다. 식재료 손질과 같은 경우엔 곱창·막창을 공급해주는 사람들에게 꼼꼼히 물어보고 메모하며, 밤늦게까지 여러 번 연습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 외에 테이블에 곁들여내는 채소든 계란탕이든 깔끔하고 푸짐하게 차려내는데 집중했고, 강복수 대표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손님들에게 다가서며 단골들의 수를 점점 늘렸다.

'먹거리곱창'은 그렇게 그 자리에서 20여년을 보냈다. 20대 때 찾아오던 손님들은 이제 부모가 되어 아들딸 손잡은 채 방문하기도 한다고. 이처럼 단골손님들의 오랜 시간과 추억이 배어든 공간, '먹거리곱창'은 다시 또 새로운 기억과 세월들을 그 자리 위에 켜켜이 쌓아놓고 있는 중이다.

◆ 2차 손질, 8~10분 초벌 후 제공되는 곱창·막창

'먹거리곱창'의 메뉴구성은 크게 구이류와 볶음류, 전골류 등으로 나누어지는데 구이류에서는 막창양념구이, 막창소금구이(이상 1인분 1만원)가 가장 인기 있다. 

이외에도 곱창볶음, 순대볶음, 순대곱창볶음(이상 1인분 9000원), 수구레볶음(1만6000원) 등의 볶음류를 주문하는 비율도 높은데 특히 수구레볶음은 자작하게 국물이 함께 나오기 때문에 술손님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뿐만 아니라 가벼운 술안주로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오돌뼈(1만4000원), 2인 이상이 함께 먹기에 좋은 곱창전골(大 2만8000원, 中 2만4000원) 등이 손님들이 주로 주문하는 메뉴들이다.

이곳의 곱창·막창은 소가 아닌 돼지다. 일반적으로 돼지창자가 소 창자보다 손질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공급업체로부터 1차 손질된 곱창·막창을 받으면 매장 내에서 2차 손질을 한다. 그리고 8~10분 정도 초벌을 한 후 손님들의 테이블 위에서 한 번 더 구워먹게 된다.

여러 번의 손질과 구이과정을 거쳐서인지 곱창·막창 특유의 냄새는 나지 않으며, 특히 막창양념구이는 크게 자극적이지 않은 양념과 쫄깃하게 씹히는 식감 때문에 손님들이 많이 주문하는 메뉴다. 42m²(13평) 규모 매장인 '먹거리곱창'의 일평균 매출은 80~100만원 내외. 매주 일요일은 문을 닫는다.
 

강동완 enterfn@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머니S' 편집국 선임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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