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리베이트 쌍벌제', 주점·식당 주인들은 왜 반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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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지에는 공감하죠. 하지만 제대로 시행되려면 애매한 부분들에 대한 확실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여러 장치를 만들어 또 다른 리베이트를 만들 수 있으니까요.” (주류 제조업체 관계자)

“인건비와 임대료까지 올라서 죽겠는데…. 이런 상황에서 주류업체 지원금까지 끊기면 당연히 도매업자들이 우리에게 넘기는 병당가가 올라가고 결국 술값이 인상될 수밖에 없어요.” (자영업자) 

7월1일부터 시행되는 이른바 ‘주류 리베이트 쌍벌제’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주류제조업체와 도매업체는 취지에 공감하는 반면 제도의 허점을 지적하고 있고 주점이나 식당 등을 운영 중인 자영업자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주류 리베이트 쌍벌제는 불법 리베이트 제공자와 받은 자를 함께 처벌하기 위한 제도. 최근 국세청은 이런 내용을 담은 '주류 거래질서 확립에 관한 명령 위임 고시'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고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리베이트 ‘광고선점비’로 옮길 가능성 높아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류 리베이트 쌍벌제가 리베이트 근절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또 다른 리베이트를 낳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장려금 할인으로 비용처리가 되던 리베이트 비용이 광고선점비를 통해 계속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광고선점비는 메뉴판, 소모품 등 광고가 붙는 항목에 대한 비용이다. 일각에서는 이 광고선점비를 통해 기존 업체와 회사간 이어져왔던 리베이트에 대한 부분을 우회 비용으로 처리해 지원을 계속해 줄 것이라는 뜻을 지속적으로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지금도 불법으로 걸리는 건 더 많은데 불법을 합법화시키는 여러 장치를 통해 무마해 왔다. 실제 필드에선 명확한 기준이 없는 광고선점비를 통해 리베이트를 계속 하겠다는 분위기”라며 “이렇게 되면 눈앞에 보이는 리베이트는 근절될지 몰라도 음성적인 거래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류업계 관계자도 “기존에 해왔던 것들을 광고선점비에 유용하지 않도록 내구 소비재, 설치물까지만 허용한다는 등의 광고선점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며 “그 기준 없인 기존 관행을 전용해 선점비를 돌리는 지원이 계속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유는 다르지만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도 이번 제도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협회는 최근 입장문을 내고 “이번 개정작업은 충분한 시장 파악 없이 추진됐다”면서 “주류관련업계에 큰 충격이 예상되고 특히 주류 가격 인상으로 결국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가 주류회사 지원금을 금지시키면 도매업자와 소매점 모두 기존보다 비싸게 술을 사야하고 결국 술값 인상으로 이어진다는 논리다. 

한 자영업자는 “소매점들은 도매가 인상과 함께 주류업체 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되며 수익 보전을 위해 주류 가격을 자연스레 올리게 되고, 이로 인한 피해는 소비자가 고스란히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점업 프랜차이즈 폐점률은 2017년 말 기준 13.9%를 기록, 외식업계(10.9%)나 폐점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치킨업체(11.2%)보다 더 높다. 


◆“무자료 거래, 덤핑 등 문화 사라질 것” 


반면 전국주류도매업중앙회는 환영 입장을 내놨다. 중앙회는 “개정안을 통해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행해져왔던 무자료 거래, 덤핑 등 문란행위가 사라질 것”이라면서 “특히 그동안 리베이트가 일부 소수 대형 도매업자에 쏠려 있어 또 다른 차별을 받아 왔지만 앞으로는 같은 기준을 적용받게 돼 건전한 시장질서가 확립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회는 또 술값 인상 우려에 대해 “리베이트 관행이 오히려 위스키 등 술값을 올린 결과를 가져왔다”면서 “리베이트 금지로 오히려 가격 인하 여지가 생기는 만큼 제조사에 가격인하 요구를 하는 게 타당하다”고 반박했다. 

한국 비어소믈리에협회도 음성적인 가격 조정이 바로잡혔다며 제도 도입을 찬성하고 있다. 한국비어소믈리에협회는 “기존에 불법이던 리베이트 관련한 사항들을 새로운 조항으로 신설해 공식적으로 제공 가능하도록 합법화한 것”이라며 “불법 리베이트로 눈에 띄지 않는 손해를 보고 있던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어소믈리에협회는 도소매상보다 소비자 이익이 늘어난다는 주장도 펼쳤다. 기존엔 주류거래금액(소비자가격)의 5%에 해당하는 경품만 제공할 수 있었지만 개정 고시로 이 범위가 10%까지 확대되는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양측의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고시 개정안을 바로 반영시키는 것이 아니라 최소 1년 이상의 유예기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반영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주류쪽은 워낙 제도에 민감하고 가격 경쟁이 치열한 곳이기 때문에 말도 많고 탈도 많다”며 “섣불리 법 개정에 나서기 보단 실제 필드에서 오는 파장 등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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