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로 만든 플라스틱,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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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인간에게 준 축복으로 여겨졌던 플라스틱이 전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재앙으로 다가왔다. 인류의 역사를 석기-청동기-철기시대로 나눈다면 현대는 플라스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부터 태양전지 제조에 이르기까지 플라스틱 없는 현대문명은 상상하기 힘들다. 하지만 최근 플라스틱 사용을 억제하려는 운동이 전세계적으로 일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부와 환경단체가 고강도 규제를 내놨고 기업들도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며 신소재 개발 등 대안을 내놓고 있다. <머니S>는 전방위 산업군에서 일어나는 ‘플라스틱 프리’ 현상을 살펴보고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굿바이, 플라스틱-상] ‘친환경 플라스틱’ 개발 가속


글로벌시장에 ‘플라스틱 프리’ 바람이 불면서 국내 화학사들이 차세대 플라스틱 개발에 속도를 낸다. 폐기 후 쉽게 분해되지 않아 자연 생태계를 무너뜨리는 합성 플라스틱 대신 분해가 가능하거나 유해성분이 낮은 제품을 만들어 친환경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목이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한 해변가. /사진=로이터

◆‘플라스틱 프리’ 바람

플라스틱이 지구환경을 위협한다는 문제는 친환경 키워드가 글로벌 산업흐름의 새로운 표준이 되기 전부터 꾸준히 제기된 이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2008년부터 10년간 42%나 증가해 2017년 3억4800만톤을 기록했고 버려진 플라스틱의 양은 2016년 기준으로 약 2억4200만톤에 이른다.

또한 유럽 플라스틱 제조자협회에 따르면 매해 3억톤 가량의 플라스틱 가운데 1300만톤이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이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해 매해 해양생물 10만마리가 목숨을 잃는 등 심각한 환경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미국과 호주를 비롯한 전세계 64개 국가는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 중이다. 특히 지난해 중국의 폐플라스틱 수입금지 여파로 전세계가 폐플라스틱 대란을 겪으면서 플라스틱 규제를 더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해부터 커피숍 매장에서 플라스틱컵 사용을 금지한 데 이어 최근 장례식장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제한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단순한 사용제한 조치만으로는 플라스틱 쓰레기 저감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생산에서부터 친환경성을 고려한 제품의 확대로 완전한 플라스틱 프리 시대를 앞당겨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는 정부 주도로 2008년부터 바이오화학기술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육성전략을 수립하는 등 친환경 플라스틱시장 확대에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윤청 기자

업계도 자체적으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재 화학업계가 주목하는 친환경 플라스틱은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바이오매스 플라스틱이다.

한국화학연구원에 따르면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폐기 후 쉽게 분해되지 않는 일반 플라스틱 소재와 달리 세월이 지나면 박테리아, 곰팡이와 같은 미생물이나 분해효소의 작용을 통해 물이나 이산화탄소로 완전히 분해된다. 사용 후 별도의 재활용 필요 없이 땅에 매립이 가능하고 연소 시 유해물질도 발생하지 않는다.

바이오매스 플라스틱은 재생가능한 자원인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이용해 만든 플라스틱이다. 옥수수 등 식물에서 유래했기 때문에 생산·분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와 유해물질이 기존 플라스틱에 비해 적게 배출된다.

◆연구개발 뛰어든 기업들

친환경 플라스틱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는 업체는 SK그룹 계열 화학사들이다. SK케미칼은 식물에서 추출한 바이오 원료로 친환경 투명 플라스틱 ‘에코젠’을 개발해 어린이 요리도구, 막걸리잔, 주방용품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 중이다.

또한 옥수수 추출 바이오 원료를 첨가한 친환경 플라스틱 ‘코폴리에스터’ 복합재를 개발하고 지난해부터 5년간 매년 3000대씩, 총 약 1만5000대의 수소전기차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계열사인 SKC도 생분해성 플라스틱 필름을 한국델몬트 등에 포장재로 공급하고 있다. 옥수수 추출 성분으로 만든 SKC 친환경 PLA 필름은 땅에 묻으면 14주만에 생분해되는 친환경 소재로 환경오염이 없다. SKC는 여러 고객사와 공급 관련 협의를 진행하는 한편 회사 종이가방에도 기존 PE필름 대신 생분해 필름을 사용하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SKC는 폐폴리우레탄을 다시 폴리우레탄 원료로 돌리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플라스틱을 제품원료나 에너지자원으로 재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기술 개발이 완료되면 폐플라스틱 처리 문제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케미칼도 생분해성 플라스틱 개발에 착수했다. 한화케미칼은 지난 4월 연세대학교와 손을 잡고 혁신기술연구소를 설립했다. 이 연구소는 2024년 4월까지 5년간 운영되며 미생물을 활용해 자연에서 썩는 친환경 플라스틱 제조 등의 친환경 기술을 연구한다.

한화케미칼은 이 같은 친환경 기술 연구로 환경오염을 줄이는 순환경제로의 전환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삼양그룹은 바이오 플라스틱 원료 사업을 본격화한다. 삼양이노켐은 710억원을 투자해 군산자유무역지역 내의 2만9000㎡ 부지에 2021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연산 약 1만톤 규모의 ‘이소소르비드’ 공장을 증설하기로 했다.

이소소르비드는 식물 자원에서 추출한 전분을 화학적으로 가공해 만드는 바이오소재로 플라스틱, 도료 등 다양한 용도로 기존 화학물질을 대체해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이소소르비드로 만든 플라스틱은 내구성·내열성·투과성 등이 높아 모바일기기와 TV 등 전자제품의 외장재, 스마트폰의 액정필름, 자동차 내장재, 식품용기, 친환경 건축자재 등의 소재로 각광받는다.

삼양그룹은 2014년 국내 최초, 세계 두번째로 이소소르비드의 상용화에 성공한 바 있다. 삼양그룹 관계자는 “친환경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응용제품 개발로 이소소르비드의 적용 범위를 확대해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01호(2019년 7월16~2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한듬 mumford@mt.co.kr

머니S 산업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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