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 빼고 AI 투입… 바뀌는 보험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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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1990년대 보험 가입은 100% 설계사를 통해 이뤄졌다. 20년이 흐른 지금도 보험 판매채널에서 여전히 설계사를 통한 대면채널이 90%를 웃도는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지만 온라인 비대면 채널의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앞으로 기술변화에 따른 판매채널 변화를 거스를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전속설계사를 앞세운 영업방식이 높은 시장점유율과 수익성을 보장하는 시대는 끝났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1997년 생명보험사의 설계사수와 시장점유율이 정비례 관계를 보였지만 2016년에는 상관관계가 약해졌다. 1990년대까지 설계사가 유일한 판매채널이었지만 2000년대 이후 텔레마케팅(TM), 사이버마케팅(CM), 홈쇼핑 등 새로운 판매채널이 등장하고 있다.

◆온라인에 익숙한 2030세대, 비대면 선호

밀리니얼세대(1980년대 초반~1990년 말까지 태어난 세대)는 온라인에 익숙하다. 이들은 모바일·인터넷으로 충분한 정보를 획득한 후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한다. 직접 사람을 만나기보다 모바일 기기로 접촉하길 선호하는 성향이 있다.

밀리니얼세대가 소비에 참여하면서 CM 역할도 커지고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손해보험의 경우 비대면 채널 비중이 2010년 10.6%에서 2017년 12.1%로 증가세를 보였다. 큰 발전은 없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변화가 크다.

7년 사이에 TM채널과 홈쇼핑채널은 크게 감소한 대신 CM채널은 4.7%에서 28.7%로 가입 비중이 크게 확대됐다. 특히 자동차보험은 인터넷으로 보험가입이 활성화 되면서 7년 새 5배 이상 확대됐다. 단순하고 고객이 이해하기 쉬운 저관여 상품 위주로 CM 판매 채널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보험업계에서도 대면접촉을 꺼리는 밀리니얼세대의 성향을 잘 알고 있다. 최근 출시된 보험설계 애플리케이션(앱)은 이용자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있다. 설계사와 만남은 물론 통화도 필요 없이 앱 자체에서 보험점수를 매겨 이용자에게 적합한 보험상품을 추천해주는 식이다. 대표적으로 리치앤코에서 출시한 보험설계 서비스 출시 1년 만에 ‘굿리치’는 25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요즘 젊은 세대는 설계사와 접촉하는 것을 피하는 추세다”며 “특히 2030세대는 보험에 대한 지식도 올라가 최대한 통화, 이메일 등을 이용해 상품을 설명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저렴한 보험료도 한 몫

저렴한 보험료도 비대면채널을 키우는데 한몫 했다. 비대면 채널이 대면채널보다 보험료가 저렴한 이유는 보험사 수익구조에 있다. 보험사 수익은 손해율과 사업비율이 결정한다. 사업비율은 보험료 수입에서 인건비, 임대료, 설계사 수수료 등 나머지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두 비율의 합(합산비율)이 커질수록 보험사 수익은 적어지고 100%를 넘어서면 영업적자를 본다. 

사업비에서는 설계사 수수료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비대면 채널은 보험설계사를 거치지 않고 계약자가 직접 보험사와 계약을 맺어 사업비가 줄어든다. 비용이 줄어드니 보험사도 저렴한 보험료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대표적인 비대면채널인 다이렉트 보험은 오프라인에 비해 20%가량 저렴하다.

전문가들도 향후 보험설계사의 영향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근로자성 인정, 모집 수수료 강화 등으로 앞으로 설계사 활용에 제약을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기술이 발전되면 고능률 설계사 한 사람이 더 많은 고객에게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는 저능률 설계사와 생산성 격차를 증가시켜 설계사 수 감소로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정원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설계사 17%가 금액기준으로 전체의 51.5%를 판매하고 있다. 반면 17.9%의 저능률 설계사가 판매하는 규모는 전체의 1%에 불과하다”며 “고능률 설계사 위주로 몸집이 작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이 바꾸는 보험판매

보험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판매채널 방식 변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I를 활용한 판매채널은 구축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설계사 채널과 달리 기술만 있으면 바로 활용할 수 있다.

현재 상대적으로 몸집이 가벼운 보험독립대리점(GA)와 핀테크 기업들은 AI을 활용한 판매채널을 구축하고 있다. ‘굿리치’(리치앤코), ‘보험닥터’(마이리얼플랜)가 대표적인 보험설계 플랫폼이다.

보험설계 플랫폼들은 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사용자에게 적합한 보험상품을 추천해준다. 아직은 가격과 보장내용 위주로 추천하는 수준이지만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앞으로는 개개인에 맞는 구체적인 설계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당 플랫폼에서 설계사의 역할도 크게 줄었다. 예전에는 설계사가 보험모집부터 계약까지 모든 과정을 맡았다면 이제는 상담, 계약 등 일부 과정에만 참여한다. 이처럼 AI이 설계사를 돕는 형태에서 앞으로는 주요 판매채널로 자리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에서 자체적인 서비스를 내놓지 않고 있지만 기술기업과의 협업으로 얼마든지 플랫폼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GA와 핀테크 기업들 사이에서 플랫폼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몸집이 무거운 보험사는 진출에 더디지만 기술을 사거나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언제든지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00호(2019년 7월9~1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심혁주 simhj0930@mt.co.kr

금융팀 심혁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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