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욕심' 웅진그룹, 코웨이 3개월 만에 반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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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그룹이 웅진코웨이를 인수한지 3개월 만에 다시 시장에 매물로 내놓으면서 과거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의 아픈 기억이 되살아났다. 최근 계열사인 웅진에너지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지주사 웅진의 회사채 신용등급까지 떨어지는 등 위기가 그룹 전체로 번졌다.

/사진=뉴시스 배훈식 기자

주가도 출렁이고 있다. 웅진그룹이 6월27일 웅진코웨이 재매각을 공식화한 뒤 웅진과 웅진코웨이 주가도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재매각을 공식화한 날인 6월27일부터 7월2일까지 4거래일간 웅진과 웅진코웨이 주가는 각각 20.2%, 7.98%씩 떨어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2012년에 발생한 법정관리 사태가 다시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하고 있다. 웅진그룹이 웅진코웨이를 매각해서라도 차입금을 상환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내몰린 것이다.

◆예견된 웅진코웨이 매각… “처음부터 무리수”

올 3월 웅진그룹은 2012년 웅진코웨이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매각한지 6년3개월 만에 다시 사들였다. 웅진코웨이 인수는 웅진그룹 재건을 위한 윤석금 회장의 오랜 염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회장은 2006년 당시 웅진코웨이와 웅진씽크빅에서 번 돈으로 웅진에너지와 웅진폴리실리콘을 설립하고 태양광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듬해인 2007년에는 극동건설까지 인수하며 재계순위 30위권까지 치고 올라섰다.

하지만 이후 태양광시장이 침체에 빠졌고 극동건설에서는 예상치 못했던 부실이 쏟아지면서 계열사들이 어려움에 빠졌다. 계열사가 위기를 겪으면서 웅진그룹 재무상황도 악화됐다. 결국 웅진그룹은 2012년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웅진식품과 웅진폴리실리콘, 극동건설, 웅진코웨이까지 매각해야 했다.

이번 웅진코웨이 재매각은 예상치 못한 재무 리스크로 향후 그룹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올해 웅진그룹의 신용등급을 두차례나 낮췄다.

2월에는 웅진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내렸으며 4월에는 BBB-로 재차 하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도 ‘부정적’이다.

한신평은 ▲코웨이 지분인수 과정에서 급격히 불어난 그룹 재무부담 ▲높은 원리금 상환부담에 의한 현금흐름 제약 ▲인수금융 약정 등에 따른 원리금 상환능력의 불확실성 등을 부정적 요인으로 지적했다.

웅진그룹은 지난해 코웨이 지분 22.17%를 1조6800억원에 인수한 뒤 2000억원가량을 추가 지분인수에 투입했다. 인수를 위해 차입한 자금은 총 1조6000억원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이 1조1000억원을 인수금융 형태로 대출해줬다. 만기(5년) 이자율은 연복리 7%다. 웅진의 이자비용만 연간 500억원이 넘는다. 나머지 5000억원은 웅진씽크빅이 전환사채(CB)로 발행하고 사모펀드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하는 구조였다.

CB는 자금사정이 좋지 못한 중소 상장사들이 주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들은 CB보다 일반 회사채 발행을 선호한다. 이 때문에 웅진그룹의 경우 대출 비중이 일반적인 수준을 넘어 ‘무리한 투자’라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게다가 계열사 웅진에너지가 감사의견 ‘거절’로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재무사정은 더 악화됐다. 이에 웅진그룹도 신용등급 하락으로 차입비용이 증가하면 재무구조가 더 나빠지는 악순환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불확실성 해소?… 사업전망 ‘긍정적’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를 매각하면 부채 상환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추가적으로 받을 수 있는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웅진씽크빅에 상당량의 현금이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증권가에서는 ‘매각가격’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으는 것과 동시에 웅진코웨이의 사업 전망성은 여전히 양호하다고 진단했다. 웅진코웨이는 국내 렌털 시장에서 절대적 시장점유율(54%, 상위 7개사 합산기준)을 기록 중이다. 최근에는 프리미엄시장에 이어 중저가시장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웅진코웨이가 재매각되는 상황이 웅진코웨이 주가에는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소득수준이 상승하고 미세먼지 등으로 위생이 중요해지면서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등 환경가전 렌털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웅진코웨이가 말레이시아와 미국 등 해외사업 확대로 신규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며 “배당성향도 70%나 되고 시가배당수익률이 4%이상이므로 배당주로서도 투자매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웅진코웨이의 견조한 실적개선과 높은 주주환원 정책 등에도 올 3월 이후 주가 하락이 이어졌다”며 “이는 웅진그룹으로 피인수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인수 가격보다 할인된 가격에 거래될 가능성 때문에 매각 성사 여부는 지켜봐야한다”면서도 “현금유출 불확실성 해소 시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20배(10만원)이상으로 재평가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00호(2019년 7월9~1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류은혁 ehryu@mt.co.kr

머니S 류은혁 기자입니다. 이면의 핵심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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