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창업 모범생’의 네번째 꿈

People / 김성준 렌딧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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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 렌딧 사장. /사진제공=렌딧


올 6월 문재인 대통령과 핀란드 순방길에 오른 핀테크 대표가 있다. P2P업계 대표주자 렌딧의 김성준 사장이다.

김성준 사장은 서울과학고와 카이스트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한 뒤 미국 스탠퍼드대 석사과정을 밟은 엘리트 출신이다. 잘 나가던 명문대학생이 갑자기 개인 간(P2P)시장에 뛰어들어 선두주자가 되기 까지는 4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변화무쌍한 금융시장에서 단숨에 리더로 올라 선 비결은 무엇일까.

◆카이스트 모범생, 세번째 창업 도전

학창시절 김 사장의 꿈은 생명공학자였다. 카이스트에 입학해 꿈에 한발 다가가던 중 1학년 때 우연히 들은 세미나가 인생을 바꿔버렸다.

당시 디자인 전문회사 아이데오(IDEO)의 한국계 디자이너는 디자인을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공감하고 이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디자인의 새로운 의미는 김 사장에게 큰 충격을 줬고 디자인에 매료돼 이튿날 전공을 산업디자인으로 바꿨다.

이어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찾기 시작했다. 2009년 ‘1/2 프로젝트’라는 사회적 기업을 창업한 건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첫걸음을 뗀 순간이다. 1/2 프로젝트는 기부자와 기업 마케팅을 연계하는 기부상품을 만드는 회사다. 한쪽에만 음료수를 담고 다른 쪽에 담길 음료수만큼 기부하는 음료수병이 그의 대표작이다. IF디자인어워드, 레드닷어워드 등 세계적인 디자인상을 휩쓸었지만 돈을 벌지 못했다.

첫 창업에 실패한 후 김 사장은 곧바로 두번째 창업에 나섰다. 2011년 미국 스타포드대학원에 다닐 때 소셜미디어(SNS)를 분석해 원하는 스타일을 제안하고 바로 물건까지 살 수 있는 패션 사이트 ‘스타일세즈’를 창업했다. 스탠포드 대학원 수업에서 탄생한 스타일세즈는 수십억원의 엔젤투자도 받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2013년 운영자금이 바닥나 귀국했고 문제를 해결하던 중 세번째 창업 아이템으로 바꾸게 됐다.

20대를 줄곧 미국에서 생활한 김 사장이 대출받을 수 있는 곳은 연 20%의 고금리를 주는 저축은행뿐이었다. 당시 우리나라는 연 5% 미만의 은행권 대출과 연 20% 안팎의 고금리 대출 등 1금융과 2금융의 양극화가 심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김 사장은 렌딧을 창업하고 빅데이터 분석 기반의 개인신용 심사평가모델을 개발해 지금까지 약 1800억원의 중금리대출을 집행했다.

김 사장은 “미국에 짐을 두고 귀국한 지 100일 만에 렌딧을 창업했다”며 “우리나라는 대출자들의 상환의지가 높고 연체율이 낮다는 특징이 있다. 이 같은 수요가 높은 새로운 금융시장을 개척해야겠다는 의지가 컸다”고 말했다.

◆다시 부는 창업붐, 이제는 멘토될 것

정부는 김 사장처럼 창업에 나서는 청년들을 독려하고 있다. 많은 청년들이 젊은 아이디어와 추진력을 가지고 새로운 산업을 발굴해 ‘제2의 벤처 붐’이 일어날 것이란 기대다. 대통령 순방길에 올라 핀란드의 창업생태계를 경험한 김 사장은 창업에 나서는 청년들이 한발 더 도약하는 도움을 주는 멘토역할을 더 충실히 실행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핀란드 알토대학 대학생들과 만나 멘토링을 하며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며 “창업정신을 가진 학생들을 이끌어줄 선배들과 지원 프로그램, 자본가들이 한데 어울려 생태계를 구축하면 우리나라 창업시장이 양적, 질적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창업은 성공이 목표가 아닌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매월 신입직원을 상대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면서 끊임없이 변화를 즐기고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초창기부터 강하게 다져온 금융혁신 조직으로서 에너지를 잃지 않고 성장하자는 취지다.

그는 “젊은 리더의 공통점은 강인한 신념과 의지”라며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과 철학으로 다져진 신념과 그것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진 리더들이 여러 사람들로부터 다양한 에너지를 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의 비전은 끊임없이 도전하는 창업가다. 그의 롤모델인 스티브 블랭크 스탠포드대 교수는 창업을 8번이나 도전했고 지금은 창업가들을 발굴하고 있다. 그는 매번 수업에서 “이번주에는 몇명의 잠재고객을 만났나”라는 질문을 던진다. 고객지향적인 사고를 지니고 현재 사업을 빠르고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그는 “스티브 교수는 스타트업을 반복이 가능하고 지속 성장이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임시조직이라고 말한다”며 “처음 렌딧을 창업했을 때처럼 고객의 새로운 니즈에 귀기울이고 민첩하게 반응하는 창업가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마켓플레이스금융협의회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산하 조직으로 대출과 투자를 연결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의미한다.

김 사장은 “마켓플레이스 금융이란 단어 자체가 새롭고 낯설지만 산업을 정의할 수 있는 세계표준 용어를 하루라도 빨리 도입해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산업의 본질을 명확하게 전파하고 건전한 산업으로 뿌리내리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01호(2019년 7월16~2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남의 namy85@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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