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규제에 주먹 불끈 쥐는 ‘애국테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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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운동에 국산 맥주‧의류‧콘돔주 ‘반짝’
분쟁장기화 땐 삼성 이어 中企 과반 '휘청'


일본정부의 한국 수출규제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국내증시에서는 이른바 ‘애국테마주’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제품 선호도가 높았던 문구류를 비롯해 맥주, 의류, 콘돔 등의 국내 업체들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리지스트, 에칭가스 등 반도체와 TV 디스플레이 핵심재료 3품목에 대한 수출규제를 지난 4일 단행했다. 이후 국내에서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됐다.

일본정부는 한국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로 한국과의 신뢰 관계가 손상됐으며 수출관리 과정에서 부적절한 사례가 발견돼 이 같은 조치를 단행했다고 주장했다.


7월6일 오후 대구 달서구 대천동 유니클로 매장 앞에서 한 시민이 일본 경제 보복의 부당함과 일본제품 불매 동참을 호소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우종록 기자

최근에는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서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와 관련해 ‘일본 측 조치 철회 및 양국 간 성의있는 협의’를 촉구했으나 일본정부는 “협의의 대상이 아니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한·일 간 갈등 국면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애국테마주로 꼽히는 종목들이 일제히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제품 NO”… 애국테마주 훨훨?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산 필기구업체 모나미와 의류업체 신성통상의 주가는 일본의 경제제재가 본격화된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7거래일 동안 각각 66.0%, 28.1% 급등했다. 이외에도 같은 기간 주류업체인 하이트진로(6.40%)와 콘돔업체인 바이오제네틱스(3.61%) 등이 오름세다.

이들 업체의 공통점은 속해 있는 시장에서 일본산 제품의 점유율이 높다는 점이다. 문구류 업계에 따르면 연간 4조원에 이르는 국내 필기류시장은 일본 업체가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국내 콘돔시장에서도 일본산제품인 오카모토가 국내 주요 편의점에서 판매율 1위를 지키고 있다. 편의점 GS25·CU·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 3사의 공개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오카모토는 34.2%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 확산으로 일본산제품에 밀리던 국산제품에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반면 증권가에서는 일본산제품 불매운동이 국내 기업의 실적개선으로 곧바로 이어질지 여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바이오제네틱스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모나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9억2100만원으로 전년보다 8.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1351억9100만원으로 같은 기간 1.8% 감소했고 순이익은 7억5700만원으로 73.7% 줄었다.

반면 제조유통일괄형(SPA) 브랜드 탑텐과 올젠, 지오지아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신성통상의 실적은 꾸준히 성장세를 나타냈다. 올해 1분기 별도기준 매출액은 2094억9677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2억9670만원으로 전년보다 306.8% 늘었다.



◆日 경제보복 장기화?… “4Q 불확실성 커져”

일본정부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의 수출규제에 이어 탄소섬유 분야를 추가규제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 증시의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본의 규제 방침으로 단기 수혜를 입을 수 있는 국내 기업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내 산업과 기업의 피해가 늘어나 증시가 악화될 수 있어서다.

증권가에서는 한·일 양국 갈등이 장기화되고 제재품목이 확대될수록 일본 소재를 수입해 완성품을 만드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타격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추가 제재 가능성을 염두에 둔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김두언 KB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반도체제품의 높은 재고 수준을 고려하면 적어도 연말까지는 생산에 큰 차질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반도체 수출의 규모가 국내총생산의 약 6% 내외를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본의 제재로 수출물량이 10% 감소할 경우에는 경제성장률이 0.6%포인트가량 하락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일본이 ‘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할 경우 추가적인 소재 및 부품의 수입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올해 4분기 이후의 생산 및 수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일본 수출제한조치와 관련된 중소기업 절반 이상이 6개월 이상 수출규제가 계속될 경우 견디기 힘들 것이라는 통계 결과도 나왔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달 9일 일본의 수출제한조치와 관련된 중소제조업 269개사를 대상으로 긴급 의견조사를 실시한 결과 59.0%의 기업은 일본정부의 수출규제가 지속될 경우 6개월 이상 감내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3개월 미만은 28.9%였고, 3~6개월 사이에서 견디기 힘들다고 밝힌 중소기업은 30.1%였다.

관련 산업에 대한 영향은 59.9%가 ‘부정적’이라고 응답했다. 이에 대한 자체적인 대응책을 묻는 질문에 46.8%의 업체가 ‘대응책이 없다’고 답했다. 또 중소기업들은 국내 기업의 소재 개발 또는 제3국에서 소재를 수입해 반도체 소재의 일본 의존성을 줄이려는 시도에도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소재 거래처 다변화에 1년 이상 소요된다는 응답은 조사대상의 42.0%였다. 6개월에서 1년 정도 소요된다는 응답은 34.9%였고 6개월 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업체는 23.1%였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삼성과 같은 대기업뿐 아니라 많은 중소기업도 최근 일본정부의 수출규제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다”며 "8월 초 중소기업사절단 구성해 지한파로 알려진 니카이 도시히로 일본 자민당 간사장 등을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01호(2019년 7월16~2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류은혁 ehryu@mt.co.kr

머니S 류은혁 기자입니다. 이면의 핵심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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