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아파트 잡으려면 ‘임대’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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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을 혼돈 속으로 밀어 넣은 ‘로또아파트’ 논란에도 정부가 더 강력한 분양가 규제책을 꺼내들었다. 일각에서는 무주택 서민과 중산층을 살리기 위한 분양가 규제제도가 오히려 부자들의 자산증식을 돕고 시장을 교란시킨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반면 아파트 분양원가 자체에 거품이 있다고 주장하며 궁극적으로 분양가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시민단체 등도 적지 않다. 문재인정부 3년차, 부동산정책에 전반적인 점검이 요구되는 상황에 분양가 규제로 인한 각종 부작용 완화 방안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분양가 규제’ 불편한 진실-④·끝] 채권입찰제 등 부활 필요성 대두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방배그랑자이 모델하우스가 지난 4월 오픈하면서 분양가가 발표되자 시장이 들썩였다. 예상을 뛰어넘는 3.3㎡당 4687만원의 높은 분양가에도 수천명의 청약자가 몰렸고 인터넷에서는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의견과 강남의 미래가치를 감안하면 ‘로또’라는 반응이 대립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심사기준에 따르면 2년 전 분양한 인근 ‘방배아트자이’ 분양가 3.3㎡당 3798만원보다 10%가량 높은 약 4178만원이 방배그랑자이의 적정분양가다. 시장에서는 HUG가 명확한 기준 없이 고무줄 심사를 해 적정분양가 논란을 가중시킨다는 비난이 고조됐다.

하지만 부동산업계 얘기를 들어보면 정반대다. 주변시세가 그만큼 높아졌고 분양가 심사기준은 마음대로 바꿀 수 없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분양가 적정선 논란이 커짐에 따라 HUG는 지난달 심사기준 개편안을 내놓았지만 결과는 더 강화된 분양가 규제였다. 일각에서는 분양가 심사제도의 전면적인 손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반발하는 건설업계 "분양보증 경쟁체제로"

정부의 분양가 규제는 앞으로 더 강화될 것으로 예고돼 건설업계의 불만이 크다. 자금력을 갖춘 일부 건설사는 서울 강남·용산 등 수익성 높은 사업지를 보유하고 아예 분양가 규제를 덜 받는 후분양이나 임대 후 분양을 검토한다. 하지만 대다수 건설사는 분양 자체가 힘들어져 앞으로 아파트사업을 접거나 파산을 우려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분양가가 내려도 건설사들은 옵션 품목의 가격을 높이는 방법 등을 통해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공능력 상위 소수의 건설사를 제외하면 선분양 자체가 힘들어졌고 자체보증을 할 경우 신용등급이 내려가 앞으로 다른 사업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주택협회는 최근 국토교통부에 ‘2020년까지 분양보증시장을 개방해 경쟁체제를 도입하라는 공정거래위원회 합의를 서둘러 추진해 달라’는 내용을 건의했다.

HUG의 분양보증 독점으로 인한 경쟁제한 문제는 14년 전인 2005년부터 지적돼 왔다. 정부는 2008년 ‘3차 공기업 선진화 추진계획’에 따라 2010년 분양보증 독점권을 폐지하기로 했지만 10년 가까이 미뤄진 상태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와 국토교통부는 2020년까지 분양보증 업무를 민간에 개방하기로 합의했으나 실현 가능성은 낮다. 독점적인 분양보증 발급이 분양가를 통제하는 기능을 하는데 만약 업무가 분산될 경우 자연스럽게 통제가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암묵적인 담합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분양보증시장이 개방될 경우 보증료가 내려갈 수 있다. 이때 보증료를 반영한 아파트 분양가도 낮아질 가능성이 높지만 분양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건설업계는 HUG의 설립 목적이 소비자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역할과 기능을 재정비할 때라고 주장한다.

분양가가 적정수준에서 책정될 경우 건설사 입장에서는 수익증대를 도모할 수 있지만 서민이나 중산층의 내집 마련 측면에서 보면 가치가 충돌한다. 부동산전문가들은 분양가 규제를 풀 경우 투명한 분양원가 산정과 공개의무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제도적 측면에서 분양가의 투명성을 높일 필요가 있고 지자체의 분양가 심사기준과 심사위원 등을 공개해 각 항목의 적정수준 여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분양가 규제가 간접적으로 이뤄지는 셈이다.



◆혜택 입는 사람 소수냐 전체냐

일각에서는 로또분양이 예상되는 지역일 경우 임대주택의 공급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는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서울이나 과천 등 로또가 될 만한 지역은 임대주택을 최대한 공급해 투자나 소유가 아닌 이용의 대상이 되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권 교수는 “임대보다 자가를 선호하는 주거문화를 바꾸려면 임대주택 비중을 늘려서 인식이 달라지도록 하는 방법이 좋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과거 판교에서 시행한 채권입찰제의 재도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심 교수는 “몇명이 혜택을 보느냐, 국민 전체가 혜택을 보느냐를 고민할 때”라고 지적했다. 

채권입찰제는 분양 예정가격이 주변시세와 30% 이상 차이 날 경우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해 개발이익을 국가채권으로 흡수하는 제도다. 장기 국민주택채권을 구입하는 사람에게 우선분양권을 주고 1순위청약자 가운데 가장 높은 채권을 써낸 사람이 당첨권을 갖는 방식이다. 분양가와 시세 사이에 발생하는 차익을 채권으로 회수해 아파트 투기를 막고 건설자금으로도 활용한다.

심 교수는 분양가상한제 확대 가능성을 놓고는 “집값이 불안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될 것으로 본다”면서 “거시경제가 완전히 망가지지 않는 이상 지금 상황에서 정부가 더 강화된 규제를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근본적으로 시장규제가 너무 많다는 비판을 정부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으로 규제완화의 트렌드가 ‘포지티브’ 방식에서 ‘네거티브’로 바뀌었다. 법률이나 정책에 허용하는 것을 나열하고 예외일 경우 모두 금지하는 것이 포지티브 규제다. 이 방식은 법률과 정책으로 금지한 행위 외의 모든 것을 허용하는 네거티브보다 강력하지만 다양한 부작용이 검증됐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00호(2019년 7월9~1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노향 merry@mt.co.kr  |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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