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몰 짝퉁 피해 ‘눈덩이’… 누구 책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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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양극화가 가속화되며 여의치 않은 주머니 사정 탓에 이른바 ‘짝퉁’(위조상품)을 찾는 사람이 늘었다. 그런데 이 짝퉁시장이 심상찮다. 찾는 이가 많아지면서 시장규모도 커지고 전문쇼핑사이트가 등장하는 등 꽤 뻔뻔해졌다. <머니S>가 짝퉁이 인기를 끄는 사회적 이유가 무엇인지, 짝퉁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짝퉁 전문시장의 풍경과 명품 수선사에게 듣는 ‘짝퉁 구별법’도 소개한다. <편집자주>

[진짜 같은 세상 ‘짝퉁천국’-④] 법안개선 움직임도 ‘수박 겉핥기’

최근 온라인쇼핑족이 크게 늘면서 유통업계가 온라인쇼핑사업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온라인쇼핑은 유통과정에서 생기는 불필요한 절차(유통마진)를 줄여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하는 장점이 있다. 또한 소비자는 직접 찾아가는 수고를 덜고 편리하게 다양한 품목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온라인쇼핑은 최근 여러 논란에 휩싸이며 소비자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신뢰 잃은 ‘쇼핑 플랫폼’

국내 대표 이커머스 플랫폼 쿠팡이 지난달 25일 ‘짝퉁’(위조상품) 방치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은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쿠팡에서 팔고 있는 유명상표 짝퉁 시계가 500종에 달한다며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조합 측에 따르면 쿠팡에는 정가 5300만원대 롤렉스, 1600만원대 위블러, 650만원대 까르띠에 시계 등의 위조상품이 20만원 안팎으로 올라왔다. 짝퉁 시계는 브랜드 이름을 교묘히 바꿔 ‘H르메스’(에르메스), ‘파텍*립’(파텍필립) 등으로 명시됐거나 버젓이 ‘정품급’이라며 판매됐다.

김영수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쿠팡에서 거래된 짝퉁시계로 시계제조기업과 정상가격으로 시계를 수입·유통하는 업체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이커머스 플랫폼을 운영하고 파트너 판매자의 자율적인 판매를 보장한다”면서도 “불법상품 판매를 엄격히 금하고 판매 중인 상품에 문제가 확인되면 즉각적으로 판매 중지, 판매자 퇴출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한다”고 해명했다.



◆이커머스·오픈마켓은 ‘짝퉁 무법지대’?

이런 논란은 쿠팡뿐만 아니라 통신판매중개업을 하고 있는 네이버쇼핑이나 오픈마켓 G마켓, 11번가 등에서도 흔히 빚어진다. 이커머스나 오픈마켓 등에서의 위조상품 판매는 방치 상태나 다름없다. 사실상 제재할 수 있는 법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커머스나 오픈마켓 같은 온라인쇼핑 플랫폼은 온라인쇼핑몰처럼 직접 상품을 선별하고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국내 전자상거래법상 통신판매중개업으로 규정된다. 상품을 직접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역할인 것이다. 문제는 상품에 문제가 생겼을 때 온라인쇼핑 플랫폼의 책임이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현행법상 위조상품은 상표법에 의해 처벌받는다. 상표법 제6장 상표권자의 보호 제108조에 따르면 타인의 등록상표를 동일하거나 유사한 상품에 사용해 교부·판매·위조·모조 또는 소지하는 것을 상표권 침해행위로 간주한다. 이는 동일법 제109조~제111조에 의해 손해액을 추정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전자상거래법에서는 상표권을 침해한 위조상품 피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결국 피해는 온라인쇼핑 플랫폼에서 위조상품에 속아 구매한 소비자 몫이다.

오픈마켓 이용자인 A씨(28)는 “온라인쇼핑을 할 때 판매자를 보긴 하지만 가장 크게 영향을 주는 건 사이트(플랫폼) 신뢰도”라며 “광고할 때는 믿고 살 수 있는 곳인 것처럼 떠들면서 정작 문제가 생겼을 때는 책임회피에 급급한 모습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입점업체 선정기준도 있는데 문제가 있다는 건 경영방식이 잘못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인력 한계점… 개선 여지 있을까

소비자들의 지적에 온라인쇼핑 플랫폼업체들도 피해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들 업체는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불법 상품을 판매하거나 비정상적 거래 등이 감지되면 즉각적인 조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족한 인력으로 하루에도 수백~수천개 이상 올라오는 상품을 일일이 검사하기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토로한다.

업계 관계자는 “포착되더라도 판매자를 상대로 사실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위조상품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판매자 정보와 상품소개를 꼼꼼히 살펴볼 것을 당부했다. 그는 “현행법상 통신판매중개업자는 통신판매의뢰자(판매자)에 대한 정보를 명시하도록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며 “상품소개 페이지에서 ST, 미러, 이미테이션 등의 용어나 ‘~%’ 또는 ‘~급’ 등이 붙어있으면 위조상품으로 의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계에서도 온라인쇼핑 플랫폼에서의 위조상품 피해사례가 확산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전자상거래법 중 핵심 내용만 간추려 발의할 예정이다. 이번 개정안은 통신판매중개업자라는 개념을 없애고 사이버몰운영사업자의 개념을 확장해 직접 판매업무를 수행하는 사업자와 통신판매중개업자로 구분했다.

직접 판매업무를 하는 온라인쇼핑 플랫폼이 늘고 있는데 문제가 발생했을 때 판매중개업자라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는 경우를 예방하기 위한 차원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통신판매중개를 하는 사이버몰 운영자는 계약당사자가 판매업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고지하도록 했다. 고지를 했음에도 소비자가 계약당사자로 오인하게 할 중요한 원인을 제공했다면 중개업자도 판매업자와 연대책임을 지도록 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도 “통신판매중개업체는 단순히 통신판매업자가 사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브랜드를 적극 활용해 영업하고 있다”며 “그러다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을 회피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법 개정안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다만 정작 통신판매중개업 관계자들은 이번 개정안 추진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홈페이지에 판매자 정보나 통신판매중개업체가 직접 판매업자가 아니라는 사실 등은 이미 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판매중계업계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피해사례가 크게 줄어들 것 같지는 않다”며 “사측 입장에서는 다소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입점 시스템 규제 강화, 불법거래 모니터링 인력확보 등 현장에서 유용한 법적 제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01호(2019년 7월16~2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홍승우 hongkey86@mt.co.kr

머니S 증권팀 홍승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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