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광장] 코스모스와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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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소속 대학교는 자연과학고전을 읽고 토론하는 강의 개설을 지원한다. 올 1학기, 인문·사회·예술대 학생들과 함께 ‘코스모스와 인간’ 수업을 진행했다. 전반에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후반에는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함께 읽었다. 코스모스와 인간이 제목인 책을 각각 읽었으니 강좌의 이름에 딱 맞는 선택이었다.

<코스모스>에서 얻는 지구 밖 우주를 향한 관심과 깨달음은 놀랍게도 방향을 되돌려 다시 인간을 향한다. 지구라는 이름의 좁디좁은 우주의 작은 구석에서 고작 백년인 찰나의 시간을 사는 인간에게 우주의 공간적·시간적 광막함에 대한 깨달음은 엄청난 충격을 준다.

광막한 코스모스에서 인간이 거주하는 시공간은 특별할 것이 하나 없다. 인간은 특별한 존재가 결코 아니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원소는 우주에서 흔히 찾을 수 있고 몸과 의식도 긴 진화의 과정에서 우연히 생성됐을 뿐이다. 그럼에도 인간은 스스로 보잘 것 없는 존재라는 것을 깨우친 놀라운 존재다. 우리는 특별할 것 하나 없지만 별의 먼지라는 것을 알아낸 경이로운 별 먼지다. 인간이 지금까지 우주에서 발견한 유일한 지적 생명은 오직 인간뿐이라는 사실도 우리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깨닫게 한다.

인간은 특별하지 않아 더욱 소중한 경이로운 존재다. 지구 밖 우주에 대한 깨달음으로 결국 인간을 향한 성찰에 이르게 독자를 이끄는 <코스모스>는 과학책이자 놀라운 인문학책이다. 과학책 <코스모스>를 함께 읽은 것뿐인데 인문·사회·예술대의 다양한 전공을 가진 여러 학생이 삶의 위안과 공부에 대한 의미를 찾았다는 소감을 남겼다. 40여년 전 출판된 <코스모스>가 가진 놀라운 생명력이다.

<사피엔스>는 역사를 통해 인간에 대한 이해에 이르고자 한다. 단일 종 사피엔스의 놀라운 성공 비결은 대규모 협력이다. 상상한 허구를 함께 믿는 능력으로 가능해진 일이다. 종교, 화폐, 제국이라는, 인간이 함께 상상해낸 허구가 어떻게 역사의 발전을 견인했는지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민주주의, 자유, 평등과 같이 우리가 보편적이라 믿는 가치도 결국 상상의 허구라는 주장도 흥미롭다. 누구나 당연시하는 인간 사회의 모든 상상의 허구에서 벗어나 완전히 다른 상상의 허구에 기반한 인간 사회를 꿈꿔보라는 것이 이번 학기 수업의 마지막 토론 주제였다. 아무런 제한이 없는 상상을 학생들이 해보기를 바랐다.

<코스모스>는 우주를, <사피엔스>는 역사를 다루지만 둘 다 애정 어린 관심과 걱정은 인간을 향한다. 핵전쟁이라는 당시의 당면한 위험에 대한 경고가 <코스모스>에 담겼다면 <사피엔스>에는 현재 급격히 진행되는 인공지능의 발달과 그로 인한 미래 인간 존재에 대한 고민이 담겼다. 과학도 결국 사람의 일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00호(2019년 7월9~1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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