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외지주상장 제한, ‘차이나 포비아’ 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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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국내증시에 상장한 중국기업들이 올 4월 진행한 외부감사에서 잇달아 잡음을 일으키면서 중국기업 공포증인 ‘차이나포비아’가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문제가 커지자 한국거래소는 홍콩 등에 지주회사를 둔 중국기업이 앞으로 코스닥시장에 발을 들이지 못하게 차단했다.

지금까지 코스닥에 입성한 중국기업은 홍콩이나 케이만제도에 지주회사를 설립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 기업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회계부정이나 허위공시 등으로 물의를 일으켜 왔다. 2007년 3노드디지탈그룹유한공사가 중국기업 중 처음으로 국내 증시에 입성한 후 모두 24개의 중국기업이 상장했고 이 중 11개가 상장폐지 됐다.

거래소에 따르면 7월1일 자로 개정 시행된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따라 외국 회사의 ‘역외지주상장’은 지주회사가 한국에 소재한 경우만 허용된다. 다만 미국이나 일본 등 적격해외증권시장으로 분류되는 나라에 국적을 둔 회사들은 이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

그간 중국기업은 홍콩 등 해외에 페이퍼컴퍼니 같은 지주회사를 설립한 후 이를 코스닥에 상장시켰다. 앞으로는 중국 등 외국기업은 한국에 지주회사를 설립해야만 코스닥 상장이 가능하다.

거래소는 외국법인에도 외감법 내용 중 감사인 선임 등 일부 내용을 상장 규정에 반영해 적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외국 회사는 외감법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규제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외국기업에 적용되는 외감법 항목은 ▲사업 연도 개시일부터 3월 이내 감사인 선임 ▲최소 3년 연속 동일 감사인 선임 ▲회사 기밀 누설 등 외감법상 사유 발생 시에만 감사인 해임 가능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 의무화 등이다.



◆‘상폐’ 중국기업 또 나오나

그동안 국내증시에서 상장 폐지된 중국기업은 총 11곳이다. 2007년 중국기업으로는 처음 국내 증시에 상장한 3노드디지탈그룹유한공사(2007~2013년)와 코웰이홀딩스유한공사(2008∼2011), 중국식품포장(2009∼2013), 웨이포트(2010∼2017)는 스스로 상장폐지를 신청해 한국증시에서 발을 뺐다.

이외에도 화풍방직(2007∼2015)은 시가총액 미달로, 연합과기(2008∼2012), 중국원양자원(2009∼2017), 성융광전투자(2010∼2012), 완리(2011~2018), 중국고섬(2011∼2013) 등은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 폐지됐다. 차이나하오란(2010~2019)은 관리종목 지정 뒤 분기보고서를 기한까지 내지 않아 퇴출당했다.

이처럼 국내에 상장된 중국기업들이 분식회계, 고의 상장폐지, 관리부실 등의 사유로 퇴출당하는 일이 빈번했다. 올 들어서도 차이나그레이트·이스트아시아홀딩스가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상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는 중국기업 차이나그레이트는 올 4월 2018년 감사보고서에서 의견 거절을 받았고 이스트아시아홀딩스는 외부 감사인 미선임으로 같은 달 주식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국내증시 진출 막힌 中기업

국내증시에 상장된 외국기업은 거래소 상장규정에 따라 외부감사인을 선임해야 하지만 촘촘한 규제로 짜인 외감법 적용 대상은 아니다. 외국기업이 제도의 빈틈을 이용해 고의 상장폐지로 의심받을 행동을 저질러도 사실상 처벌할 수가 없다.

결국 외국기업 경영 부실에 따른 상장폐지 피해는 국내 투자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자본시장의 세계화로 한국기업의 해외증시 상장과 외국기업의 국내증시 진입이 늘어나는 만큼 제도를 보완해 투자자를 보호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국내에 상장된 외국계 기업 중 중국기업이 80% 가까이를 차지하면서 ‘차이나포비아’라는 단어까지 생겨났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2013년에 상장폐지된 중국고섬(중국고섬공고유한공사)은 국내증시에 상장한 지 두달 만에 분식회계로 퇴출됐다”며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은 막대한 피해를 보는 등 관련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왔다"고 설명했다.

반면 증권업계에선 한국증시 상장을 원하는 중국기업의 진입이 사실상 막혔다고 분석했다. 불량기업의 진입을 막기 위한 제도가 자칫 성장성이 높은 중국기업의 진입까지 차단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상장폐지된 중국기업들 때문에 중국 상장사에 대한 불신이 커진 상황이지만 자칫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국기업을 놓칠 수 있다는 부작용도 있다”며 “이번 개정안은 중국기업들이 국내 상장을 더 꺼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올해 해외 기업 중 유일하게 코스닥 입성에 도전하고 있는 보난자제약(중국)은 애초 예상대로 험난한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현재 증권업계에서는 이 회사가 높아진 한국거래소의 문턱을 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01호(2019년 7월16~2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류은혁 ehryu@mt.co.kr

머니S 류은혁 기자입니다. 이면의 핵심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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