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사라지는 시대, ‘크리에이터’가 바꾸는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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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수천년간 정보전달의 매개로 사용한 텍스트가 점차 사라진다. 신문·독서 인구가 감소하고 이미지·동영상시장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제로텍스트 현상을 가속화한다. Z세대를 포함한 젊은층이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제로텍스트를 반기는 것과 달리 노년층은 콘텐츠 내용을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을 호소한다. <머니S>는 글자가 없어지는 제로텍스트 현상을 짚어보고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자세에 대해 살펴봤다. <편집자주>

[글자가 사라진다… ‘제로 텍스트’ 시대-②] 산업지형 바꾼 '콘텐츠 혁명'

우리가 하루에 ‘글자’를 쓰는 횟수는 몇번이나 될까. 친구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를 주고받고 수업 과제를 제출하고 회사에서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은 모두 텍스트로 이뤄지는데 대부분 기계의 힘을 빌린다. 손으로 쓰는 글로 범위를 좁히는 순간 우리가 즐길 수 있는 텍스트 생활은 극도로 축소된다.

세상이 빠르게 변해가면서 글을 쓰는 일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하거나 키보드를 몇번 두드리면 글자가 완성되는 요즘 손으로 직접 글을 쓰는 일은 많지 않다. 학교마저 달라졌다. 대학생들의 노트북 필기는 일반화됐고 인터넷으로 강의를 듣고 과제도 문서 파일로 제출하는 경우가 더 많다. 종이 교과서 대신 태블릿을 지급해 수업하는 초·중·고교도 있다. 텍스트는 정말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일까.

산업은 이런 시대적 욕구를 따라 함께 변한다. 제로텍스트가 산업의 틀을 바꿀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유튜버 등 크리에이터가 만들어내는 이미지와 영상 콘텐츠는 모든 산업부문에서 활용되기 시작했다. 쓰여지는 것보다 보여지는 것이 유통·통신·정보기술(IT) 등을 막론하고 모든 산업분야의 기본 인프라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유튜브채널 <박막례 할머니>의 박막례씨.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크리에이터, 산업지형을 바꾸다

이로 인한 산업의 변화는 이미 전방위로 진행되고 있다. 대다수의 기업이 영상채널을 중요한 시대적 창구로 인식하면서 크리에이터 모시기에 혈안이다. 최신 미디어 트렌드를 접목한 크리에이터의 동영상이 기업 홍보창구를 대체한 지 오래다.

크리에이터에 대한 폭발적 관심이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탄생은 물론 산업지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이노션월드와이드는 지난달 2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크리에이터의 성장이 이끄는 트렌드 변화’에 관한 상반기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는 새로운 스타로 떠오른 크리에이터가 작게는 신조어에서 넓게는 마케팅, 유통, 미디어 등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 같은 크리에이터 열풍은 영상, 콘텐츠, 스타, 플랫폼 등 4가지 주요 요소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유튜브채널 <영국남자>의 조쉬 캐럿.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영상의 경우 단순히 시청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1인 방송 채널의 주인공이 되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빅데이터 분석 결과 방송(2만5699건), 구독자(8387건) 외에 촬영(1만5454건), 편집(1만624건) 같은 관련 키워드의 등장이 두드러졌다.


영상물을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 제작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개인방송 장비 판매가 함께 증가하고 있다. 개인용 방송장비 제품 매출은 지난 2년 새 무려 540%나 늘어났고 카메라, 마이크, 조명 등이 주요 구매 품목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동영상 편집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이노션 측은 “보는 차원을 넘어 모든 이가 동영상 DIY(do it yourself) 전문가가 되는 보여주는 방송의 시대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노션 크리에이터 분석 인포그래픽. /사진제공=이노션

크리에이터의 등장은 플랫폼시장의 확대도 함께 가져왔다. 절대 강자인 유튜브가 동영상 외에 검색까지 높은 이용률을 기록하면서 경쟁력 우위를 가져갈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나 인스타그램 등에서도 TV 기능을 새롭게 선보이며 ‘소셜TV’라는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 다양한 종류의 플랫폼이 동영상 기능을 강화하거나 추가하면서 플랫폼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수진 이노션 데이터커맨드 팀장은 “소통을 통해 유명해지고 수익도 낼 수 있는 장점으로 크리에이터가 되려는 사람이 많아지고 이들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재미와 정보, 취미 습득 등의 새로운 볼거리를 추구하는 사람도 늘어나면서 크리에이터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와 영상 콘텐츠의 확산은 가상현실(VR)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산업을 탄생시키기도 한다. VR 장비를 통한 영상 및 쇼핑분야가 급속히 발전하고 있고 아마존VR키오스크(Amazon VR kiosks)는 이미 10개의 쇼핑몰에 설치됐다.

관련업계 전문가는 “영상을 통한 가상현실에서 직접 옷이나 신발을 입어본 뒤 제품을 고르고 휴가지를 선정해 미리 여행하며 좋아하는 연예인과 짜릿한 데이트를 할 수 있다”며 “다양한 기술이 보편화되면 관련 산업은 물론 이와 연결된 네트워크산업까지 크게 요동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네서점 미스터버티고. /사진=머니투데이 DB

◆한계에 달한 출판업계의 공포

문제는 대표적인 텍스트산업인 출판 잡지다. 빠르게 변하는 동영상시대에 텍스트와 몇장의 이미지 중심의 종이매체는 더이상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출판왕국이라 불리는 일본에서도 종이매체의 하향세가 감지된 지 오래며 한국은 인터넷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e북, 전자책 등으로 진작에 직격탄을 맞았다.

오프라인 서점은 디지털시대와 함께 동네 상권에서 가장 먼저 사라진 업종으로 꼽힌다. 일부 사업자는 앞다퉈 온라인 기반으로 변신을 꾀했지만 성공적으로 연착륙하지는 못했다. 쪼그라드는 출판시장의 출혈을 감내하면서도 별 수익이 나지 않는 온·오프라인 서비스를 계속해야 하는 이중고가 되풀이되는 게 현실이다.

출판업계 관계자는 “미래는 누가 더 많은 데이터를 가졌는가, 영상 등 유효한 콘텐츠를 많이 갖고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점점 빠르게 바뀌는 세상에 대응하는 유일한 방법은 소프트웨어 관련 산업뿐 아니라 타산업이 서로 협력해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는 길뿐”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99호(2019년 7월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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