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지급’ 무산 반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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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5차 전원회의에서 근로자 위원인 이성경 위원(오른쪽)과 사용자 위원인 류기정 위원이 장미꽃을 사이에 두고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강종민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가 ‘업종별 차등 지급적용’을 인정하지 않고 모든 업종에 동일 적용하기로 결정하면서 재계의 반발이 거세다.

최저임금위는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5차 전원회의에서 ‘사업 종류별 구분’(업종별 차등) 안건을 표결에 부쳤으나 부결됐다.

경영계는 그간 지불능력이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중소기업과 영세사업자,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업종별 차등적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정부가 최저임금 속도조절을 공식화한 이상 내년도 임금 인상률은 미미한 수준에 그칠 전망이지만 이미 지난 2년간 29%나 급등한 최저임금 마저도 이들 중소·영세사업자가 감내하기 어려운만큼 차등적용을 통해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경영계는 우리나라가 이미 차등적용의 법적인 근거를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우리나라는 최저임금법에 ‘최저임금은 사업의 종류별로 구분해 정할 수 있다(4조)’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법이 시행된 첫해인 1988년을 제외하고는 실질적으로 차등 적용한 사례가 없다.

반면 최저임금 제도를 도입한 주요 선진국은 지역·업종·연령에 따라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거나 애예외근거를 마련해 차별적인 운용을 하고 있다.

이를테면 미국은 연간매출과 거래규모가 50만달러 이상인 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연방정부가 최저임금을 정하면 주별로 지역과 산업 특성에 맞게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또한 일본은 전국을 4개 권역으로 나눠 지역별 최저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토대로 노사협약에 의해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결정하고 있다.

경영계는 차등적용이 적용되면 부가적인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2021년 1만원으로 인상된다고 가정할 경우 4년간 총 62만9000명의 고용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차등지급을 적용하면 고용감소가 4년간 16만5000명에 그쳐 총 46만4000개의 일자리를 보존할 수 있다.

또한 모든 업종에 동일하게 최저임금을 1만원까지 인상하면 소비자물가는 1.78% 인상되고 GDP는 1.0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차등적용하고 주휴수당을 폐지하면 소비자물가는 0.43% 증가에 그치고 GDP 감소도 0.34%에 그칠 전망이다.

경영계는 이번 업종별 차등적용 부결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정부의 무리한 시행령 개정으로 현재 최저임금 산정시간 수와 관련된 문제가 법정에서 다툼의 대상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고려 없이 월 환산액 병기가 결정된 것에 대해 사용자위원들은 대단히 실망스런 심정을 금할 수 없다"며 "예년의 관행을 내새워 모든 업종에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하기로 한 것은 향후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뿐 아니라 우리 경제의 주축이자 최저임금 당사자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회피하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용자위원들은 이러한 문제에 대한 개선이나 고민없이 더 이상 2020년 최저임금에 대한 추가논의는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며 "내년 최저임금은 지불능력을 고려해 가장 어려운 업종의 상황을 중심으로 결정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최저임금위원회 5차 전원회의를 퇴장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사용자 위원들은 앞으로 전원회의에 불참할 예정이다. 사용자 위원들이 불참을 선언함에 따라 최저임금위원회는 파행을 거듭할 전망이다.
 

이한듬 mumford@mt.co.kr

머니S 산업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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